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탱고 배우시는 분들이 한국에 늘어나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이은주님 김성공님 두분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는것 같습니다.
외국에 살아서 도움을 드릴 수는 없지만 그냥 귀동냥으로 들은
몇가지 얘기를 나눠드리고 싶어서요. 아직 저도 그렇게 잘추는게 아니고
조금씩 느는 과정에 있는지라 전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제가
탱고를 배우면서 들은 얘기 그리고 항상 참고하는 몇가지 얘기들입니다.
1. 들어야합니다.
유명한 밀롱게로 테테가 트레너에게서 탱고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을때 한 대답이 첫째 음악, 둘째 음악 그리고 세째 음악..
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탱고를 들어야 합니다. 그냥 듣는게 아니고
완전히 마음을 열고 들어야 하죠. 음악을 듣지 않고 스텝을 밟는
사람은 천개의 스텝을 알아도 여전히 초보입니다.
2. 봐야합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밀롱가에 가면 늙은 밀롱게로/밀롱게라들이 있죠.
이들은 학교와 특정한 스승에게서 배운 프로들과 구별이 되는데 일정한
스승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프로들은 밀롱게로들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다른 프로들은 그들에게서 배우기도 하죠. 그럼 스승이 없이 그들은
어떻게 춤을 배웠을까요? 그건 그들이 밀롱가에서 춤을 잘추는 사람들을
열심히 관찰하면서 그들의 스타일과 기술을 배운것입니다.
탱고에는 원래 실라바스나 루틴이 없었습니다. 전에 어떤 아르헨티나인이
내게 이메일로 해준 얘기로는 원래 탱고는 워크, 피봇, 턴 이 세가지
스텝밖에 없다라고 한적이 있죠. 결국 모든 움직임을 어떻게 짜느냐는
춤추는 본인에 달린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자기 스타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심히 다른 사람의 춤을 봐야합니다. 그래서 어떤 스타일이 좋고
어떤 스타일이 나쁜지 알 수 있습니다.
3. 느껴야합니다.
가끔 일본에서 보면 탱고를 상당히 오래 배운 아저씨들이 참 보기 싫게
춤을 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려운 스텝들을 할줄 알지만 여전히 초보입니다.
파트너를 전혀 무시하기 때문이죠. 여자분들 중에도 이런분들이 있습니다.
일본뿐 아니고 다른 나라에도 이런분들은 꼭 있죠. 상대를 무시하고 춤을
춘다면 영원히 춤을 잘 출 수 없습니다. 탱고는 혼자추는 춤이 아니니까요.
남자건 여자건 상대방에게 느낌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는 그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겁니다. 그런 상호교감이 탱고를 그토록 아름다운 춤으로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4. 걸어가야합니다.
누군가가 탱고를 빨리 배울 수 있는 법에 관해 물었을때, 고수가 대답하기를
"당신의 탱고 마일리지를 채워야한다."라고 했다는군요.
여러 파트너와 함께 당신은 탱고의 길을 계속 걸어가야합니다. 뛰려하지 말고
음악에 맞춰 충분히 걸어서 어느 수준에 도달할때까지 말이죠.
중간에 많은 함정이 있습니다. 저도 계속 겪어왔고 지금도 겪고 있는,
실망감과 자만심의 함정이 번갈아 놓여있습니다.
조금 배우다 안되면, 또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만났을때 느끼는
자신감 상실과 열등감 또는 조금 춤이 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을때
다른 사람들 심지어는 선생까지 깔보면서 "나는 내 스타일이 있다."
이러면서 다른 사람 흉을 보고 멋대로 추기 시작하는 상황이 되기도
하고 이 함정에서 못벗어나는 사람은 위의 상대를 느끼지 못하는 영원한
초보로 남게 되는거죠.
5. 즐겨야합니다.
춤에 스트레스받는다고, 슬럼프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시고, 잘하는것만 하시면 됩니다. 중요한것은
음악이죠, 함정에 빠진 영원한 초보들이 아닌 사람들은 상대가 기본스텝
몇가지만 잘해도 파티에서 충분히 즐겁게 춤을 출 수 있습니다.
반면에 상대가 자신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스텝들을 시도하는
경우는 춤을 전혀 즐기지 못합니다. 저의 경우도 여자가 내가 리드하지
않은 장식동작을 음악에 안맞게 마구 사용하면 춤추다 짜증이 납니다.
남자가 무리한 리드를 할경우 여자가 느끼는 짜증은 더하리라 생각되죠.
새로운 동작 습득이 잘 안되면 잘 되는 동작으로만 추면 됩니다.
모든 분들이 그런 마음으로 춤을 즐긴다면, 춤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6. 생각하세요
탱고를 하다보면 어느새 춤에 취해 감각이 마비된 듯 한 상황이됩니다.
하지만 리더는 자신의 감각을 열어놓아야 합니다. 사실은 탱고를 추는 동안
자신의 감각과 머리는 어느때보다도 민감해져 있어야합니다.
남자는 여자가 움직일 수 있는 길과 자신이 갈길을 항상 봐두어야 하고
좁은 공간에서 출때 사방에서 오는 다른 사람들과 장애물의 위치를
계산하면서 스텝을 리드해야하죠. 그뿐아니고 탱고는 다른 춤과 달리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발과 다리와의 접촉이 있습니다. 위치와 타이밍을
잘못 계산하면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다음 발의 위치를
정확하게 둘 수 있도록 부단히 훈련해야합니다.
춤을 완벽하게 추어도 파티장에서 자주 부딪치는 사람 역시 영원한 초보입니다.
7. 가슴이 먼저
남자의 리드는 항상 가슴이 먼저 나갑니다. 가끔 이걸 보여주기 위해
남자 선생이 뒷짐지고 여자와 가슴만 맞대고 탱고를 추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팔로 밀거나 다리가 앞으로 나가는게 아닙니다. 항상 가슴이 먼저.
여기서 이해해야 할 것 하나는 다리의 움직임인데, 탱고에서 다리는
허리를 기준으로 항상 정면/후면이나 옆으로만 움직이고 대각선이나
엇갈리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머리와 가슴은 항상 정면을 유지합니다.
따라서 방향을 바꿀때는 움직을 방향으로 허리를 틀어야합니다.
이건 오초와 히로(몰리네테)를 할때 특히 중요합니다. 또 모든 스텝이
자신의 몸 중심에서 4방향으로만 움직인다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이걸 잊으면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8. 스텝은 일정하게
남자도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만, 여자의 경우 특히 모든 스텝의 크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해야합니다. 그것이 오초이건, 히로이건
뒤로 걷든, 앞으로 걷는 일정한 크기를 유지해야하죠. 그래야 남자가
균형을 잃지 않고 리드를 할 수 있으며 사카다나 라피스같은 스텝을
안심하고 시도할 수 있습니다. 만약 파티에서 여자가 스텝이 일정하지
않아 정확한 발의 위치를 짐작할 수 없는 경우, 남자들은 일단 위험한
스텝은 하지 않도록 하고, 만약 시도할 경우는 보통은 금기지만 밑에
발의 위치를 보고 하도록 하세요.. 안전이 중요하니까.
9. 자신의 체중은 자신의 책임
탱고를 몇년을 하더라도 도움이 되는 연습이 있다면 그건 혼자서 하는
오초일겁니다. 앞 뒤 (오초 아델란테, 오초 아트라스) 모두 도움이 되는데
특히 이건 자신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죠. 춤 추는 도중
상대가 균형을 잃으면 파트너 역시 균형을 잃게 됩니다. 가끔 들리는
얘기들이 여자나 남자가 상대가 균형을 잃어 허리를 다친 얘기입니다.
유명한 카를로스 코펠로도 그런 일로 허리를 크게 다쳤다고 하더군요.
자신의 체중은 자신이 책임지도록 하세요. 그게 되어야 자신이나 파트너의
몸무게에 상관없이 춤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한다면, 자신의 춤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살리다 하나밖에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면 그 자신의 살리다를
갈고 닦아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스텝으로 만드세요. 모든 사람이 다같이
육체적 재능을 타고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몇개의
스텝은 연습으로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럼 그 완성된 스텝을 사랑하고
그걸 즐거이 사용하세요.
첫댓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퍼가도 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