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보고중 주택부문의 전수집계 조사결과를 놓고 보면 전국의 주택수는 1467만 7000가구로 집계됐다. 인구 5천만명에 불과한 나라에서 1500가구에 육박하는 주택수를 놓고 보면 참 대견하기도 하다.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99%에 달했고, 전국적으론 101.9%를 넘어 서울과 제주과 부산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100%이상을 초과 달성하고 있다. 이중 가장 주택수가 늘어난 지역은 경기도로서 지난 5년간 무려 48만 1000여가구가 증가했고, 전국 총주택 증가의 33%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수도권의 전국 주택수대비 비중이 5년전 43,7%에서 44,7%로 상승했다는 점과 거주주택의 유형이 아파트가 23,5%가 늘어나 무려 818만 5000가구가 됐다는 것으로 단독주택은 전체 세대수대비 4,7%가 줄었지만 아파트는 전체주택수 대비 53%에서 59%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민의 100명중 59명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과연 아파트 공화국이란 명칭을 들을만 하다.
아파트의 편리함은 말해서 무엇하랴? 문만 열고 들어가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첨단 주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완벽한 냉난방에 잠자리, 취사, 화장실 등 모든 것이 논스톱으로 해결되고 마당 쓸일이 있나? 주차시설도 얼마나 편리한가? 거기에 완벽에 가까운 방범까지 참으로 모든 여성들이 아파트 아파트 하는데는 분명 충분한 이유가 되고도 남는다. 몇년동안 한아파트에 살아도 이웃에 누가 어떤사람이 사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아파트 문화다. 한마디로 참으로 편리한 주거형태가 아닐 수없다.
문제는 이런 아파트에 치명적인 약점은 지진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다. 국내엔 과거 100년간 지진에 대한 아무런 사고결과가 없었기게 누적된 데이타가 전혀 없을뿐 아니라 1988년 3월 1일에서야 내진 규정을 적용해 6층 이상 연면적 1만 제곱미터 이상 건물을 대상으로 시작해 1995년 5층 이상 아파트, 총 면적 1만㎡ 이상 건축물로 대상이 확대됐으며 2005년부터는 높이 3층 이상, 총면적 1천㎡ 이상 건축물로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그나마 이렇게 내진규정이라도 적용되고 있으니 차차 나아지고는 있지만 이 내진규정이란 것이 실제상황에서 검증된 바가 전혀 없을뿐 아니라 현장의 실무자들도 모든 현장에서 규정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진 설계의 기본은 건물자체의 구조와 기초보강공사와 철근과 콘크리트의 양과 질이 좌우한다. 쉽게 이야기 해서 내진건물이 되려면 그만큼 설계비와 재료비와 인건비가 훨씬 많이 든다는 것이다. 바닥기초를 더 깊게 하고 철근과 콘크리트의 양과 질을 높히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지라 많은 전문가들은 실례가 없을뿐 지진이 일어나 건축물들이 너무 허술하게 무너지고 난 후의 책임 소재를 따지게 되면 문제가 확대되고 여러사람 망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쨋거나 수많은 지진 전문가들이 한반도가 더이상 지지의 안전지대가 결코 아니라고 이구동성으로 경고하고 있다.
금번 강남지역의 홍수피해사태를 보면서 역시 강남은 자연재해에 약한 곳임이 드러났다. 과거 선조들이 지금의 명동과 종로에 터를 잡고 수백년간 한강 이남에는 내려오지 않았던 것을 보면 그 지혜에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강남은 본시 강변의 뻘로 된 지반으로 된 곳이다. 지진에 가장 취약한 지반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명동과 종로의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 남쪽의 남산까지 이어지는 터는 암반이 지반으로 상대적으로 매우 튼튼한 기초위에 고층빌딩들이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입지라 할지라도 지진은 피해갈 수는 없다. 사실 지진은 영원히 반복되는 자연의 당연한 현상이므로 허술한 건축물이 무너저 사람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된다면 인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2㎜철근이 10㎜보다 약해 손으로도 쉽게 구부러지는 싸구려 수입 저강도 철근이 고강도 국산으로 팔리고 마사토가 섞이거나 바다모래의 염분도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 저질 콘크리트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콘크리트는 강모래와 강자갈에 순도높은 시멘트가 최고지만 전국의 공사현장을 둘러보면 그렇게 좋은 제품을 보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공사를 쉽게하기 위해 콘크리트에 다량의 물을 타는 행위는 또 어떠한가? 이런 불량재료에 의한 부실 시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끊임 없이 매스컴에 보도되고 있는 현실이다. 전국을 다니면서 보면 30층도 넘는 고층 아파트가 철근 콘크리트를 거푸집으로 싸서 참 잘도 올라가는구나 감탄스럽지만 한편으론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오죽하면 럭셔리 백화점인 삼풍백화점이 지은지 10년도 안되 무너졌을까? 며칠전 천호동 건물붕괴사건도 1995년 무려 501명의 사망자를 낸 삼풍백화점과 같은 꼴이란 보도가 났다. 삼풍백화점은 기둥에 들어갈 철근과 콘크리트를 무려 4분의 1이나 공사업자와 공무원들이 공모해 빼먹고 4층에서 5층까지 무리하게 증축을 한 결과였음이 조사결과 밝혔졌지만 지금은 이런 일이 근절됐다고 누가 장담하랴? 당시 이준 삼풍회장과 이한상 삼풍사장을 위시해서 서초구청장 이충우, 서울시 상정계장 정상기, 서초구청 주택과장 김재근, 우성건설 형틀반장 김수익 등이 줄줄이 감옥으로 갔지만 이들의 후계자들은 여전히 생겨나고 있다.
지금은 대림 아크로비스타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섰지만 인터넷에 귀신에 대한 괴담이 끊이질 않고 있는 것을 보면 부실공사의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가를 일깨워준다. 이제 아파트를 고를때는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단연 내진시공여부다. 믿을 수 있는 시행사와 시공사에서 제대로된 재료와 인력으로 꼼곰히 지어졌는지를 봐야지 고작 전용률이나 내부구조, 인테리어에만 신경을 쓴다면 당신은 아파트 투자자로서는 하수에 속할 것이다. 지진이 일어나면 가장 아비규환의 현장이 될 곳은 단연 고층의 아파트나 주상복한 오피스텔이 될 것임을 결코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