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엔젤레스 UCLA 대학 근처에 있는 랜초 파크(Rancho Park) 골프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면서 하루를 보냈다.
이 골프장은 로스엔젤레스시가 운영하는 퍼블릭 골프장 중에서도 최고의 코스를 자랑하며 항상 골퍼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 골프장은 PGA TOUR 로스엔젤레스 오픈이 무려 17 차례나 개최된 바 있고, 파 72의 18홀 정규 코스라서 스코어 내기가 쉽지 않고 코스가 까다롭기로도 유명하다.
이 코스 18홀 파 5 티잉 그라운드에는 필자의 이목을 끄는 아놀드 파마의 기념비가 하나 서있었다. 화강암으로 된 비문 위에는 이 비문을 설치한 이유와 그 홀의 코스 그림과 함께 그 홀의 코스위로 OB의 공이 날아간 행적을 그린 코스 지도를 함께 새겨 놓았다.
그 비문을 읽어보니 ‘제 35회 L.A. 오픈 대회가 있던 첫날,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었던 아놀드 파마가 이 18번 홀에서 무려 12타의 점수를 기록하였습니다. 모든 골퍼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로스엔젤레스 주니어 상공회의소가 이 탑을 이곳에 기증하였습니다. 아놀드 파머의 드라이버샷은 나이샷이었지만 세컨샷을 친 것이 두번의 슬라이스와 두번의 훅으로 모두 OB가 나서 총 12타의 스코어를 기록하였습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이 비문은 세계적인 유명 프로 골퍼라 할지라도 파 5홀에서 12타를 칠 수도 있으니 항상 골프에 임할 때는 겸손하고 신중 하라는 교훈을 주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함께했던 일행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곳에서 골프를 하는 모든 골퍼들은 이 비문 때문이어서 그런는지 모르지만 이 홀에서만은 신중하게 플레이를 하여 매월 골프대회를 했던 스코어를 뽑아 분석을 해보면 평균적으로 홀의 스코어가 좋다고 한다.
특히 파 5홀의 2번째 샷은 페어웨이우드 보다는 정확성을 기하고 OB 방지를 위해 아이언으로 세컨샷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 골프장의 죠루트 지배인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이렇게 파 기준 7개 오버 샷을 하는 프로 골퍼는 아놀드 파머 뿐만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004년 마스터스 오픈에서 한 프로는 아멘코너 13번 파 3홀에서 12타를 친 경우도 보았고 2000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17번의 로드홀의 항아리 벙커에 빠져 무려 6번만에야 빠져 나와 결국 파 4홀에서 무려 11타를 치고 크게 실망하는 선수를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 홀에 와서 이 비문을 읽어 본 골퍼들은 도대체 ‘파 5기준 7개 오버” 를 영어로 어떻게 표기하는지 상당히 궁금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통상 우리들은 파 기준에 1개 오버할 경우 보기, 2개 오버라면 더블 보기, 3개 오버는 트리플 보기 라고 부르고 있고 또한 골퍼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그 다음 4개 오버 부터는 표현이 쉽지 않다. 특히 외국인과 대화시 급하면 숫자로 7오버파 라고 얘기하면 통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고급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아무래도 격이 있어 보이고 골프는 어느 스포츠 보다도 매너를 중요시 하고 다양한 전문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용어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품격은 더 돋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