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과학화훈련장서 4박5일간 결선
서로 환상의 호흡 자랑하며 기량 뽐내
2사단 쌍호연대 11중대 우승 영예
6개 분야 15명 전투영웅들도 선발
기사사진과 설명
지난 25일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에서 열린 마일즈 장비를 이용한 ‘최정예 전투중대 선발전’에서 육군2사단 쌍호연대 11중대 장병들이 공격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사단 장병들은 21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결승전에서 27사단 쌍독수리연대 3중대를 꺾고 우승했다. 인제=이경원 기자 |
갑자기 솟아오른 연기에 철조망을 지키던 방어군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연막탄이다!”, “철조망 지켜!” 방어군은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공격군의 공세를 막기 위해 철책을 향해 화력을 쏟아부었다.
25일 강원 인제군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 TC) 훈련장에서는 육군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최정예 전투중대 선발전’의 대미를 장식할 결승전이 한창이었다. ‘선진화된 교육훈련 원년(元年)’을 선포한 육군은 중대급 부대가 실제 전투 상황에서 싸우는 방법을 체득하도록 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대회는 중대급 마일즈 장비가 보급된 4개 사단(2·3·5·27사단)에서 선발된 4개 보병 중대가 참여, 저마다의 실력을 뽐냈다. 지난 8일부터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된 대회에서 각 중대는 4박5일 동안 주·야간 공격 및 방어전투를 교대로 실시하며 기량을 겨뤘다. 특히 처음 배치된 중대급 공용화기 마일즈 장비인 90㎜ 무반동총, 60·81㎜ 박격포, 대전차화기 PZF-III도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육군은 KCTC 전문평가관 74명을 투입하는 한편 중대급 마일즈 장비에 편성된 분석기를 통해 실시간 자동 입력되는 교전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한 평가에 만전을 기했다.
●속전속결 고지 점령…완벽한 계획과 훈련의 성과
“우리 중대는 현 위치인 889번 고지에서 11시 방향에 위치한 899번 고지 일대를 점령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 앞에는 녹음이 우거져 은밀침투에 유리하지만 목표지점 앞에 위치한 5~10m 폭의 하천과 도로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경계지역을 확보한 뒤 3소대는 목표지점 옆 1005번 고지 일대에서 기만 임무를 수행하고 1·2소대가 목표지점을 점령하도록 한다.”
2사단 대표로 선발전에 참여한 쌍호연대 11중대장 박재성 대위는 본격적인 점령에 앞서 소대장들을 모아놓고 작전계획을 설명했다. 기만부대에 적의 시선이 쏠린 사이 주력부대는 우회해 목표지점을 타격하는 양동작전을 계획한 것이다. 전형적이지만 효과적인 전술이다. 이제 부대원들이 중대장의 작전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수행하느냐가 남았다. 또 언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전장 상황에 맞춰 기지를 발휘하는 것도 관건이었다.
박 대위의 말처럼 전장 일대는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적의 눈에 잘 띄지는 않겠지만 그만큼 발을 헛디딜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대회 전 치열한 연습과 그동안의 강행군으로 산악지형 극복이 몸에 밴 11중대 장병들은 허리 높이로 자란 수풀을 능수능란하게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동, 정지, 경계, 다시 이동….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수풀을 뚫고 한참을 걸어가던 중 선두에서 정지 신호가 들어왔다. 적이 쳐놓은 윤형철조망 앞까지 당도한 것이다. 이대로 전진할 것인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왔다. 박 대위는 중대원들에게 ‘돌파’를 명령했다.
“연막탄을 피워 적의 시야를 가린 상태에서 신속하게 철조망을 절단한다. 철조망이 뚫린 지점으로 병력들은 신속히 이동해 몸을 숨기고 적과 교전한다.”
박 대위의 지시에 따라 연막탄을 피울 장병들이 본진 옆으로 빠져나왔다. 연막이 시작되는 지점을 향해 일제사격을 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은밀히 연막탄에 불을 붙이고 본진으로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잠시 후 자욱한 연기가 주위를 가득 메웠다.
기습으로 방어군이 당황하는 사이 두 명의 장병이 철조망 앞으로 나섰다. 이들이 신속하게 철조망을 제거하자 11중대 장병들이 줄지어 적진으로 돌격했다. 하지만 방어군 역시 금세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섰다. 그렇게 시작된 치열한 교전 끝에 11중대는 목표지점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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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이 최종 우승팀인 2사단 쌍호연대 11중대 중대장 박재성 대위에게 상패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육군 제공 |
●마일즈 장비로 전투기술·임무수행 능력 UP!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펼쳐진 결승전에서 11중대는 27사단 쌍독수리연대 3중대를 꺾고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11중대를 육군 최정예 전투중대로 이끈 박 대위는 “실전적인 훈련과 전투에서 중요한 체력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전역을 한 달 앞두고도 대회 내내 최전선에서 달렸던 차승훈 병장은 “(대회가) 군 생활 중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면서도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전우애로 뭉쳐 목표를 달성한 이번 대회를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육군은 이번 대회에서 최우수 전투중대로 선발된 11중대에 부대표창과 포상금 300만 원, 상패, 포상휴가 등 다양한 포상을 했다. 또 ‘적을 가장 많이 사살한 인원’ 등 6개 분야의 ‘전투영웅’ 15명에게도 개인 표창을 수여했다. 11중대에서는 송상욱 병장이 방어작전 중 전사한 조장을 대신해 적 24명을 사망시키고 4명에게 중상을 입히는 전공을 세워 27사단 이태용 중사, 김재민·변성훈 상병 등과 함께 전투영웅으로 뽑혔다. 이 외에도 어둠을 틈타 접근하는 적의 대열 중간에 사격을 해 같은 편끼리 교전을 벌이도록 유도하는 기지를 발휘한 11중대 김태훈 일병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결승전이 끝난 뒤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은 우승팀에 ‘최우수중대 상패’를 수여하고 훈련에 참가한 모든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김 총장은 “전투 경험이 없는 우리 세대는 부단히 전장상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만큼 명확한 승패가 있는 실전적인 과학화 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육군은 중대급 마일즈 장비 운영 결과 전투기술은 2.4배, 임무수행 능력은 1.8배 상승한 것으로 평가하고 오는 11월까지 3개 사단에 장비를 보급하는 등 지속적인 확대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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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육군이 지난해 전력화된 최첨단 모의교전 장비인 마일즈를 활용해 전투력 평가대회를 실시했는데요.
최정예 전투중대의 영예를 안은 부대는 어디일까요.
정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원도에 있는 과학화전투훈련장.
완전 무장한 병사들이 편을 나눠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병사들의 총과 철모, 조끼에는 고감도 센서가 달려 있습니다.
모의교전 장비, 마일즈로 총을 쏘면 레이저가 발사되고 레이저에 맞은 병사는 사망이나 부상자로 처리됩니다.
육군이 지난해 전력화한 마일즈를 이용해 최정예 전투부대 선발전을 치렀습니다.
K-2 소총 같은 개인화기 뿐 아니라 90mm무반동총과 81㎜ 박격포등 중대급 공용화기 마일즈도 투입돼 실전을 방불케 했습니다.
평가는 마일즈 장비 분석기를 통해 실시간 자동 입력되는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습니다.
<전규호 대령 / 육군본부 훈련과장> "중대급 부대가 실제 전투상황에서 싸우는 방법을 체득하고 실전적인 교육훈련 붐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하였습니다."
4박 5일동안 진행된 이번 선발전에선 육군 2사단 쌍호연대 11중대가 우승해 최정예 전투중대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박재성 대위 / 2사단 쌍호연대 11중대장 (최정예 전투중대)> "이번 훈련이 비록 힘들었지만 중대의 전우애와 단결력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전투력을 상승하는 아주 보람찬 훈련이었습니다."
육군은 마일즈 장비 운영으로 전투기술이 2배 이상 향상된 것으로 평가하고 예하사단에 보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정영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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