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소개를 할게요. 깔대기 모둠에 탁정숙입니다. 저희 가족은 신랑,나, 큰딸 조수빈(11세), 둘째딸 조수현(8세), 막내 아들 조은찬(6세) 모두 5명입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지요.
오랜만에. 13일 모둠 공부에서 재미난 책을 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려고 모두 불러 모아 (큰소리로) 책을 읽어 주었네요.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김미혜글/최미란 그림 출판사-사계절
먼저 책 표지의 저승사자의 싸늘한 눈초리와 겁에 질린 호랑이의 모습이 눈길을 확 잡습니다.
책을 읽어 주려고 하니, 수빈이는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봤다며 다른 방으로 가고, 그나마 막내는 엄마 옆에 찰싹 붙어서 책을 들여다 봅니다. 수현이는 책을 읽기 시작하니까 그제서야 관심을 보이네요.
"할머니, 할머니. 옛날 얘기 하나 해 줘."
"오늘은 무슨 얘기 해 줄까? 우리 강아지."
"오싹 오싹, 무서운 애기!"
"그럼 지옥에 간 호랑이 얘기 하나 해야겠구나."
첫페이지부터 진짜로 궁금해지기 시작해요.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후속편 같은 느낌. 집채만 한 호랑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데, 사람들이 궁금하여 들여다 보고 있을때 하늘 저 멀리서 저승사자가 달려와요.
은찬: 저승 사자가 진짜 말 갖고 있네. 불사신이야?
참고로 은찬이는 한글을 잘 모릅니다. 그림에 집중하여 보면서 읽을때마다 한 마디씩 하는데, 사실 마음은 급하고 기록을 하면서 읽으려고 하니 잘 안되네요.
저승사자가 호랑이의 넋을 끌고 저승으로 데리고 갔어요. 저승대왕들 앞에서 그동안 살아온 일생에 대해 거울 앞에 서게 됐어요.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 하면서 어머니를 잡아 먹고 나중에는 아이들 마저 잡아 먹으려고 시도했으나 결국에 밧줄을 타고 올라가다가 수수밭에 떨어져 죽은 사실. 그래서 죄를 다는 저울에 올라가고 사람을 함부로 죽인 죄목으로 설설 끊은 가마솥지옥행,약속을 지키지 않은 죗값으로 얼음지옥행. 얼음지옥에서는 '흥부와 놀부'에서 놀부와 놀부마누라도 보이고, '백설공주'에서 나오는 새 왕비도 보이네요. 익숙한 얼굴이라 반갑기는 했는데, 상황이 쪼금 거시기 하네요.
거짓말한 죄로 황소에게 혓바닥 위에서 쟁기질 당하고, 약한 자를 괴롭힌 죄로 칼산지옥행. "요, 용서해 주세요!" 남의 것을 빼앗은 죄로 독사지옥행. 호랑이가 죄도 많이 지었네요.
은찬: 헐~이사람 찔릴뻔했다.(칼산에서 칼과 칼 사이에 낀 사람을 보고)
대왕들이 마지막 심판을 내렸어요. "내 잘못을 깨달았으니 한 번 더 기회를 주마. 다음 생에도 호랑이로 태어나라. 다음 생이 끝난 뒤에 다시 보자."
대왕들이 호랑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어, 나무꾼한테 형님 소리를 듣고 착하게 살다 두번째로 저승 대왕 앞에 섬. 착한 마음을 인정받고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도록 해라. 착하게 살면 좋은 곳에 갈 수 있을 것이다." 호랑이는 어떤 사람으로 태어났을까요?
"할머니, 그 호랑이가 진짜 사람이 되었어?"
"그럼. 저승 대왕이 말했잖아. 사람으로 다시 살라고."
"할머니, 그 호랑이는 엄마 말도 잘 듣고 할머니 볼에 뽀뽀도 하고, 착한 사람이 되었을 거야!"
"우리 강아지가 그걸 어떻게 아누?"
"그걸 왜 몰라. 저승사자에게 두 번이나 잡혀간 호랑이가 바로 난데. 어흥!"
은찬아! 너가 저승사자에게 두번이나 잡혀간 호랑이야?
은찬: "아니야!" 그럼 누구야? "정민기" 왜 민기가 호랑이야? "왜냐면 늦게 태어났으니까." 그래

첫댓글 가족의 든든함을 옆에 끼고 책읽기에 빠지신 아기소나무님 소중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6^
모둠 책공부 시간에 해와
이 된 오누이 발제를 맡은 순정님이 읽어주어서 모두 깔깔대며 들었던 바로 그 책이군요. 정숙씨가 맛깔나게 읽어 준 각편 충청도 청주 버전의 목소리까지 겹쳐서 정말 실감납니다. 아직 책을 못 보신 분은 무지 궁금하겠지요
호랑이 이야기 두 편을 패러디한 작품인데 그림 속 인물찾기랑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이 다음에 은찬이 만나면 사람으로 태어난 호랑이가 왜 정민기인지 좀 더 자세히 물어보고 싶습니다. 계속 읽어주다보면 수빈이도 책속으로 쏘옥 들어오는 날 오겠지요
책 읽어주랴, 기록하랴 정숙씨 애쓰셨어요. 귀한 글 정말 고맙습니다. 
^^ 역시 정숙언니는 하면 뭐든지 잘해^^
저도 식구들에게 연말에 읽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