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밥그릇도 샀다.
다음 내용은 유명한 유머다.
골동품 수집가인 박 교수가 어느 지방엘 갔는데 어떤 농부의 집
대문곁에 개 한 마리가 있었다. 그런데 개의 밥그릇을 가만히 살펴보니
몇백 년 묵은 귀한 골동품이 아닌가? 그래서 그는 개 주인이 이 개
밥그릇의 가치를 모르는 줄로만 알고, 개를 사면 개 밥그릇은 거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값을 부르는 대로 주고 개를 샀다.
그러고 나서 주인 보고 "기왕이면 필요 없게 된 개 밥그릇은 주시오."
했더니, 농부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그 개 밥그릇 때문에
지금까지 개장사를 할 수 있었소이다."라고.
이것은 유머지만, 법적으로도 한번 생각해보자. 박 교수는 개를 삼으로써
개 밥그릇도 산 것일까?
① 개가 주물이면 개 밥그릇은 종물이다. 따라서 개를 삼으로써 밥그릇도
산 셈이다.
② 밥그릇까지 팔고 산다는 명시적인 의사 표시가 없는 한 밥그릇까지
산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③ 개값에 밥그릇까지 포함된 것이라면 밥그릇도 산 것이다.
정답
② 밥그릇까지 팔고 산다는 명시적인 의사 표시가 없는 한 밥그릇까지
산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설명
어떤 물건이 있고, 그 물건의 일상적인 사용을 위해서 그 물건에 다른 물건을
부속시켰을 때, 민법은 주된 물건을 '주물'이라 부르고, 부속된 물건을 '종물'
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배와 노, 자물쇠와 열쇠, 시계와 시곗줄의 관계는
주물과 종물의 관계에 있다. 이처럼 물건을 주물과 종물로 구별해보는 실익은,
주물의 처분이 있었을 때 종물의 법률적 운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민법은 "종물은 주물의 처분에 따른다."라고 규정하여 운명을 같이 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이 있으므로 해서 예컨대 배를 산 사람은 비록 노를 산 것은
아니지만 노까지도 인도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법에 이 규정이 있어도 당사자가 별도의 명확한 의사 표시를 하였을 때는
이에 따라야 한다. 게다가 이 사건에서 개와 밥그릇은 소위 주물과 종물의 관계로
볼 수 없다. 따라서 개를 샀다고 해서 밥그릇까지 산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개를 판 사람이 개 밥그릇의 가치를 알고 있었던 이상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결국 박 교수는 농부에게 보기 좋게 당한 셈이다.
참고 조문
제100조(주물, 종물)
① 물건의 소유자가 그 물건의 상용에 공하기 위하여 자기 소유인 다른 물건을 이에
부속하게 한 때에는 그 부속물은 종물이다.
② 종물은 주물의 처분에 따른다.
어드바이스
우리나라 사람들은 계약을 해도 대강 해치우고 치밀하지 못하다. 이 사건에서 박 교수가
개를 살 때 개 밥그릇까지 포함하여 가격을 창출하였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계약 조항은 자세하고 치밀하게 정해놓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