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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d Seoul World DJ Festival
네 멋대로 놀아라! - 우리들만의 타히티 섬, 열반화 무대
자정이 넘은 시각, 메인무대는 유명 DJ의 디제잉을 보기위한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앞 사람한테 치이고 뒷사람한테 밟히다 춤이라도 출라치면 주변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 일쑤고, 손을 들어 휘젓기에 두 팔 안에 안겨진 밤하늘이 너무 좁았다. 그렇게 메인무대 앞을 가까스로 빠져나와 찾은 열반화 무대, 아담한 그 모습이 마치 남태평양의 어느 작은 섬 같았다.
* 자정이 넘은 시각, 열반화 무대의 모습
고갱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던 타히티 섬이 꼭 이랬을까. 열반화 무대의 양 옆으로 버드나무가 드리워져 있고 바닥은 모래밭이 푹신하게 깔려 있었다. 참가자들은 그 모래밭 위에서 윗도리도 신발도 벗었다. 평소에 자신을 구속했던 타인의 시선도 벗어 던졌다. 팔다리를 자유자재로 흔들며 오로지 자신의 본연의 모습과 흘러나오는 음악만이 마주하는 듯 보였다. 모두들 각자의 내면에 도취되어 제멋에 추는 춤은 춤이라고 하기보다 원주민들의 제의의식같았다. 열반된 참가자들의 쉴 새없는 춤사위에 모래바닥은 뽀얀 열기를 뿜어냈다. DJ Ekal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기타 사운드에서 빠른 비트의 음악으로 바꿔 틀었고, 모래바닥의 열기는 하늘까지 타고 올라 동그랗게 뜬 달마저 흐릿하게 만들었다. 춤을 추는 사람들의 뒷 편으로 사람들은 동글히 원을 만들어 앉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달빛 그늘아래서 서로 팔베개를 해주며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도 눈에 띄었다. 대중성이란 조미료는 조금도 첨가되지 않은 열반화 무대에서 춤을 추는 사람도, 담소를 나누는 친구도,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도 모두가 자신들만의 타히티 섬에서 축제를 즐겼다.
2009. 5 . 9
취재 / 박은지 (21c RPM 취재팀6기, swdfedit@hanmail.net) 사진 / 정진보(21c RPM 사진팀) 에디터 / 박은지(21c RPM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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