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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팁...방배동 H씨댁 | |
이런 그림으로 유명한 황규백씨 원래는 판화가로 굉장히 유명합니다. 아마 약간 장식적이면서 약간 초현실적이고 어딘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풍에, 조금 쉽게 감상할 수 있는 '마그리트 풍'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분 판화를 이미 소장하고 있으실 겁니다. 이분이 요즘 갤러리 현대에서 판화가 아닌 유화 전시를 열고 있습니다.
판화보다 힘이 덜 드는 유화가 너무 좋아서, 아예 집 전체를 벽화로 꾸몄다는 소리를 듣고 디카 들고 바로 출동~
흰 구름 떠다니는 파란 하늘, 대형 거울 옆 검은 대리석은 화백이 모두 물감으로 그린 겁니다.
천장을 뜯어 올리면서 생긴 공간에 창문도 커보이게 한다고 아치를 그려넣었습니다.
나무에 금색칠을 해서 웅장하고 드라마틱한 바로크 분위기로 옆에 보이는 검은 대리석도 물감으로 그린 겁니다. 바로 마블링 효과! 그 오른쪽으로 기둥이 보이시나요? 역시 그린 겁니다~ 붉은 초는...꿀로 만듭겁니다. 비싼 대신 그을음 안 생기고, 지저분하게 촛농이 녹아 엉기지도 않는답니다.
거울과 벽난로 사이. 마치 로마 시대 타일벽화 내지는 오래된 비잔틴 아트 같습니다만... 역시 석회 위에다 물감칠 하고 니스 바른 겁니다...
미술과 패션에서 말하는 '눈속임' 기법~ 유식한 말로 trompe l'oeil??? 암튼 계단 옆에 창문을 그렸습니다.
한국 집에 벽화만 고대 그리스 로마스러우면 무지 어색할 듯. 뒤에 투명한 녹색 유리병 보이시나요? 소품도 좀 서양 유물스러우면서 너무 무겁지 않아야 전체적으로 집이 붕 뜨거나 유치찬란한 세트장 내지는 사진관 분위기로 전락하지 않을 듯...
계단에 그린 버찌 몇 알! 화백이 설명하길 아까 '가짜로' 그린 창문에서 떨어진 거랍니다...
부엌. 집이 좀 넓으면, 적어도 부엌이 좀 깨끗하다면 저런 옐로우를 칠해도 좋겠지만...천장 부분 페인팅을 보시라~
다용도실에 그린 페인팅. 오른쪽 바구니는 진짜, 왼쪽 바구니는 가짭니다. 풀밭 오른쪽에 희미하게 그려넣은 사다리가 압권입니다. 그냥 올라가 버리고 싶어집니다...
식당에서 바라보면 이런 분위기...
다락방의 문. 돌로 테두리를 두른 듯하지만 역시 붓질의 효과. 위에 새 한마리가 포인트...
다락방. 오른쪽 서랍안에는 판화가 있습니다 .황 화백은 '판화란 액자 둘러 벽에 걸어놓는 것이 아니라 서랍에 넣었다가 꺼내서 종이도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며 감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집이 저 정도로 피스풀해야, 저런 서랍장이 있어야 가능할텐데요...
현관에서 손님의 시선을 확 틀어잡는 마블링 효과. 역시 페인팅...
다시 한번 천장 보시지요...
거실. 책장 양쪽에 기둥을 그렸습니다. 벽시계와 소파 등으로 분위기 통일~
또 거실.
부엌 입구에서 바라본 부엌...
같이 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집에 벽화 그리고 싶어요!'라고 외치자 화백 왈 '미대생들 한테 그려달라 하세요.' 사실 아크릴 물감하고 가는 붓 마련해서 한번 도전해 보려 했는데...하긴 어느정도 사실적으로 그릴 줄 알아야 겠지요...저는 개인적으로 벽에 사다리 하나 그리고 싶습니다...그러니까 선생 왈 '뭐가 쑥 내려오면 어떡할래요.' 흠. 좀 무섭긴 합니다...
그러면 그냥 바다를 그릴까 합니다. 어렸을 때 읽었던 꼬마해적 시리즈에 등장하는 바다 풍으로...모험으로 가득찬 신비하고 예쁜 바다... 아직 인생에 환상체험이 남아있다고 믿게 해줄 바다... 집으로 돌아와...하루종일 겪었던 구질구질한 일들의 기억을 몽땅 던져 넣을 수 있는 바다... 그래도 한방울 흐려지지 않고 여전히 맑고 투명한 파도로 찰랑댈 바다...
암튼 멋진 인테리어 구경을 하고는 왔지만...항아리부터 내프킨, 컵받침 등 소품 하나하나를 콘트롤 할 수 있는 내공과 무서운 정리정돈 정신이 없으면 안 될 듯. 높은 천장에서 죽 내려온 줄 끝에 달린 색색 유리알의 샹들리에가 정말 너무나 아름다왔는데요, 역시 샹들리에는 천장이 높아야돼...우리집 같은 아파트는 안돼...그런데 이렇게 천장이 높으면... 난방은 어떻게 하나...
역시 돈 없으면 젠 스타일이 최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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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돈없으면 저처럼 심플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하면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