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업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데에서부터 기업의 공유가치 창출로 트렌드가 바뀌어 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은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환경경영, 윤리경영, 사회공헌과 노동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등 사회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며, 그에 따라 의사결정 및 활동을 하는 것”이라면 공유가치창출( Creating Shared Value, CSV)이란 “경제/사회적 조건을 개선시키면서 동시에 비즈니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기업 정책 및 경영활동”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마이클 포터와 FSG의 공동창업자 마크 R. 크레이머가 2006년 1월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전략과 사회: 경쟁 우위와 CSR 간의 연결”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명예교수는 CSR과 CSV의 차이를 설명함에 있어 “CSR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한 뒤 이익의 일부를 기부하거나 지원하는 것으로 금액은 매출의 1% 안팎 수준인 반면, CSV는 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매출액 전체가 CSV 활동액이 된다" 라고 하여 CSV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하루평균 39.5명의 자살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도 28.5명으로 OECD 최고수준이라 하니 이제 경제 논리도 중요하지만 시장과 도덕을 연결하는 CSV실천으로 철학적 고민과 도덕적 행동을 실천해야 할 때라 생각된다. 서구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책임경영(CSR)에서 CSV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개별 기업의 이익을 추구하는 차원이 아니라 사회와의 관계성을 높여 나가는 생태계(eco system)를 구축하면서 CSV를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이자 경제ㆍ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편으로 주목하고 있다.
모름지기 “CSV의 성공은 ‘공생발전’과 ‘상생협력’이라는 가치를 얼마나 진정성있게 추구해 나가야 하는 가에 달려 있는 것"으로 우리 기업들의 CSV의 성공적인 정착이 관건이다.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한 CSV의 실천을 가져와야 한다. 이제 개인도 기업도 정직과 신뢰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정직을 바탕으로 하지 않아 망한 예는 포춘지(紙)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7위를 기록할 정도의 미국의 에너지 중개회사였던 엔론(Enron, 1985~2001)은 과거 10여년 동안 장부조작 등을 통해 성장한 회계부정 사건으로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성공한 ‘존슨 앤 존슨’은 윤리경영을 실천한 대표적 기업으로 손꼽힌다. 1982년 미국 시카고에서 주력 제품인 타이레놀을 복용한 사람 8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시카고 지역 제품만 수거하라는 미국식품의약국(FDA)권고를 뛰어넘어 전국에서 약 3,000만 병, 1억 달러 어치의 타이레놀을 전량 회수했다. 이 사건 이후 소비자들이 존슨 앤 존슨의 윤리적 태도를 신뢰하는 쪽으로 기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돈 버는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음식물에까지 비윤리적으로 국민건강을 해친 몇 년 전 석회두부사건이나 불량만두사건이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국내 호텔들의 유통기한 경과 원료 사용,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 무신고 식재료 사용 등 위생불량 사례 적발등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의료폐기물을 잘못 보관한 대형병원과 의료폐기물 폐수를 무단 배출한 소각업체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환경부, 종합병원 점검대상 65개소에서 21개소가 위반해 32% 위반율을 가져왔다. 스포츠계에도 심판부정등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 국가대표급 선수까지 가담해 다수의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일이 확인됐다. 최근 윤리경영은 기업 경영활동의 최우선 가치로 인식되어 미국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의 95% 이상이 윤리경영을 도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여 우리 기업들도 윤리 경영헌장의 제정, CEO의 솔선수범, 윤리경영 전담부서 설치, 윤리경영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회사의 비전으로 이어져 지속적인 실천 시스템이 필요하다. 결국 비젼을 통한 공동선(共同善)을 추구하는 기업가치가 실현되어야 하겠다.
‘일본의 피터 드러커’로 불리는 지식 경영의 대가 노나카 이쿠지로(野中郁次郞)는 경영 이론의 핵심을 '미덕(美德)의 경영'에서 찾고 있다. 단순히 이윤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이익이나 가치와 합치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 경영 말이다. “돈은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이다. 금전 자체가 결코 가치가 될 수 없다. 공동체 속에서 탁월성(卓越性)을 무한히 추구하면서 자신을 완성시키는 과정, 그것이 경영"이라고 말했다. “경영에는 비전(vision)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비전이란 공동선(共同善)을 실현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라고 했다.
‘정의란 무엇인가’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로 한국에서 사회적 열풍을 일으킨바 있는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 교수가 국회 차원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방향성 정립에 관한 담론을 한다. 이번 내한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도덕성과 이행해야 할 일들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윤리는 트렌드가 아니라 하나의 핵심역량이다. 비즈니스 세계에는 탐욕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은 훗날 후회할 일을 당하게 된다. 정치인이나 고위관료의 경우 국회청문회를 거치게 되는데 이때 과거에 했던, 비윤리적인 사소한 사건이나 큰 사건들 때문에 망신을 당하거나 자신의 앞길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제 기부가 아닌 상생, 모든 이해 관계자를 만족시키는 CSV의 실천으로 기존의 CSR의 경제·사회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사회와 공유 할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윤리경영의 실천을 통한 공유가치 창출로 창조경제의 실천이 앞당겨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