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는 많은 지식인이 활동하였다. 물론 논자에 따라서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대략 이 시대 지식인은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한 분류는 학문에 침잠해 성현의 도를 추구하는데 주력했던 인물로, 대표적으로는 이황(李滉)과 이이(李珥)를 들 수 있다. 이들은 현실에 참여하기도 하였지만, 그보다는 성리학을 학문적 바탕으로 하여 내면 수양의 기초가 되는 심성의 탐구에 주력하였다.
다음으로는 의리의 실천에 주력했던 인물로, 대표적으로는 조식(曺植)과 송시열(宋時烈)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내면의 수양을 전제로 축적된 학문의 실천에 주력했던 인물들이었다. 마지막 부류로, 국가 경영의 경륜을 실천했던 인물들로, 조선 전기에 양성지(梁誠之)를 비롯해 김육(金堉)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들은 실제 국가 경영의 현장에 참여, 경륜의 실천에 주력했던 인물들이다. 다만, 당대 지식인을 반드시 어느 한 부류에 속한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앞서 제시한 이이의 경우 의리의 추구에 주력하면서도 실제 국가 경영의 현장에 참여하며 자신의 경륜을 제시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분류는 경향성의 파악을 위한 편의적인 것일 뿐이다. 이 같은 3가지 분류에서 이황은 첫 번째에 해당되는 인물로, 철저하게 의리의 탐구에 치중하였으며, 그의 주된 관심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해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