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카자흐스탄국제무용콩쿠르 참관기 >
- 4월 3일 오전 9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타고 어제 밤늦게 제2회 카자흐스탄국제무용콩쿠르가 개최될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 알마티에 도착했다. 평자는 이번 콩쿠르 주최 측으로부터 유일한 ‘명예 참관인(honorary guest)’으로 초청받았다. 따라서 평자는 이번 카자흐스탄 방문 동안 모든 일정을 세계 유수무용국가에서 온 세계적인 ‘심사위원(jury)’들과 함께 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서울의 송곡여자고등학교에 3학년에 재학 중인 강민지양(19세)이 참가한다. 그리고 참고로 말하면, 이 국제무용콩쿠르는 자라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콩쿠르다. 따라서 참가 연령이 정해져 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나이인 만 12세부터 대학교 1학년 정도의 나이인 만 19세 까지가 된다.
대회기간동안 초청심사위원들의 식당겸 회의실로 사용하던 학교 대회의실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자, 이번 대회의 위원장인 알마티안무학교의 교장 칼리가쉬가 학교의 역사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온 심사위원들에게 친절히 알리고 있다. 평자는 그 이전에 방문해 이 학교의 역사 등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 약간은 뒤로 처져 있는다.
함께 수업이 일어나고 있는 교실들을 방문해 본다. 어린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발레수업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정말 빨리 어릴 때부터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이런 ‘전문무용학교’가 생겨나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예술중학교 과정 등에서 무용을 전공시키지만, 음악 미술 등과 백화점식으로 혼재되어 있는 경우다.
- 오전 11시
다시 주최 측에서 내어준 미니버스를 타고 카자흐스탄국립오페라하우스 쪽으로 왔다.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장인 카자흐스탄국립발레단의 단장인 라마잔을 합류시키는 것 같다. 주최 측에서 외국 초청자들에게 최고의 배려와 대우를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역력히 보인다. 일행 중에는 일본에서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아 온 고다마씨도 있다.
한국의 국제콩쿠르에도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아 와 본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알마티 방문은 처음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분이 카자흐스탄에는 도로 사정에 비해 차량들이 많다고 하면서, 이 약간은 ‘험난하게’ 보이는 곳을 한국에 비유하고 있다. 서울에서도 차를 몰고 다니지 않는 가난한 평론가이지만, 그런 식의 비유의 말을 들으니 - 그리고 못 들은 체 하고 있지만 - 어쨌든 조금은 기분이 편안하지 않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가 알마티안무학교가 1936년에 최초에 세워졌던 건물로 왔다. 넓고 큰 현재의 무용학교에 비해서는 정말 작은 건물이다. 어떤 일이든 초기에는 조그만 곳에서 시작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할 많은 일들도, 조그만 곳에서 최선을 다해나가면서 더 크고 더 의미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 될 것이다.
- 낮 12시
거대한 러시아 정교회에 왔다. 그런데 지금이 구 러시아 권에서는 가장 중요한 종교 축제일이 되는 부활절 명절이라고 한다. 교회 부근에는 원색의 물간을 드리운 계란을 파는 행상들이 많다. 거대한 이 교회는 주로 나무로 지어졌는데, 알마티에 큰 지진이 왔을 때도 이 빌딩만 무너지지 않았다고 한다.
우연히 우리나라 부처님 오신 날 같은 종교 축제기간에 카자흐스탄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 된다. 일행들과 함께 교회 내부를 구경하고 있는데, 한국 분 한 분이 인사를 하신다. 직장 때문에 이곳에 와 있는 아들을 만나러 오신 어머니이어셨는데, 내가 한국 사람이 맞다는 것이 확인 되자 대단히 반가워 하셨다.
교회를 함께 둘러보던 라마잔이 내일 카자흐스탄 국립발레단에서 클래식발레 ‘사랑의 전설(Legend of Love)’를 공연한다고 한다. 같이 보기로 했다. 교회 밖으로 나오니 우리나라 사찰의 정자 같은 것이 있다. 그런데 라마잔은 자신이 미국으로 가기 전 젊었을 때 이곳에서 체스를 많이 했었다고 한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그런데 다시 조금 걸으니, 야외에서 음식을 진열해 두고 많은 사람들이 먹고 있다.
우리 일행도 합류하여 정말 맛있게 카자흐스탄 전통음식을 먹었다. 양고기, 과일 등등 수많은 종류의 음식을 실컷 먹었다. 그런데 오후 2시에는 이 콩쿠르의 위원장인 칼리카쉬와 함께 만찬의 약속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을 수 없다. 라마잔도 ‘before lunch'라고 하며 그냥 많이 먹으라고 한다.
그런데 도심 야외의 이런 음식 잔치가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면, 이런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시 발레스쿨 쪽으로 돌아오는데, 거리에는 구 러시아 특유의 ‘투박한 야생성’ 같은 것이 나른하게 느껴진다. 지금 우리 일행은 야외 음식 파티에서 맛있는 음식을 엄청 먹고, 2시부터 예정되어 있는 점심 만찬에 참석하러 간다.
- 오후 2시
만찬 때도 좋은 음식들이 많이 나왔지만, 그냥 과일과 음료수 등을 주로 먹거나 마시며 행사 주최 측의 고마운 배려에 감사하는 자세를 견지했다. 카자흐스탄 스모협회의 회장이라는 분이 이번 행사에서 한국에서 온 나와 일본에서 온 심사위원을 통역해 주신다며 와 계셨다. 오스트리아국립발레단 단장인 귤라도 이번 행사의 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 한국에도 와본적이 있다고 한다.
- 밤 11시
오후 6시부터 밤늦게 까지 이어진 오페라 공연을 보았다. 조금 피곤하다. 잠을 깊게 잘 잤으면 한다. 주최 측에서 잡아준 숙소는 학교에서도 멀지 않고,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다.
- 4월 5일 오전 10시
오전 9시에 학교 회의실에서 심사위원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그런데 이 학교의 초장 비서실의 비서는 등이 약간 굽은 듯한 장애인이다. 참 착한 사람인데, 어쨌든 이런 공식기관에서 최고 장의 비서를 장애인으로 쓰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쭉 빠진 사람을 인형처럼 고용하고 있겠지. 이런 면에서는 이곳은 선진국이고, 우리나라는 그 반대가 된다.
외모와 외양에서 아름답지만은 않은 사람을 자신 있고 자연스럽게 한 기관의 대표 얼굴로 올리고 있는 이곳이 부럽고 무섭다. 그런데 모든 것이 대단히 자연스럽다. 그리고 지금은 카자흐스탄 국립발레단에 와 있다. 반갑게 맞아주던 라마잔에게 우선 오늘 저녁 공연을 강민지 학생과 함께 보러 가도 되는가 물어보았다. 흔쾌히 초청해준다. 지금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 밤 11시
오늘도 정신없이 지나가 버렸다. 오후 5시부터 그리가로비치 안무의 발레 < 사랑의 전설 >을 강민지학생 등과 함께 보았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라마잔이 자기 집으로 우리 일행을 초대한다. 3번째 방문한 카자흐스탄이지만, 개인의 저녁식사 초대는 처음 받아본다. 보람 있는 하루였다.
- 4월 5일 오전 9시
오늘 아침에 거의 모든 심사위원들이 합류했다. 우크라이나, 노보시비르스크, 터키, 등지에서 온 분들이다. 그중에는 한국을 방문해 본 사람들도 적지 않다. 특히 어제 이미 만났지만 오스트리아 비엔나발레단의 예술감독인 귤라가 대단한 인물일 것 같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립발레단 단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방문을 했다는, 유리의 인상도 대단히 좋다. 오늘 부터는 이 행사의 공식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11시 5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심사위원장(Chairman of Jury)으로 라마잔이 소개된다. 그리고 그가 대표해서 이번 국제발레콩쿠르의 의미를 소개한다. 그리고 각국을 대표하는 심사위원들의 소개가 있고, 나도 한국에서 온 무용평론가이며 초청 참관인으로 소개 된다. 이 콩쿠르의 목표도 결국은 세계 무용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 낮 12시
이번 콩쿠르의 경연장소인 알마티발레스쿨 극장의 불이 모두 꺼지고 대회의 개회식이 열린다. 40여명의 어린 발레리나와 발레리노들이 깔끔한 현대발레 군무를 상쾌하면서도 코믹하게 만들어 나간다. 이 행사는 모두 카자흐스탄의 국영석유회사가 후원한다고 한다. 발레학교의 엄청난 후원자가 되어 있다. 석유회사 임원도 와서 인사말을 한다.
잠시 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이 사람도 한국에 와 보았다고 하며 현 주한카자흐스탄 대사가 자신의 친구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정말 올바른 의미에서 부용학교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면서 당연히 이런 거대 기업의 지원을 받는 체제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경연 순서를 뽑고 있다. 우리나라 강민지학생은 민속경연 고학년 부문에서 제일 먼저 경연을 하게 되었다.
- 저녁 9시 30분
이번 콩쿠르에 초대된 세계 각국의 심사위원들과 함께 저녁 만찬에 초청 받아 전통 카자흐스탄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저녁 7시부터 시작 되었는데,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주로 러시아 말로 정말 재미있는 농담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농담이 끝나면 실컷 웃다가, 음식을 조금 먹고 또 다른 사람이 또 다른 농담을 해나가는 식이다. 이들의 만찬 진행 방식인 것 같다. 빈틈이 없이 생긴 전형적인 발레리노 스타일인 비엔나발레단 단장의 농담도 대단한 모양이다. 그런데 나는 러시아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
- 4월 6일 오전 10시
오늘은 실제로 예선이 시작되는 날이다. 10시부터 심사위원장인 라마잔의 주도로 이번 대회의 심사 기준 등에 대한 지침 등이 토론되었다. 경연자들의 예술성 판단을 근본적으로 심사위원들에게 맡기지만, 이 대회 심사는 근본적으로 ‘학문성(academism)', '음악성(musicality)', '표현성(expressionism)', '개성(individuality)', '기량(technique)', '순수성(purity)'등을 보았으면 한다고 하고 있었다.
오가는 복도 등에서 만나는 어린 발레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다. 특별히 교육을 받았는지, 인사를 너무 잘하고 있다. 심지어는 꼬마 발레리나들이 5 - 6명 함께 기다리고 있다가, “안녕하세요”라고 하며 한국말로 외치고 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때로는 이 평범하게 생긴 사람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는 학생들도 있다.
- 11시
드디어 경연이 시작되고 나도 심사위원석에 앉아 이들의 경연 모습을 지켜본다. 우선 주니어 발레 부문인데, 주최국 카자흐스탄은 물론이요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키르기스스탄 등지의 약 30여명의 발레 학생들이 참여했다. 복도 등에서 만날 때는 모든 학생들이 정말 예쁘게 느껴졌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무대’는 무서운 곳이라는 것이다. 진지한 자세로 경연에 임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자신을 키워나갈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도 참여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일부 어린 경연자들은 정말 저런 학생들은 꼭 무용을 했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느껴지는 좋은 자태와 이미지를 가진 학생도 보인다.
- 낮 12시 35분
중간 쉬는 시간이 지나고 ‘저학년 민족무용’ 부문 경연이 시작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무당춤 같은 작품을 경연하는 경우도 있었다. 붉은 모자를 쓰고, 노랑저고리와 붉은 치마를 입은 무용수가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추어서 활기찬 움직임을 아름답게 이루고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한국계 카자흐스탄 학생이 이룬 무용이었다.
모두 10명의 경연자들이 각국의 민족적 특성을 보여주는 움직임을 열심히 이루어 나갔다. 그런데 이곳 카자흐스탄 등지의 무용인들의 자신들의 민족무용에 대한 프라이드는 대단하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의 테크닉 들은 뛰어나다. 다시 계속해서 중급학생 발레 경연이 이어진다.
일본 등지에서 온 20여명의 경연자들의 경연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어린 무용수들이 참여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학생들의 자태와 표현력은 거의 완벽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 오후 5시
다시 저녁 경연이 이어진다. 이때 옆에 앉아 있던 일본 심사위원 고다마가 왜 채점난이 두 개인가 하고 나에게 물어 온다. 사실 거의 모든 서류가 러시아어로 되어 있어, 정말 조심하며 보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 부분만은 내가 미리 충분히 확신하며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즉 지금부터 이루어질 ‘시니어 발레부문’ 경연은 2개의 베리에이션을 경연해야 된다는 것이다.
‘차이코프스키 파드되’를 이룬 알마티발레스쿨의 커플은 당장 주역으로 데뷔시켜도 될 것 같았다. 일본 출신 경연자들도 여럿 나왔는데, 일부는 취미발레 수준이었다. 하지만 푸른 튀튀를 입고 ‘에스메랄다’를 이룬 일본 학생의 정확한 움직임의 표현은 인상적이었다. 이 학생은 두 번째 베리에이션 ‘돈키호테’에서도 고운 정감을 잘 지켜나가고 있었다.
2개의 베리에이션을 연속적으로 보면서 느낀 것인데, 2개 모두 좋은 느낌을 던지는 무용수들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자신이 어떤 작품을 선택해 나오는가에 따라 심사위원들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이 판단되어야 하는 콩쿠르에는 작품의 선택이 그만큼 더 중요해 진다는 것이다.
- 오후 7시
이제는 이번 경연에 참가하는 유일한 대한민국 학생인 강민지가 경연하는 ‘고등부 민족무용’경연이 된다. 이때 평자는 옆에 있는 일본 심사위원 고다마에게 민지를 부탁(?)해볼까 - 최소한 말로서도 -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는데, 괜히 역효과도 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그리고 뭔가를 강요하는 경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냥 꾹 참는다.
모두 11명이 나와 경연하는 이 부문의 첫 번째 경연자가 바로 우리나라의 강민지다. 참고로 강민지는 작년(2009년) 우리나라 최고의 무용경연대회중 하나인 동아무용콩쿠르의 ‘전통무용 고등학생’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학생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상을 받은 경력이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무용학생 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한국 전통무용이 과연 이곳에서 어떤 반응을 받을 것인가 하는 무용평론가로서의 본능적인 관심과 긴장과 기대도 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날 경연에서 ‘산조’춤을 이룬 강민지는 우리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또 다른 세계에 마음껏 알리며 자랑하고 있었다(강민지의 감동적인 상세한 경연 모습은 평자가 따로 글을 써서 알릴 예정이다).
계속해서 구 러시아 지역의 민족적 특성이 강하게 묻어 있는 경연자들의 무용들이 현란하게 펼쳐졌고, 이들의 테크닉들도 무서울 정도로 뛰어났다. 특히 이들의 자신들 고유의 민족무용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경연현장의 뜨거운 무대 위에서의 열정에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강민지는 이날 밤 늦게 까지 계속되었던 심사위원들의 회의에서 예선을 통과하여 이틀 후 본선에 오를 자격을 따냈다.
- 4월 6일 오전 8시
아침 일찍 학교 학생식당으로 왔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학생들은 기존 학생 식당에서 아침 8시부터,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회의실에서 아침 9시부터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제 저녁 회의 때, 심사위원들의 식사를 아침 10시로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러시아말들로 거의 일사천리로 통과되고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사실 나는 아침은 가능하면 일찍 먹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데 9시에서 10시로 1시간이 도리어 늦추어져 버린 것이다. 할 수 없이 아침 일찍 학생식당으로 와 본 것이다. 식당 분들이 왜 음식도 다양하지 않는 이곳에 왔는지 물어보는 모습이다. 러시아 말이 통하지 않지만 나의 표정을 본 다음 식판에 음식을 담아 준다.
요플렛과 빵 등 소박한 음식이지만 간단한 아침으로는 충분하다. 그리고 국제무용콩쿠르에 참가한 세계의 학생들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도 확인할 기회가 된다. 그런데 아침에 머리를 감으려 하니 뒷머리가 묵직하게 아팠다. 어제 저녁 샤워기에 얻어맞은 것이다. 이 호텔의 샤워기는 물을 틀면 갑자기 떨어져 머리를 강타한다.
한국의 호텔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호텔이 큰 클레임에 걸려들어 갈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여기서는 그냥 말도 못 걸어 보는 경우가 된다. 러시아 말이 통하지도 않을 것 같고, 머리를 다쳤다고 해도 아무런 반응도 없고,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이다. 밖에는 지금 비가 내리고 있다. 한국 학생들이 더 참가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 대회이다.
- 낮 11시 30분
경연이 없는 오늘은 심사위원들 일행을 위한 관광이 있다. 알마티 근교의 높은 설산으로 가는데,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차량이 지대가 높은 곳으로 올라서자 4월인데도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경치가 좋은 곳으로 올라온 것 같은데, 날씨는 흐려 가스가 가득하다. 마침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장인 라마잔과 함께 앉게 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라마잔이 한국의 종교에 대해 물어보고 있다. 모두가 불교를 믿는가 물어본다. 아니라고 하며, 30%정도가 불교, 30%정도가 기독교라고 하니까, 나머지는 모두 이슬람교인가 물어본다. 이곳 카자흐스탄 출신이지만 미국 아틀란타발레단에서 약 20여년 정도 일하고 다시 약 2년여 전에 이곳에 돌아와서 발레단 단장을 맡고 있는 60대 중반의 이 노신사는, 대화를 해보면 정말 박식한 분이시다.
- 오후 2시
함께 자리를 음식점으로 옮겼는데, 엄청난 카자흐스탄 코스 요리 식사가 들어오고 있다. 캐밥 양고기 요리가 나오는데 정말 잘 구워져 나오고 있다. 이제 앞으로 어디서도 이렇게 잘 구워진 양고기 요리는 먹어볼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러시아계 사람들이 열심히 말하고 웃고 있는 동안에 잠시 일본 심사위원과 터키 심사위원을 바라보니 거의 멍하게 앉아있다.
나도 그럴 수가 있을 것이다. 보드카 한 잔을 슬금슬금 혼자서 마셔본다. 그런데 앞에 앉은 우크라이나 국립발레단 단장 유리는 보드카를 많이 마신 모습이다. 러시아 계통의 사람들은 정말 즐겁게 모임을 이끌어 간다.
- 4월 8일 오전 9시 20분
어제는 정말 편안한 투어를 했다. 오늘은 이번 대회의 결선이 있는 날이다. 그리고 내일은 갈라 공연 후, 밤 비행기를 타고 이곳을 떠나게 된다.
- 오전 11시
드디어 이번 대회의 본선이 시작된다. 우선 ‘발레 중등부 결선’의 첫 번째 베리에이션부터 시작된다. 일부 참가자들이 경연이라는 압박감 때문인지 큰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런데 그 ‘실수’는 그 정도 실력이면, 누가 보더라도 평소에는 결코 저지르지 않을 실수인 것 같은 경우도 적지 않다. 경연이나 시험이라는 것의 특성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대회는 평자가 그동안 본 적이 있는 로잔콩쿠르나 모스크바발레콩쿠르 등 보다는 격이 아무래도 떨어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갖추어진 학생이라면, 국제무용콩쿠르의 경험을 쌓는다는 의미에서는 적당한 콩쿠르인 것 같다. 예쁜 자태를 이루며 경연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정말 의미 있는 국제무대 경연의 경험이 될 것이다.
다시 ‘발레 초등부 결선’ 경연이 이어진다. 그러고 나서 다시 ‘발레 중등부 결선’의 두 번째 베리에이션이 이어진다. 어린 꼬마들의 움직임이 앙증스럽다. 발레 초등부 경연의 자격은 포인터 자세가 되는가를 보는 것이 되겠다. 관객들의 관람자세도 진지하기만 하다. 객석을 텅 비워 놓고 ‘콩쿠르를 위한 콩쿠르’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 오후 1시
‘발레 중등부 결선’의 두 번째 베리에이션이 이어진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평자의 마음 사로잡는 뛰어난 경연자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참가번호 63번의 학생은 첫 번째 작품 ‘탈리스만’에서도 예술적인 느낌이 살아나는 움직임을 예쁘고 정확하게 보여 주었고, 두 번째 작품 ‘돈키호테’에서도 연푸른 튀튀를 입고 탄력 있는 움직임을 이루는 작은 요정이 되어 있었다.
계속 이어서 ‘저학년 민족무용’ 경연이 있었다. 이들의 민족무용 경연은 참가 인원은 발레 경연자들 보다 떨어졌지만, 모두 다 기량이 뛰어났다. 특히 이들 특유의 경쾌한 발놀림과 신비스러운 손 움직임 등은 인상적이기만 했다. 그리고 광대한 대자연 등을 배경으로 하는 창조적 무용안무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 오후 3시
오전 본선 심사가 끝나고 다시 회의실 겸 식당으로 왔다. 식사 후 심사위원들이 회의장에서 이제 마지막 남은 결선 경연을 기다리고 있다. 이때 라마잔이 나의 명함을 3장이나 받아 간다. 이런 분에게 이렇게 명함을 요구 받는 것은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극진한 대접을 우리 보다 그렇게 잘 사는 것 같지는 않게 보이는 나라에서 받는다는 것이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그렇다면 내일 아침에 이 학교에 1000불 가량 장학금을 지불하고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 대한 인상이 달라질 수도 잇고, 혹시 내 다음에 올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인상도 더 나아지지 않을까?
그리고 물론 모든 것은 오늘 시상결과가 모두 결정된 다음인 내일 오전 정도에 전달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러면 어쨌든 나를 이번 대회에 추천한 라마잔의 입장도 훨씬 더 편안해질 수 있을 것이다.
- 오후 5시
이제 부터는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시니어 발레 결선’과 ‘시니어 민족무용 결선’이 있다. 그런데 이 결선에서도 평소 때 결코 하지 않을 것 같은 실수를 꼭 하고 마는 경연자들이 보인다. 순수한 사랑의 발레를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경연자들의 모습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국제경연대회에 지금 우리나라 발레 학생들이 함께 경연하고 있다면 얼마나 훌륭한 상을 받을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오후 7시
다시 민족무용 시니어 결선 전에 잠시 휴식이 있다. 지금 부터는 우리나라 민족무용을 대표하는 강민지의 경연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평자의 오른 쪽 앞쪽에 앉은 관객들 몇 분이 강민지 학생과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 있는 자신들의 카메라를 나에게 보여주고 있다. 강민지는 그리고 우리 전통무용은 이미 이곳에서도 인기가 좋은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가족이 이번 경연에 함께 참여하고 있던 무용가족이었는데, 이들은 이미 한국무용에 매료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강민지는 이날 결선에서 ‘살풀이춤’을 차분하고 집중력 넘치게 이루어내어 객석의 큰 박수를 받아냈다. 이어진 카자흐스탄의 민족무용 경연자들의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붉고 검은 무늬의 의상에 붉은 머리 테를 두른 여인이 나와 이룬 ‘집시춤’은 집시여자의 야성적 아름다움을 강렬하게 표현해 내고 있었다.
- 저녁 8시
이제 약 1주일 이상의 대장정이 마무리되고, 심사위원들은 다시 회의실에 모여 식사를 하며 이번 대회의 최종 심사를 하게 된다. 저녁 식사의 메인디쉬가 수육 같은 고기를 곁들인 넓고 얇은 수제비 같은 음식인데, 우크라이나 발레단 단장이 나를 보면서, ‘김치’라며 농담을 걸어온다. 아니 그렇다면 이런 음식에는 김치가 잘 어울린다는 것을 이 러시아 발레마스터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대회의 일정이 무사히 끝나니 이런 농담도 편안히 주고받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내가 한국 사람이니 어쩔 수 없이, 우리 김치 이야기를 해주어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시상의 중요한 부분은 거의 러시아 말로 토론하고 있다. 그런데 강민지의 시상 부분에서는 평자도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어 통역을 통해 한국무용의 특성을 이야기 했고, 모든 심사는 훨씬 더 넓은 틀에서 더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평자가 회의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의견을 내 놓았다. 그러면서 강민지는 우리 대한민국의 최고의 무용대회에서 일등상을 받은 무용학생이라고 말해 주었다.
사실 평자가 이런 의견을 그런대로 자신 있게 피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들의 예술적 수준이나 안목이 엄청나게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평자와 함께 심사위원석에서 강민지가 이루는 대한민국의 전통무용을 보았다. 그리고 평자는 평자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이들이 예술적으로 강한 감동을 받았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의 심사위원장인 라마잔과는 이미 가끔 나누어 왔던 자연스러운 대화 동안, 라마잔이 이번 강민지의 한국무용 공연에 대단히 감동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말 매사 정직하고 인품이 높은 노신사인 라마잔은 거짓이나 위선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분이다. 라마잔은 이미 우리 한국무용에 객관적으로 매료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단지 지금 내가 다른 나라의 심사위원들에게 이 상황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이들도 자신들과 관계가 있는 자신 혹은 자신 주위의 나라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만 집중적으로 피력하고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평자의 의견을 들은 다른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진지해졌고, 우리나라 강민지는 3등상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 말이 결코 실력적으로 강민지가 받지 못할 상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평자가 생각하기로는 당연히 받아야 할 상을 - 사실 민족무용이라는 부문의 특성상 만약 이 경연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그 대상은 당연히 강민지에게 가야 된다고 본다 - 안줘도 되는 것처럼 되어가는 분위기를 그러지 않게 만들어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강민지 수상 부분의 토론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유리, 노보시비르스크의 샤샤, 비엔나발레의 귤라, 등이 우리를 도와주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정말 의도적이지는 않았는데, 일본 심사위원의 강민지 채점난을 우연히 보니 7점이라고 해두었다.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도대체 일본 사람이 우리나라 한국무용을 얼마나 안다고 10점 만점에, 가장 극단적인 점수인 7점을 주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총점에서 0.1점을 다투는 이런 심사에서 심사위원 한 명이 이렇게 7점을 줘 버리면, 순위가 엉망이 되어 버린다. 우리는 일본 학생들 공연하는 것을 보면 좋은 것은 좋다, 나쁜 것은 나쁘다 하고 있는데, 도대체 이 사람들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그 당시 심사할 때 우리나라와 가까운 곳에 사는 일본 사람이라고 우리 무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부탁하려고 하다가 그냥 참았던 것이 정말 잘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정말 그 이후로 이 일본 분하고는 마음을 터놓는 말을 나누는 것이 쉽지 않았다.
- 밤 10시 30분
호텔로 돌아오는데 1층 로비에서 일본 심사위원이 일본 경연학생들과 인솔자를 만나고 있다. 며칠 전에 나에게 이들을 그 이전에 전혀 만난 적이 없다고 했던 것은 거짓말일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 ‘한국무용’에 대해 이런 모욕적인 점수를 준 일본인이다. 그런데 이 일본인이 이번 여름에 한국에서 주최되는 국제콩쿠르에 초대를 받고 있다.
- 4월 9일 오전 9시
다시 학교 식당에 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짐을 챙겼다. 오늘 밤에는 이곳을 떠난다. 밤 11시 비행기다. 오후4시에는 시상식과 수상자 갈라 공연을 본다. 이 공연은 ‘오페라하우스’ 로 옮겨 큰 극장 무대에서 이루어진다. 수상학생들에게는 큰 영광이 되고 통시에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다. 물론 강민지도 갈라 공연에 참여하게 된다.
약 1주일 이상을 정신없이 보냈다. 몸이 약간 피곤할 정도로 타이트한 이곳 스케줄을 정신없이 쫓아 다녔지만, 잘 소화시켜낸 것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약간 얼떨떨하기도 했지만, 이제 모든 것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정이 붙으려고 하니까, 떠나게 된다. 이곳 날씨는 너무나도 맑고 청명하게 개어있다.
- 오전 10시
식사를 마치고 이번 대회의 영어 통역자로서 나를 도와주었던 카자흐스탄스모협회 회장 베그란과 함께 이번 대회의 위원장이며 이 학교 교장인 칼리카쉬의 방에 가서, 칼리카쉬에게 장학금으로 써 달라고 하며 1000불을 전달했다. 처음에는 약간 놀라는 표정이었지만, “가난한 학생들에게 토슈즈와 타이츠 등을 사 주겠다”고 하며 대단히 고마워하고 있다.
- 오후 4시
약 1주일 동안의 경연을 끝내고 최종 시상식 및 갈라 공연을 한다. 알마티국립오페라하우스의 큰 무대에서 수상자들의 갈라 공연이 일어난다. 알마티의 선남선녀들이 객석에 가득 모여든다. 금요일인 오늘이 원래 카자흐스탄 국립발레단의 공연이 있어야 하는 날인데, 어린 후배들의 잔치를 위해 이 공연장을 양보해 주는 전통이 있다고 카자흐스탄 국립발레단 단장이기도 한 라마잔이 나에게 말해 준다.
무대 막이 열리고 16명의 남자 어린이들이 나와 정중한 움직임을 이룬다. 다시 16명의 여자 어린이들도 등장하여 우아한 움직임을 이룬다. 함께 엄숙히 행진하는 듯이 움직이다가 마지막 1명이 꽃다발을 받는 모습을 이루던 이 오프닝세레모니 군무 소품은, 깔끔하고 재미있게 진행되던 어린이 현대발레 공연이었다.
- 4시 35분
각국의 심사위원들과 함께 호명을 받고, 지금은 나도 무대 위의 단상에 올라와 있다. 기념품으로 예쁜 화병과 꽃다발을 받고, 기념패도 받았다. 수십여 명의 영광의 수상자들에게도 일일이 상이 수여된다. 정말 축제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참가자들 모두가 행복하기만 하다.
- 5시
수상자 갈라 공연이 시작 된다. 큰 무대에 오른 어린 학생들이 프로 무용수처럼 되어 완벽한 스타가 되고 있다. 관객들의 따뜻한 박수 소리도 경연장에서와는 달리 더욱 편안하게 들리고 있다. 약 15번째쯤에 강민지가 ‘산조’ 공연을 시작한다. 애절한 우리 한국 고유의 창 소리에 맞춘 예쁘고 느린 움직임이 객석을 무대에 집중시킨다.
수직으로 가만히 그러나 늘씬하게 이루어지는 몸놀림과 예쁜 표정이 상큼하기만 하다(이때 이날 수상자 갈라 공연에서 거의 유일하게 감동에 찬 중간 박수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우리 가락의 흐름이 조금 빨라지고 강민지가 부채를 가볍게 흔들어 준다. 객석은 모두 다시 숨을 죽이고 무대에 빨려 들어간다.
강민지의 조그만 움직임 하나하나가, 우리 한국 전통무용의 깊고 청순한 새로운 숨결이 되어, 카자흐스탄 국립오페라하우스의 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강민지가 정숙히 회전하여 마무리 짓자, 객석에서 큰 감동의 박수와 탄성과 함께, 감격의 휘파람 소리 까지 들리던 이 작품(안무 : 박종필)은 한국 전통무용의 맑은 ‘공간의 힘’이 무서울 정도의 큰 예술적 감동을 세계 보편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린 공연이었다.
- 오후 8시
이번 대회의 마지막 심사위원들의 만찬이 알마티의 중국 음식점에서 이루어지는데, 한국에서 온 평자와 일본 심사위원은 지금 곧, 밤 11시 알마티를 출발해서 내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나가야 한다. 세계 최고의 기량의 젊은이들이 모두 모이는 국제 무용콩쿠르는 아니었지만, 그 내용이 그런대로 탄탄한 무용콩쿠르였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해 나간 강민지양이, 현재 서울시립무용단 지도위원으로 재직 중인 박종필선생의 완벽한 지도와 작품 안무를 받아, 세계에 우리 한국무용의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마음껏 보여주었다는 것이 기쁘기만 하다. 그리고 앞으로는 뛰어난 발레 학생들도 기회가 되면 많이 참가하여 우리 발레의 우수성과 아름다움도 세계에 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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