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지루하거나 피곤할 때 인도를 여행해 보라'라는 말이있다.
내 이종사촌이 인도를 여행하고선 가고 싶지 않은 나라, 그러나 다시 가고 싶은 나라라고 모호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인도는...내가 예전 사우디에서 근무 할 때 우리회사 전화 교환수 ‘토마스’의 교활한 눈동자와 얍상한 그의 행동이 기억나 그들의 선입견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승현이가 내 베트남 여행기의 꼬리말에 남긴 <슬픈 인도-인도 히말라야 방랑기>를 소개하여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10년 넘게 여러 대륙을 넘나든 작가 이지상은 1985년 서강대를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1988년부터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인도등을 여행하며 그 여행기를 벗 삼아 사는 사람. 그가 인도 히말라야 지역을 돌며 만난 사람들과 사건, 그리고 인도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담은- 다섯 차례 인도를 여행하고 쓴 - 이 책에서 그는 산업화에 몸살을 앓고 있는 인도, 오염 되가는 인도의 모습을 안타까워 하고있다.
그의 인도에 관한 여러 묘사 중 느리게 산다는 것-요즘 일부에선 느리게 살자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지만-
버스기사가 친구를 만나러 사라져도 불평없이 언제까지나 기다리는 승객들이며 , 점심시간이라 창구를 닫고 식사하러간 기차역 매표원을 기다리는 인도인들을 보고 작가는 조급하지 말자며 이렇게 쓰고 있다.
"컴퓨터가 다운되고 점심 식사하느라 두시간 반 걸려 기차표를 사게 되더라도 어차피 기차표는 사게돼 있다. 급할일은 없다."라고..
그렇다 문명의 이기로 인해 우리가 잃은것은 여유로움일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가 빠르게 살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비교 해 보면 득실의 계산은 어떻게 될까?
소박하고 담백한, 가공되지 않은 이 책에 대해 더 이상 나의 생각을 첨부 하지 않고 인상깊은 귀절들을 옮겨본다.
다음의 짧은 글에서나마 느껴지는 무엇이 있다면(또는 없다면) 그건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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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여행자들은 결국 인도로 흘러든다. 그리고 한번 인도에 정들면 자꾸 그 곳만 가게 된다. 세상으로부터 숨고 싶어서, 바람처럼 떠돌고 싶어서, 명상이나 요가에 관심 있어서, 혹은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 때문에…."
고향을 그리워말라. 어디서 왔는가 묻지 말며, 어디로 간들 두려워 말라. 항해가 곧 우리의 고향이니, 끝없이 가는 이 여행길을, 삶을 사랑하라. 바람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되, 바람은 자유롭지 않은가?
나는 흐르는 강물을 쳐다보듯이 인도를 그냥 바라보았다. 그때 인도가 가슴속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기듯이. 나는 인도에 몸을 맡겼다.
내가 돌아갈 세상의 집, 그 또한 덧없이 사라지는 한줄기 환상인 것을...... 세상을 살아오며 늘 허망하고, 불안하고, 외로웠던것은 내 진정한 집을 잘못 알았기 때문이었으니, 세상에 있지않은, 영원한 나의 집을 찾기 전까지 나 또한 평생 울며 이 낯선 세상을 방황하리라.
새벽에 나가본 갠지스 강은 활기에 차 있었다.순례자들과 관광객들을 태운 배들이 넓은 강을 거슬러 올라갔고,가트(강변의 계단)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몰려 있었다.팬티만 걸친 채,또는 사리를 걸친 채 강물 속으로 들어가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사람, 껍질을 반쯤 벗긴 나뭇가지로 이빨을 닦는 사람,코를 푸는 사람, 그릇을 닦는 사람, 웃고 떠들며 아침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로 갠지스 강은 활기에 차 있었다. 한쪽에서 소년이 머리에 비누를 바르고 벅벅 문지른 후 물속으로 쑥 들어가자 뿌연 비눗물이 물 위로 번지기 시작했다. 그 옆에서 사내가 비눗물로 풀어진 물을 휘휘 저으며 고개를 물 속에 처박았다. 한참 만에 나온 그는 두 손으로 물을 떠서 마시기 시작했다.열네 번씩이나 그렇게 마셨다.그리고 마지막에 코를 "팽" 푼 후,물에 뜬 자기 코를 손으로 휘휘 젓더니 물을 퍼 마시기 시작했다. "갠지스 강물은 성수예요.그것을 믿고 마시면 아무 일 없지만그것을 안 믿으면 배탈이 나요."뱃사공 소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그것을 믿니?"소년은 대답 대신 손으로 강물을 퍼서 마셨다.갠지스 강이 성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믿음이 갠지스 강물을 성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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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한 듯, 달관한 듯한 인도 사람들의 담담한 이야기와 어우러진 사진이 있는 이책은, 빠른 속도와 쾌락에 중독되어 있는 우리의 감각을, 조금씩 일깨우게 해준다. 빨리 달릴 때는 무엇인지도 모르게 스쳐 지나가던 장면들이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어느새 우리는 '삶'을 느끼게 된다.
여기 또하나 인도에 관한 책을 소개한다.
작가 류시화의 산문집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시인이자 명상가, 번역가로 활동중인 류시화는 주로 명상과 인간의식 진화에 대한 번역서를 소개하는 한편 인도와 네팔, 티벳 등지를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류시화는 자신이 전생에 인도인이었다고 말할 만큼 인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 인생의 황금기는 여행에 있었으며, 특히 인도 여행은 그 황금기의 열매와도 같은 것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삶을 배웠고, 세상을 알았다.
그곳에서 나는 때로 당혹스러웠고, 어지러웠으며, 사기를 당하기도 했고, 무서워 도망치기도 했다. 허무하거나, 존재 밑바닥까지 행복하기도 했다. 눈을 똑바로 뜨고서 나 자신과 마주서본 적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인도였다."
놀라운 것은 평범하다 못해 천하기 짝이 없는 책 속의 인도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나름대로 철학자라는 점이다. 가난한 릭샤 운전사 차루의 '노 프라블럼' 철학, 누더기 담요를 두른 요기 싯다 바바의 세 가지 만트라, 미치광이 구루(영적 스승) 스리 바가반 구루의 '자유로운 정신'에 대한 화두 등……. 또 돈을 줘도 절대로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지들, 선행을 베풂으로써 자신의 악업을 씻으니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라는 것이다. 가방 속의 화장지를 아무 말없이 꺼내가는 인도인 남자에게 따지면 '이게 왜 네 거냐? 네가 잠시 갖고 있는 거지?'라며 오히려 당당하다. 기차 안에서 좌석표도 없이 무례하게 끼여앉은 사람들 보고 자리 주인이라고 말하면 '잠시 앉았다가 떠날 자리를 가지고 무슨 근거로 네 자리라고 주장하는가?' 하고 조용히 대답한다. 물건값을 깎고 기분이 좋아 돌아서는데 '그렇게 물건값을 깎아서 사니까 넌 행복하냐?'고 상인들은 반문한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은 이렇듯 그가 지난 10년 동안 열 차례에 걸쳐 인도 등지를 여행하면서 체험한 엉뚱하고, 기발하고, 감동적인 일화들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상이나 그 흔한 풍물 스케치가 없다. 다만 명상을 하고 글을 쓰고 구도의 길을 걷는 그가 인도의 시장에서, 허름한 여관에서, 더러운 기차 안에서, 한적한 마을에서, 광활한 평원에서, 히말라야 동굴의 스승 밑에서 직접 체험한 사건들과 감동이 있을 뿐이다.
자~ 이렇게 인도에 관한 2권의 책을 소개했다.
여러 카오스가 존재하는 인도.그런 속에서 역설적으로 질서, 행복,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그런 말들을 따라 언제 인도 여행 해 볼라우?
마지막 존 그리샴의 신간도 빼먹을수없다.제목은 "하얀집"이다 이제까지의 존 그리샴은 법정 스릴러만 써서 이책이 존 그리샴의 책이 맞나 할정도로 문학소설이다. 20세기 중반 미 남부의 목화밭을 배경으로 7살 꼬마의 시각으로 바라본 소설인데 이제까지의 존 그리샴과는 다르다. 꼭 읽어 보기바란다.
첫댓글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돌아 왔슴다!
드뎌 명진이의 진면목이 나타나누먼.. 왜 이런 글을 올리기까지 오랜시간이 필요했는지 궁금했단다... "등화가친"... 좋은 계절임에는 틀림읎다...여유로움..태만..나른함..행복..모든 것이 이 계절에 어울리는 단어임에는 분명한 것같구나...
명진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이 나왔다. 제목은 "나무"이지만 실은 열 몇개의 단편 소설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정신세계가 더욱 원숙해지는걸 느끼게 하는책이다.이친구 한국독자들을 위해 꼭한국사람 하나 등장시키는것도 잊지 않는구먼...
그리고 참 시오노 나나미의 신간도 나왔다. 중세의 사랑 이야기를 시오노 나나미다운 필체로 그린책인데 그역시 점점 필체가 원숙해 지는것 같다.역시 단편 모음집이다.
또하나 "레오폴드 왕의 유령"이란책인데 19세기말 벨기에 왕 레오폴드의 아프리카 콩고를 지배 하는이야기이다 소설 형식이나 이야기가 논픽션이므로 재미는 별루 없지만 "슬픈인도"의 기행문 보다 연민?이 더일어나는책이다.
우와~ 권하는 책 많아서 좋네. 지금도 읽을거 밀렸는데... 지금은 가브리엘 루아의 '내 생애의 아이들'이라는 책을 읽고 있으니 권한 책들은 장바구니에 넣어들께~^^ 참! 내게 권하지만 말고 읽은 책들 독후감 올리지 그랴~? 좌우간 탱큐~!
마지막 존 그리샴의 신간도 빼먹을수없다.제목은 "하얀집"이다 이제까지의 존 그리샴은 법정 스릴러만 써서 이책이 존 그리샴의 책이 맞나 할정도로 문학소설이다. 20세기 중반 미 남부의 목화밭을 배경으로 7살 꼬마의 시각으로 바라본 소설인데 이제까지의 존 그리샴과는 다르다. 꼭 읽어 보기바란다.
밥 먹고오니까 승현이가 무지막지하게 꼬리글 많이 달아났네.어쨌던 명진이 덕분에 인도 여행 잘했고<하늘 호수로 떠난여행> 책 사러 보냈다.그리고 빌려 간 책 제발 좀돌려주라 수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