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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 오늘은 드디어 이과수 폭포를 보러 가는 날! 앞에서도 말했지만 남미에서 내가 제일 보고 싶었고 나를 오게 만들었던 바로 그 곳! 이과수 폭포에 몸을 던져서는 안되겠지만 푸욱, 그리고 흠뻑 빠져 보리라ㅎㅎ 아침 비행기로 이과수로 날았다. 뜨거운 태양이 먼저 우리를 반긴다. 공원 내에서 고기부페에서 식사부터 하였다. 여러 종류의 고기를 바베큐하면서 손님이 원하는 대로 썰어준다. 조리사들이 한국말도 제법이라 '갈비', '순대' 등으로 안내 해준다. 식사를 마치고는 바로 투어에 나섰다. 아래 사진은 이과수 폭포 전체 지도이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두 나라에 걸쳐 엄청난 장관을 연출해 낸다. 길 옆의 숲에는 원숭이와 이 지역 특유의 쿠아티 등이 지천이다. 쿠아티는 사람들 다니는 길에도 많이 나오는데 이 놈들은 사람을 무서워 하지도 않고 그냥 무시하는 것 같다. 있거나 말거나 저희 하고 싶은 거 다 한다ㅎㅎ.
먼저 악마의 목구멍!! 이과수 폭포의 제일 깊숙한 곳, 엄청난 물의 회오리를 가까이 가서 보는 거다. 오솔길을 좀 걸어 올라가서 기차를 타고는 강 바로 앞까지 올라간다. 여기서부터는 나무 데크로 강을 건너 폭포 바로 앞까지 연결된다. 폭포 앞에는 인산 인해! 좀처럼 좋은 자리 확보가 어렵네ㅜㅜ 바로 직전까지 파도도 없이 평화롭게 흐르던 강물이 대협곡을 만나며 급작소럽게 엄청난 낙차와 소용돌이에 대장관을 연출해 낸다. 협곡의 제일 깊은 곳에 위치한 악마의 목구멍은 물과 물보라만이 시야를 가득채운다. 데크 위에까지 물보라가 튀면서 벌써 옷을 적신다. 옷이 젖은들 대수랴? 폭포의 파노라마에 흠뻑 빠져든다.
아쉽지만 내려가야 할 시간. 이제는 시간도 한창 더울 때다. 갈증도 더욱 심해진다. 잠시 걸어 내려오니 매점이 있길래 시원한 음료를 벌컥 벌컥 마셔댔다. 이제는 폭포의 하단부 트레일을 걸을 차례. 더위 때문에 귀찮은 마음이 앞선다. 그냥 버스로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 같다.
그런데 웬걸 이과수 폭포는 두개의 강물이 만나서 들어갔다 나왔다 기묘하게 생긴 협곡에 물이 떨어지며 천변만화의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곳이다. 발길 닿는 데 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무지개도 우리를 반긴다. 아래 쪽에도 새로운 폭포들이 자태를 드러내고 코스가 폭포 바로 앞에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야말로 물맞이를 할 수 있는 정도의 거리다. 폭포 앞에서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물에 빠져 들었다. 일행 중 한 분이 '여기 안 왔으면 어쩔 뻔 했어'한다. 바로 내 마음이다. 좀 전의 더위에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었나 보다ㅎㅎ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 와야 했다. 이제는 브라질로 넘어가야 할 시간. 호텔에 체크인하고는 바로 저녁 식사하러 갔다. 오늘의 저녁은 브라질의 고기 부페 슈라스코를 먹으며 민속쇼를 구경하는 프로그램이다. 식당에 들어섰더니 널찍한 홀에 손님이 가득찬 가운데 무대에서는 쇼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원래 슈라스코는 각종 고기 큰 덩어리를 바베큐하여 긴 칼에 꼽아서 웨이터가 들고 다니며 손님이 원하는 대로 썰어 주는 형식으로 알고 있다. 근데 여기는 아니었다. 부페의 한쪽에 요리사 몇명이 손님이 원하는 고기를 썰어 주는 형식이다. 관광객들 오는 식당이라 그런지 고기의 질도 그렇고 짜기만 하고 맛이 별로였다. 쇼는 브라질 민속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졌다. 식당 입구의 간판을 보면 이 식당은 공연되는 민속 춤의 숫자가 제일 많은 거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쇼는 계속되고 있지만 밤이 깊어지니 다들 피로를 느껴 호텔로 돌아왔다.
2월 19일 오늘은 브라질 쪽에서 이과수를 보는 날이다. 그런데 아침에 시간 때문에 해프닝이 벌어졌다. 어제 저녁 호텔에 도착하여 저녁 식사 집합 시간을 알려주며 아르헨티나 보다 1시간 빠르다고 현지 가이드가 말했었다. 밤중에 호텔에 돌아와서 스마트폰에 나타나는 시간이 달라 다소 혼란을 느끼기도 했지만 현지인인 가이드 말을 믿을 수밖에. 그에 따라 아침 집합 시간에 맞추어 우리는 짐을 다 챙겨 로비로 내려갔다. 로비에는 일행 중 몇분들도 먼저 와 계셨다. 별 생각없이 프론트에 열쇠 반납하며 체크아웃 한다고 말했다. 로비에 앉아 기다리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조금 뒤 확인하니 집합 시간까지는 아직 한 시간이 남은 거다. 어제 가이드가 일러준 시간이 잘못된 거였다. 한시간이나 남았으니 어쩌나ㅠㅠ 프런트에 사정을 얘기해서 열쇠를 다시 줄 수 없냐고 물어보니 체크 아웃했기 때문에 안된다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로비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층 식당의 조식이 아직 안 끝나서 들락거리며 커피도 한잔 더 마시고 쥬스도 마시곤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인은 섬머타임이었다. 그 전날까지는 섬머타임이 적용되었으나 그날부로 해제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고차 방정식을 객이 알 도리가 있나ㅠㅠ 일이 꼬일라 그랬는지 이 호텔은 제법 깨끗한 호텔이었는데 로비에 그 흔한 벽시계 하나도 없다. 왠만한 호텔 프런트에는 시계가 몇개씩 걸려 있어 세계 주요 도시의 시간을 알려 주는데 여기는 현지 시간 알려주는 시계도 없었다. 이런 여러 가지가 맞물리면서 우리는 로비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더구나 이 날 아침 일행 중 한 분이 스카이 다이빙하러 가셨는데, 그분도 예정보다 늦게 돌아오셨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과수로 출발! 먼저 강 옆으로 걸어 올라가며 폭포에 접근하였다. 원래 듣기로는 브라질보다 아르헨티나 쪽이 더 멋지다는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았다.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하기에는 이쪽이 더 나은 것 같다. 점점 폭포에 가까워지자 물이 떨어지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물보라와 안개가 더 심해지며 옷을 흠뻑 적신다. 방수팩을 준비 안했던 우리는 사진 찍기도 거북했다. 폭포 쪽의 지형은 울퉁불퉁에 들쑥 날쑥 제멋대로다. 하느님이 만들다가 제대로 정리 안하고 대충 끝낸 것 같다. 강물이 흐르다 그냥 맨 절벽으로만 바로 떨어진다면 이토록 장관이 연출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바로 그 못생긴 제멋대로의 지형 때문에 물이 떨어지며 엄청난 파노라마를 연출해서 세계적인 명소가 되고 그걸로 후손들 주머니는 두둑해지고 있는 것이다.
공원내 식당에서 점심은 샌드위치로 해결하였다. 점심 후에는 마꾸꼬 사파리. 마꾸꼬는 새 이름이란다. 새처럼 폭포 가까이 간다는 뜻이리라. 온통 젖을 것을 예상하여 아래는 수영 팬티에 상의는 벗고 우비만을 입고 구명조끼를 걸쳤다. 모터보트를 타고는 폭포 가까이 간다. 기사가 보트를 요리 조리 몰아서 손님들 옷을 젖게 만든다. 폭포 가까이 가자 온몸이 흠뻑 젖고 만다. 이렇게 이과수에 이틀을 흠뻑 빠져 들었다. 저녁 비행기로 리우데 자네이로로 향했다. 저녁은 공항에서 조각 피자로 때우고... 리우도 대도시답게 거대한 야경이 우리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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