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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장 묘강독조(苗疆毒祖)의 후예(後裔) 고도(古都) 함양(咸陽)-! 최초로 대륙을 일통한 진시황(秦始皇)의 진(秦)이 황도(皇都)로 정했던 곳 이었다. 또한 당나라 시절에는 장안(長安)으로 불리며 현종과 양귀비의 애절한 비사 가 서려 있는 천 년의 고도가 바로 함양이다. 그 함양의 북쪽 교외에는 섬뜩한 이름을 지닌 장원이 한 채 자리하고 있었 다. <귀왕장(鬼王莊)!> 바로 이곳이다. 본래 이곳은 은퇴한 고관이 살던 장원이었는데, 이십 년 전 원인모를 역병 (疫病)으로 장원의 식솔들이 남김없이 몰살한 후 폐장으로 버려졌고, 원래 이름 대신 귀왕장이란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여졌다. 그곳에는 밤마다 원혼(怨魂)이 떠돌고 귀화가 번뜩인다 하여 세인들이 일체 접근하지 않았다. 헌데 으스스한 귀역(鬼域)으로 버려진 지 오래된 귀왕장에서 한 달 전부터 섬뜩한 괴사(怪事)가 일어났다. 그곳으로부터 밤마다 흐느끼는 듯한 여인의 애절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 작한 것이다. 그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홀린 듯 귀왕장으로 들어갔고, 놀랍게도 어김 없이 다음 날 귀왕장의 담장 밖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는 것이었다. 그들은 대부분 건장한 청년이나 소년들이었다. 한데, 기이하게도 그 시신들 은 바람 빠진 풍선같이 전신이 쪼그라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밤마다 여인의 흐느낌은 계속되었고, 홀린 듯 그 소리를 따라 수많은 청년 들이 귀왕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귀왕장의 담장 밖에는 그들의 시체가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 해괴한 귀신놀음으로 인해 귀왕장의 주위는 더욱 음산하게 변했으며 인 적이라고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하나, 매일 밤 어김없이 들려오는 여인의 애절한 흐느낌과, 이에 이끌려 들 어갔던 소년들의 허무한 죽음 등, 끝없는 괴사는 계속되었다. 과연 귀왕장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가? 공포와 음습한 귀기만이 으스스하게 떠도는 마역 귀왕장에서는 오늘 밤에도 괴사는 벌어질 것인가? 황혼 무렵. 피를 토할 듯 붉은 황혼에 으스스한 귀기를 안고 서천을 물들이고 있었다. 을씨년스럽게 귀왕장의 폐장 주위로 핏물 같은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붉그 레한 핏빛에 젖은 귀왕장은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 듯 공포스러운 분 위기를 풍겼다. "…!" 귀왕장의 서쪽 담장가에 한 명의 인물이 거목처럼 우뚝 서 있었다. 인적 끊긴 위역에 웬 사람이란 말인가? 그는 팔 척에 가까운 장대한 키에 육중하고 탄탄한 체구를 지닌 청년으로 일신에 걸친 옷은 검은 마의이며 손에는 한 자루 고색이 감도는 장도(長刀) 를 들고 있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용모의 청년이나 눈빛만은 평범에서 벗어나 얼 음장같이 차가왔다. 허물어지고 퇴락한 귀왕장의 담장 아래 한 구의 시신이 버려져 있었다. 그는 백의를 걸친 수려한 용모의 미청년인이었는데 밀랍 같은 안색으로 비 쩍 말라 죽어 있었다. 기이하게도 시신의 얼굴에는 환희의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 흑의청년은 무심한 표정으로 그 시신을 내려다보고 눈을 번뜩 발했다. (이것은 채양보음술의 일종인 흡정환희(吸精歡喜)의 마법(魔法)으로 죽은 흔적이다.) -흡정환희마법(吸精歡喜魔法)! 그것은 소녀마교의 비전비급 적신환희경 중의 사법(邪法)이었다. 흡정환희마법을 아는 이 청년은 다름아닌 뇌마린, 바로 그였다. 뇌마린은 지금 마교의 제십마왕 천면제왕(千面帝王)의 모습으로 역용한 상 태였다. 지존마야(至尊魔爺)라는 자가 뇌마린의 존재를 아는 듯하여 본래의 모습을 숨긴 것이었다. 역용술을 사용한 뇌마린은 살가화모(煞家花母) 사리화에게서 얻은 마교의 인명부를 이용하여 옥문관에서부터 마교의 세력을 척멸하며 남하해 왔다. -혈해사신(血海死神)! 혈해에서 온 사신이란 바로 그를 일컫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마교가 암중에 있었으나 이제는 역전되어 뇌마린이 어둠 속에서 암전(暗箭)이 된 상태였 다. 뇌마린은 백의청년의 시신을 내려다보며 의혹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적신환희경상의 사법이 이곳에 나타나다니…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그는 팔짱을 낀 채 침음할 때였다. "호호호홋." 돌연 뒤쪽 숲너머에서 사이하고 요악한 여인의 교소가 들려왔다. 뇌마린은 흠칫했다. (이 귀왕장이란 곳과 관련이 있는 여인이 아닐까?) 염두를 굴림과 동시에 교성이 들린 숲 너머로 바람처럼 신형을 날렸다. 공지(空地)-! 그곳은 귀왕장에서 삼 마장 정도 떨어진 숲 속의 공터였는데, 지금 그곳에 서는 일남일녀(一男一女)가 대치하고 있었다. 사내는 한 명의 어린 소년이었는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있었고, 그의 이 장 앞에는 한 명의 만녀(蠻女)가 허리춤에 손을 얹고 서 있었다. 이제 십 사오 세 정도 된 소년은 탄탄한 체격에 눈썹이 아주 짙었고, 단아 하고 해맑은 용모에 두 눈에는 총기가 가득했다. 지금 소년은 어떤 독(毒)에 중독된 듯 피부가 온통 새파랗게 물들어 있었 다. 그의 앞에 버티고 선 여인은 남만의 여인으로 보였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흑진주같이 빛나는 눈을 지닌 여인이었 데 대담하게도 몸의 대부분을 노출 한 상태였다. 탄력 넘치는 몸 중에서 겨우 허리와 가슴 부분에만 사슴가죽의 피의를 걸치 고 있는 것이 실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었다. 그녀는 아마 독공(毒功)을 쓰는 듯 눈가로 푸르스름한 남광이 흐르고 있었 다. 요악한 사기와 도발적인 색기를 지닌 여인은 터질 듯 풍만하고 탄력이 넘쳐 흘렀으나 의외로 나이는 어려 이제 십 오륙 세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 "호홋! 요 귀여운 꼬마자식, 이제 그만 굴복하는 것이 어떠냐?" 피의소녀는 깔깔 교소를 터뜨리며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소년을 바라보았 다. 소년은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듯 땀을 뻘뻘 흘렸으나 지지 않고 일갈을 터 뜨렸다. "닥쳐랏 독사갈(毒蛇蝎)! 너같은 요녀에게 굴복할 나 도왕자(刀王子)가 아 니다." 그는 눈을 부릅뜨며 한 자루 장도를 불끈 움켜쥐었다. 그 장도에는 날(刃)이 없었다. 단지 길이 넉 자 정도로 도(刀)의 형태만 갖 추었을 뿐이었다. 특히 도신은 검(劍)에 가까울 정도로 좁은 반면 두께는 매우 두터워 칼이라기보다 자(尺)에 가까운 형태였다. 기형둔도(奇形屯刀)! 그것은 아주 강력한 어떤 결사(結社)의 회원들만이 사용하는 독문기병이었 다. "…!" 두 소년소녀가 대치한 숲 위에서 한 쌍의 시선이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 다. (저것은 도왕회(刀王會)의 독문병기인 무인패왕도(無刃覇王刀)가 아닌가? 그렇다면, 저 소년은 팔왕연합(八王聯合) 중 도왕회의 후예란 말인가?) 뇌마린은 팔짱을 낀 채 나무 끝을 밟고 서서 형형한 시선으로 소년을 내려 다 보았다. -도왕회(刀王會)! 그렇다. 소년이 지닌 날없는 장도는 바로 저 팔왕연합 중 도왕회 소속 독문병기였 다. 도왕회의 도법은 내가도결 중심이기에 그들이 사용하는 칼에는 날이 필요없 었다. 그렇다 해도 무인패왕도에서 일어나는 도강(刀剛)은 그 어떤 신병이기보다 날카로왔고, 어지간한 호신지력이라도 거침없이 베어내는 위력을 지녔다. (어린도왕(魚鱗刀王)이 훌륭한 후예를 두었군!) 뇌마린은 소년을 내려다보며 적지않게 감탄한 듯 고개도 끄덕였다.한눈에 소년의 재질이 보기드문 것임을 알아본 것이다. 그때였다. "차앗!" 도왕자라 자칭한 소년이 우렁찬 일갈을 내지르며 앉은 자세 그대로 붕 떠올 라 피의소녀 즉, 독사갈을 향해 폭사해 갔다. 그의 손에서 무인패왕도기가 벼락치듯 휘둘러지며 독사갈의 가슴을 그어갔 다. "어멋!" 팟팟…! 독사갈은 놀란 규성을 토하며 여우같이 날렵한 신법으로 뒤로 튕겨졌다. 그 녀는 꿈에도 중독당한 도왕자가 그렇게 막강한 일격을 발출할 줄 몰랐던 것 이다. 빠지직…! 무인패왕도가 독사갈의 호신독강과 충돌하여 쇠를 긁는 듯한 소성이 터져나 왔다. 분명 도왕자의 무인패왕도는 독사갈의 호신강벽을 뚫고 들어가 그녀의 가슴 을 그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베어진 것은 독사갈의 가슴을 가린 피의뿐이었다. 보라! 독사갈의 탱탱한 젖가슴에는 그저 흐릿한 한 가닥 도흔(刀痕)만이 비치고 있을 뿐이었다. 실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빌어…먹을! 지금까지 아무도 연성하지 못한 독종독인(毒宗毒人)의 경지에 이르렀다니…!" 쿵…! 일격을 내치고 우뚝 서 있던 도왕자는 억울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뒤로 벌 렁 넘어졌다. 그런 그의 피부는 먹물처럼 새카맣게 물들어 있었다. 무리한 공력을 사용하 여 독기(毒氣)가 심맥을 침투한 탓이었다. -독종독인! 놀랍게도 독사갈이란 만녀는 독문(毒門) 최고경지인 독종독인지경(毒宗毒人 之境)에 이르러 있었다. 그 경지는 도검불침일 뿐 아니라 하나만으로도 모든 생명의 말살이 가능한 경지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독사갈은 독종독인경(毒宗毒人境)의 초보입문 단계에 든 상태이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반 금강지체화된 몸이었다. "건방진 꼬마놈. 감히 나 독사갈의 옷을 베다니…!" 독사갈은 옥용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황급히 가슴을 손으로 가렸다. 그녀의 수밀도는 그 부분만 햇빛에 가려진 탓으로 뽀얗게 윤곽이 드러나 보 였다. 싱싱한 탄력이 느껴지는 풍만한 가슴이었다. 독사갈은 수치심으로 몹시 분노한 듯했다. "본 사신독황전(死神毒皇殿)으로 끌고가 호화독인(護花毒人)으로 만들려 했 는데, 이제 다 필요없다. 나를 모욕한 대가로 너를 녹여 버리겠다." 츠읏…! 그녀의 교수가 새카맣게 변해 번들거렸다. 그것은 그녀가 두 손에 강력한 독공을 운집한 증거였다. 독사갈은 이를 갈며 소년을 향해 한 쌍의 교수를 번개같이 내려치려 했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그 정도로 멈추는 게 좋아. 사신독황전의 아가씨." 갑자기 한 줄기 싸늘한 냉갈이 뒤쪽에서 들려오자 독사갈은 아연실색했다. 누군가 바로 자신의 뒤까지 접근한 것을 알지 못하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 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의 뒤쪽에서 일어나는 삼엄한 예기였다. 상대는 병기도 뽑지 않은 것 같은데 흡사 천 개의 칼날이 독사갈의 전신을 겨누는 듯한 숨막히는 예기를 느낀 것이었다.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베어질 것 같은 위기같이 독사갈의 전신을 휘감았다. 그녀의 이마에는 문득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도…도왕회의 회주 도천종(刀天宗) 막강(莫强)도 이 정도는 못되는데… 마 교의 마왕일까?) 그녀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내심 염두를 굴리고 있을 때, 예의 그 싸늘 한 음성이 다시 독사갈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행여 독(毒)을 투사할 생각일랑 않는 것이 좋아. 아가씨의 그 나긋한 독공 정도는 본좌도 지니고 있으니까!" "…!" 독사갈은 감히 뒤돌아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뒤이어진 신비인의 말이 그녀를 멀게 만들었다. "자! 이제 저 어린 아해의 몸에 투사한 무형독망(無形毒網)을 거두는 것이 야. 예쁜 얼굴에 흠이 나지 않으려면…!" 무형독망(無形毒網)! 그것은 사신독황전의 비전기독(秘傳奇毒)으로 상대는 알지 못하는 사이 그 것에 걸려 들고 일단 걸려 들면 생사가 그 시술자의 손에 맡겨진다. 그것은 사신독황전의 지배층만이 아는 절정독술이었다. 한데 놀랍게도 상대는 그것을 한눈에 알아본 것이 아닌가? 그같은 사실이 독사갈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마침내 독사갈은 손을 뻗어 도왕자의 모에서 무형독망을 거두었다. "바득! 오늘의 은혜는 잊지 않겠다." 츳…! 그녀는 무형독망을 거두어 들이며 분노의 이를 갈았다. 그 사이 도왕자의 안색이 급격히 원상태로 회복되었다. "억울하다면 언제든지 찾아오라." 스으…! 한 줄기 싸늘한 비웃음과 함께 독사갈을 포위한 예기가 씻을 듯 사라졌다. 스팟! 그러자 독사갈은 벼락같이 십 장 밖으로 날아가 홱 돌아섰다. 그제서야 그녀는 자신을 위협한 상대를 볼 수 있었다. 신비인은 물론 뇌마 린이었다. 독사갈은 독살스러운 눈빛으로 무섭게 뇌마린을 노려보았다. "후회하게 될 것이야. 못생긴 자식! 감히 나 독사갈을 모욕한 것을…!" 그녀는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부들부들 몸을 떨었으나 뇌마린은 무심한 눈빛 으로 그녀를 주시하며 말했다. "복수하러 오는 것은 언제든 환영한다. 하지만올 때는 나의 도(刀)에 베어 지지 않을 자신이 있을 때 오는 것이 좋아…!" 슷…! 말과 함께 그는 듣고 있던 장도를 슬쩍 움직였다. 그의 이 한 수는 너무나 빨라 독사갈의 눈에는 그가 도를 꺼냈다 집어 넣는 것이 보이지도 않았다. 헌데 그 직후, 콰드드득…! 지축이 뒤흔들리는 가공할 굉음이 짓터져 올랐다. 보라! 아연하게도 독사갈의 양 옆에 서 있던 아름드리 고목들이 괴음을 내며 뒤로 넘어지는 것이 아닌가? 독사갈의 주위에 있는 백여 그루의 거목들이 거짓말같이 쓰러졌다. 실로 믿 어지지 않는 엄청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 이 돌연한 사태에 독사갈은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 (도…도신(刀神)이다. 저 정도라면 내가 완전히 독종독인이 되어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안색이 핼쓱하게 변했다. 갑자기 평범한 용모의 뇌마린의 모습이 거대한 산과 같이 보였다. 복수(復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자 독사갈의 커다란 두 눈에는 눈물이 그 렁그렁한 것이 억울한 일을 당한 어린아이처럼 그녀는 분노로 어쩔 줄 몰라 하며 뇌마린을 노려보았다. "흑…! 나…쁜 자식! 가만두지 않을 거야. 독조(毒祖) 할아버지에게 일러서 녹여 버리고 말 테야." 그녀는 마침내 왕 울음을 터뜨리며 남쪽으로 몸을 날렸다. "…!" 뇌마린은 검미를 모았다.아직 어린 소녀인 독사갈을 울린 것이 마음에 걸린 것이었다. (독조라! 혹시 저 소녀는 사신독황전의 당대전주 묘강독조(苗疆毒祖)의 손 녀인가?) 그는 말없이 침음했다. 그대였다. "그…그것은 확실히 어린도왕 조사님의 신도(神刀) 어린(魚鱗)!" 뇌마린의 등 뒤에서 떨리는 소년의 음성이 들려왔다. 어느 새 도왕자가 깨 어나 뇌마린의 장도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두 눈은 온통 격동과 흥분으로 젖 어 있었다. -도왕(刀王) 어린(魚鱗)! 그것은 바로 팔왕 중 어린도왕 막여의 애도(愛刀)였다. 고금병기보(古今兵器譜)의 신병삼십육반(神兵三十六班)에 드는 도중제왕으 로써 그중에는 도왕회 최고의 도결(刀訣)인 벽강어린도결(碧剛魚鱗刀訣)이 감추어져 있었다. 뇌마린이 혈해사신의 이름으로 마교일천방을 쓰러뜨린 것도 바로 그 벽강어 린도결이었다. 도왕자는 떨리는 음성으로 말하며 뇌마린의 앞에 배례를 올렸다. "도왕회 십구대 제자 도왕자(刀王子) 막운룡(莫雲龍), 삼가 도왕지주(刀王 之主)를 뵙습니다." 뇌마린은 흘깃 도왕자를 바라보다 무심한 음성으로 물었다. "도왕회에서 귀왕장 주위에 인원을 파견했느냐?" 도왕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극히 공손한 어조로 대답했다. "예엣! 가친께서 열흘 전 귀왕장 근역에서 실종되셨습니다. 그래서 회내(會 內) 강자들이신 도련사십팔패왕(刀聯四十八王)들께서 친히 귀왕장으로 육박 중입니다." "…!" 뇌마린은 내심 흠칫했다. -도천종(刀天宗) 막강(莫强)! 그는 당대 도왕회주(刀王會主)로 도법은 이미 초극에 이르렀다. 저 북검황(北劍皇)이라고도 불리는 북산무적검황(北山無敵劍皇) 마극렬에 비견되는 도문의 종사가 바로 그였다. 그런 도천종이 실종되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사실도 놀랍거니와 그 일로 도왕회 최고의 강자들이 출동하여 귀왕장의 주위에 모여 있다는 사실은 뇌마린을 놀라게 했다. -도련사십팔패왕. 본래 도왕회는 일정한 조직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도왕회는 모두 사십팔 개의 가문(家門)으로 이루어졌으며, 사십팔 개 가문 의 상징적 맹주가 바로 팔왕(八王)중 어린도왕(魚鱗刀王) 막여(莫如)의 후 예인 도왕 막씨세가(莫氏世家)였다. 사십팔도문(四十八刀門)의 총수들이 바로 도련사십팔패왕으로써, 그들은 개 개인이 도천종 막강에 크게 뒤지지 않는 강자들이었다. 오히려 개개인의 특기는 막강을 능가하기도 했다. 특히 그들 도련사십팔패왕이 이루는 한 가지 도진(刀陣)은 가히 환우무적이 었다. -종횡사십팔천강대진(縱橫四十八天剛大陣)! 바로 그것이었다. 사십팔 인이 능히 일천 명을 거둘 수 있는 대진(大陣)으로 일단 그것에 걸 려들면 그 대상이 하늘이라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뇌마린은 침음하여 내심 생각을 굴렸다. (도천종이 실종되고 도련사십팔패왕이 출동했다면, 귀왕장 일대에 한바탕 겁풍이 불겠는데…!) 그의 눈빛이 형형하게 빛내며 여전히 부복배례하고 있는 도왕자에게 눈길을 돌렸다. "너는 돌아가라. 귀왕장 주위의 흉사로 인해 강자들이 운집하여 흉험하기 이를 데 없으니 너같은 어린아이가 있을 곳이 못 된다." 이어 그는 등을 돌려 세웠다. "…!" 도왕자는 어린 아이란 말에 불만스러운 듯 입술을 실룩거리다 입을 열어 무 엇이라 항변하려 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뇌마린의 모습은 그 자리에서 꺼져 버리고 말았다. 도왕자는 벌쩍 일어섰다. "조사님! 기다려요." 휙…! 그는 뇌마린이 사라진 곳으로 급히 몸을 날렸다. (헹! 놓칠 줄 알고? 거머리같이 달라붙어 본가에서 실전한 벽강어린도결을 얻어 배워야지.) 그는 장난스럽게 히죽 웃으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귀왕장은 어스름이 악령(惡靈)의 그림자처럼 스멀스멀 귀왕장의 담벽락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한 조각 편월이 으스름한 천공을 뚫고 솟아올랐다. 스산한 조각달은 점점 괴괴한 빛을 더하며 귀왕장의 근역을 비추고 있었다. 슥…! 편월이 구름을 슬쩍 가렸다 나타나자 귀왕장의 황폐한 정원이 달빛에 드러 났다. 언제부터인가 하나의 인영이 유령같이 정원에 우뚝 서 있었다. 깡마른 체격의 흑의인은 휘어진 매부리코에 눈빛이 독사같이 차가운 인물로 예리한 눈빛으로 주위를 돌아보았다. (혈해사신같이 보이는 자가 이곳으로 들어왔다는 전갈이 있었는데…!) 그는 눈을 번뜩이며 괴괴한 귀왕장의 안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자는 마교본영(魔敎本營)에서 뇌마린을 추종하기 위해 보낸 십 인의 마종 중의 일 인이었다. -표조천왕(彪爪天王)! 이것이 그 자의 이름이었다. 백마서열 이십오위(二十五位)의 인물로써, 흑포 속에 감추어진 그 자의 살 인표조(殺人豹爪)는 무쇠벽을 찢듯 하는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 문득, "쥐새끼들! 이곳은 너희들이 얼씬거릴 곳이 못 된다." 파팟…! 한 소리 냉갈과 함께 표조천왕은 벼락같은 양 소매를 사방을 향해 휘저었 다. 순간적으로 그의 소맷속에서 표범의 발톱같이 생긴 긴 손톱이 시커멓게 번 뜩이는 것이 보였다. "케엑." 퍼퍼퍽…! 쿠쿵…! 직후 여기저기서 처절한 비명이 들리며 십여 명의 무림인들이 은밀한 곳으 로부터 속속 튕겨져 나갔다. 헌데 그들은 하나같이 목줄기가 반 넘게 끊겨나간 것이 아닌가? 그들은 귀왕장의 소문을 듣고 호기심으로 이곳을 찾아왔던 무림인들이었다. "흐흣! 마교의 하는 일에 끼어드는 자들은 모조리 이같이 될 것이다." 표조천왕(彪爪天王)은 득의의 표정으로 비릿한 흉소를 배어물었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마교 따위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라도 된단 말인가?" 돌연 좌측의 관목 그늘에서 한 줄기 싸늘한 비웃음이 들려오는 것이 아닌 가? 표조천왕은 두 눈에 불똥을 튕겼다. "어느 육시를 할 놈이냐?" 빠라락…! 그는 버럭 흉갈을 내지르며 홱 돌아서기가 무섭게 신형이 벼락치듯 떠오르 며 관목 그늘을 향해 살인표조를 찍어갔다. 차창…! 순간 관목그늘에서 한 자루 검은 장도(長刀)가 튀어나와 표조천왕의 일격을 막아냈다. "읏!" 킁킁…! 표조천왕은 오른팔이 감전된 듯한 극심한 진동을 느끼며 흠칫 물러섰다. 그런 그자의 눈에 어둠 속에서 한 명의 인물이 삼사 보 물러서는 것이 보였 다. 일견하여 표조천왕이 우세한 듯했으나 그 차이는 극히 미세한 것이었다. 표조천왕은 의외의 상황에 눈썹을 칼날처럼 치켜세웠다. (엇…! 이놈 봐라.) 그는 흉성이 발작한 듯 무섭고도 흉흉한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까지 그 누구도 자신의 일격을 받아낸 상대가 없었다. 한데 어둠 속의 인물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 아 닌가? 그는 찌를 듯한 눈으로 어둠 속을 노려보며 일갈했다. "너는 도왕희의 잔당이냐?" 그는 상대가 든 날이 없는 장도를 주시하고 있었다. 무인패왕도(無刃覇王刀)-! 바로 그것이었다. 어둠 속의 인물이 무심한 음성으로 일을 열어 대꾸했다. "그렇다! 본좌는 도련사십팔패왕의 일 인인, 하북(河北) 승천도가(昇天刀 家)의 승천도제(昇天刀帝) 목야염(穆野炎)이다." 뚜벅…! 그는 묵중한 걸음으로 어둠 속을 나서며 표조천왕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백마 중 일 인과 당당히 맞선 인물, 그는 탐스러운 백염을 가슴까지 흥안의 청포노인이었다. -승천도제(昇天刀帝) 목야염. 그는 바로 도련사십팔패왕의 일패왕(一覇王)으로서 하북명가 승천도가(昇天 刀家)의 가주(家主)였다. 그의 특기로는 등천구중비(騰天九重飛)라는 도법(刀法)이 있다. 그것은 허공으로 떠올라 질풍같이 구식(九式)의 연환도법을 펼쳐내는 기법 이었다. 도법과 함께 펼쳐지는 그의 삼십육유엽비도술(三十六柳葉飛刀術)의 절기는 가히 일절(一絶)이라 불리웠다. 표조천왕은 자신의 앞에 우뚝 서 있는 승천도제 목야염을 바라보며 입술을 실룩였다. (까다로운 작자를 만났군.) 그가 경계하는 것은 승천도제의 소맷 속에 감추어진 삼십육 개의 유엽비도 였다. 그 자신의 살인표조는 근접전투(近接戰鬪)에서는 강력한 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원거리에서는 불리했다. 그것을 재빨리 염두에 굴리며 표조천왕은 승천도제를 사납게 노려보았다. 이어 내심의 동요를 숨기며 음험한 일갈을 내질렀다. "후훗 간덩이가 부었군. 목야염! 감히 마교에 대항할 작정이냐?" 승천도제의 청수한 안면에 한 가닥 비웃음이 떠올랐다. "후훗! 마교의 이름은 하오문 졸개를 겁줄 수 있을지 모르나 본좌에게는 아 무런 위협도 되지 못한다." "그래? 그럼 어디 죽어 봐랏." 빠직…! 표조천왕은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득달같이 승천도제에게 덮쳐들었다. 살 인표조의 흉랄한 기세는 종횡으로 승천도제를 무자비하게 그어갔다. 표조천왕은 승천도제가 유엽지도를 쓸게 두려워 먼저 기습한 것이었다. "흥! 오랏." 승천도제는 예상했다는 듯 맹렬하게 무인패왕도를 휘둘러 표조천왕에 맞섰 다. 우우웅…! 그의 무인패왕도의 끝에서는 고막을 터뜨릴 듯 강렬한 강풍이 잇달아 일어 나자 황폐한 귀왕장의 정원은 팽팽한 살기와 삼엄한 도기로 뒤덮였다. (멋진 한 판이 되겠군.) 뇌마린은 정원의 외곽에 자리한 한 전각의 그늘 속에 우뚝 선 채 표조천왕 과 승천도제의 격전을 주시하고 있었다. (백마와 맞서 조금도 약세를 보이지 않다니… 도련사십팔패왕의 이름은 과 연 명불허전이군.) 이어 그는 문득 전장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뇌마린의 날카로운 눈은 전장 주위에 은신해 있는 수십 명의 인물들을 놓치 지 않았다. 은신한 인물들은 두 부류였다. 한쪽은 모두 사십여 명으로 그들은 도련사십팔패와의 일부로 보였으며, 승 천도제와 표조천왕의 싸움을 주시하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반면 다른 한쪽은 아홉 명의 괴인들이 유령같이 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하나 같이 무서운 마기(魔氣)를 흘리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누구인가? 바로 표조천왕과 함께 뇌마린을 추종해 온 십 인의 마종 중 구 인이었다. 뇌마린은 장내의 격전을 주시하며 내심 중얼거렸다. (십마종(十魔宗)과 도련사십팔패왕! 훌륭한 승부가 되겠군. 저들이 맞서는 사이 귀왕장을 한 번 둘러 봐야겠다.) 슥…! 그는 귀왕장의 깊은 곳으로 유령같이 몸을 움직였다. 많은 초고수들이 귀왕 장의 주위에 은신해 있었으나 뇌마린에게 있어 아무런 장애도 되지 못했다. 비마의 절기를 연성한 뇌마린의 종적은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다. 뇌마린은 하나의 화려한 전각 앞에 이르렀다. 과거 이 전각은 귀왕장의 원주부부가 쓴 침실이었으나, 지금은 다 허물어지 고 부서진 황폐해 을씨년스러운 귀기가 떠올랐다. 전각의 바닥으로 한 구의 해골이 흩어져 있었다. 그것은 여인의 해골인 듯 갸름한 골격을 갖추고 있었다. 방 한쪽으로는 아직도 그 화려함을 잃지 않은 하나의 넓은 상아침상이 놓여 있었다. 뇌마린은 면밀한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흐음! 비밀 은신처가 있다면 바로 이곳에 통로가 있을 것이다.) 그는 내심 추측했다. 본래 귀왕장의 주인이었던 자는 탐관오리로서 원성이 높았던 고관으로 관직 (官職)에 있는 동안 수많은 악행을 일삼았다. 그 대가로 그는 거창한 규모의 재물과 그에 비례한 수많은 원수들을 만들었 다. 이에 그자는 자객을 피해 은신해야 했으며 재물을 숨길 목적의 밀실이 필요 했을 것이다. 귀왕장의 식솔들은 역병으로 죽었다 하나 실상 누군가 귀왕장의 우물에 넣 어 극독을 넣어 그들 일족을 몰살시킨 것이었다. 그 자가 고관의 원수였는지, 아니면 재물을 노린 도적이었는지 알려지지 않 았다. 뇌마린은 유현하게 눈을 빛내며 생각을 굴렸다. (귀왕장주의 유해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것은 그 자가 비밀 은 신처에 들어가 죽었음을 의미한다.) 그는 예리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펴보았다. 뇌마린은 귀곡서원의 후예인 천뇌기황(千腦機皇) 백리담(白理潭)의 진전도 이은 상태인자라 기관토목술에 있어 그의 안목을 넘을 자는 거의 없었다. 뇌마린은 번뜩 기광을 발했다. (여기군.) 그는 싱긋 웃으며 상아침상의 한쪽 다리를 주시했다. 그곳에는 최근 누군가 만진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극히 미세한 흔적 이었으나 예리한 뇌마린의 눈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뇌마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운룡비둔(雲龍秘遁)의 기관이군.) 그는 성큼 침상 앞으로 다가서 침상의 다리를 쥐고 그것을 슬쩍 들었다. 그긍…! 한 소리 굉음과 함께 침상 전체가 지하로 움푹 꺼져드는 것이 아닌가? "…!" 뇌마린은 예상했다는 듯 침상을 타고 내려가 삼 장 아래에서 뚝 멈추었다. 그곳에 옆으로 뚫린 하나의 밀로(密路)가 있었다. 뇌마린은 다시 침상을 위로 올려 보낸 후 망설임없이 밀로 안으로 들어섰 다. 밀로(密路)에는 여러 가지 치명적인 기관함정이 매복되어 있었으나 그것들 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와해되어 있었다. 뇌마린은 눈을 번뜩이며 석벽을 바라보았다. 밀로의 석 벽에는 여러 가지 날카로운 흠이 파여져 있었다. 그것은 하나같 이 깊이 다섯 치 이상이었는데 절묘하게 기관함정의 중추를 파괴하고 있었 다. 뇌마린은 눈빛을 형형하게 빛냈다. "흠! 이것은 강력한 내가도기(內家刀氣)의 흔적이다.도천종(刀天宗)이 이곳 에 왔던 것이 확실하다." 뚜벅…! 그는 밀로의 안쪽으로 걸음을 옮겨 몇 굽이 지나자 전면에 하나의 철문(鐵 門)이 나타났다. 철문. 그것은 무엇엔가 강력한 힘에 의해 종이짝 찢기듯 찢겨져 있었다. 스으으…! 찢겨진 철문 사이로 휘황한 보광(寶光)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철문 앞에는 한 구의 해골이 엎어져 있었다. 땅딸막한 골격으로써 일신에는 화려한 금포를 걸치고 있었으며, 일신에 걸 친 장신구는 실로 엄청나 능히 백만 냥에 가까운 엄청난 양이었다. 뇌마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이 자가 귀왕장주겠군." 딸랑…! 그는 귀왕장주의 해골에서 하나의 핏빛 종(血鐘)을 집어들었다. 핏빛종은 해골의 손아귀에 꼭 쥐어져 있어 보통 사람들은 발견할 수가 없었 다. 그러나 그 종에서는 강력한 마기가 흘러나왔고, 모니천강주를 지닌 뇌마린 이기에 그것을 감지하여 발견이 가능했던 것이다. 핏빛종의 방울은 호두알만한 크기로 손목에 걸 수 있게 끈이 달려 있었다. 방울의 표면에는 아수라(阿修羅)의 형상과 벌거벗은 나녀상(裸女象)이 조각 되어 있었다. 아수라의 조각은 금방이라도 피를 뒤집어쓴 아수라가 뛰쳐나올 듯 끔찍하고 흉측스러웠으며, 나녀상은 실물을 보는 듯 정교하고 섬세했으며 또한 아름 다왔다. 아수라와 나녀의 조각을 그래서 조화되지 않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 었다. 뇌마린은 문득 검미를 모았다. (이것은 고금병기보(古今兵器譜) 서열 오 위인 악마혈종 (惡魔血鐘)인것 같 은데…!) 그는 종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자세히 살펴 보았다. 스으으…! 그 작은 종에서는 찌르는 듯한 무서운 마기(魔氣)가 흘러나와 뇌마린의 손 으로 파고들었다. 그 마기는 실로 지독하여 모니천강주의 항마법력을 얻은 뇌마린조차도 오싹 할 정도였다. -악마혈종! 마도에서 가장 무서운 열 가지 병기 중 하나이며, 뇌마린이 일전에 얻은 병 기보 서열 삼위인 혈황슬과 비슷한 마력을 지녔다. 물론 실제적인 파괴력에서는 혈황슬이 월등하게 뛰어났다. 하지만 악마혈종 에는 혈황슬도 못 미치는 무서운 힘이 숨어 있었다. 악마혈종이 울리면 인간의 심령(心靈)이 파해되는 가공할 마력(魔力)이 깃 들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모두 세 가지의 힘으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파멸음(破滅音)을 내어 적을 살상하는 것이며, 그 둘째는 인간의 심령을 제압하여 자신의 의지대로 부리른 것이다. 마지막으로 죽은 자를 깨워 수족(手足)으로 쓰는 가공할 마력을 동반한다. 즉, 강시를 부릴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악마혈종의 표면에서는 무서운 심마공(心魔功)이 한 가지 적혀 있었다. -악마섭혼심황결(惡魔攝魂心荒訣)! 바로 그것이었다. 뇌마린은 침중한 표정으로 내심 중얼거렸다. (이 안에 몇 명인가 초고수들이 들어왔던 것 같은데 하나같이 헛걸음한 모 양이군. 악마혈종을 발견하지 못하다니…!) 그는 악마혈종을 조심스럽게 주머니에 집어 넣고는 철문으로 다가섰다. 두께 한 자의 철문을 부순 것은 실로 무서운 도력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철문을 부순 것도 도천종 막강이겠군.) 그는 내심 그렇게 중얼거리며 철문의 부서진 틈을 이용하여 안으로 들어섰 다. |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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