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이 넝마주이 바닥에 널린 종이줍듯 돌아다녔지.
해뜨면 옷갈아입고 밖으로 쏘다니면 돌멩이 주울 일도 있겠기에...
해질 녘에는 다시 돌아와야지
하루종일 굴러먹은 몸뚱이도 쉬어야 하니까...
그랬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질끈 눈감고 생각해 보아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어. 그냥 살아갈 뿐이었어.
사람들은 내일은 해가 뜬다며, 구름 뒤에도 해는 웃는다며
듣기좋은 말을 많이 하지만, 그런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베게에 머리를 얹으며 곰곰이 생각을 하였지.
오늘을 지낸 하루가 어떤 하루였는 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남는 일이 없었어.
고민하고 실없이 웃고 공연히 미워하고
죄없는 나뭇이파리만 잡아뜯었지.
마음풀 길이 없었기에...
막상 삶에 고통을 당해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은
좋은 말을 한번도 듣지 못해서였을까?
듣기에 무척 좋은 말.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앞에서 남들 듣기좋게 하는 말이
귀에만 들리는 사람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앞뒤 꽉막힌 골목에 다다른 사람들이
울며불며 살고싶은 발버둥을 치지 않았을까?
백에 두, 셋일 뿐이지, 인생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자는...
그러니 아침해가 뜨면서 밖으로 삶을 찾기위한 돌아다님이
해지고 돌아오는 두다리에 삶은 파처럼 굳센 힘줄이 풀려버린 거지.
앞으로 가야할 길은 아직 멀었고 길은 길에 이어져 있으니
무저궁(無低穹)에 빠져서 망가질 삶이 아니라면 살아야는 하지.
인생이 그렇게 먹다버린 거지밥은 아니니까...
오늘의 피곤한 몸과 다리는 쉬면서 한숨을 내쉰다.
내일 또 이런 삶을 살아야 하니까...
이미 파놓은 어렴풋 보이는 북망산 언덕으로 가기 전
예수는 골고다 언덕을 꾸역꾸역 힘들게 올라가 죽임을 당했지만,
절대로 그렇게는 당할 수 없지.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지만,
힘없는 자가 한을 품으면 몇 세대로 이어짐을 중국와서 알았지.
그래서 몇 세대를 두고 한을 품은 들
그런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살아가기 더 각박해질 뿐이지.
잊을 건 잊고 갚은 걸 갚고 받을 건 받아야 할 인생...
그 인생도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네.
그런데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
인생은 살아가는 데까지는 살아봐야 하는거라고...
별 의미는 없겠지만, 안살아갈 수는 없기에...
첫댓글 갑자기 무거워진 글 내용이네요 그래도 감사함으로 살아가는 1인입니다. 삶에 큰 미련도 없지만 그냥 버리기에 또한 아까운것이 삶이기에,... 될수있는한 즐겁게 조금이라도 나누면서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가는것이 하나님의 바라심이라고 생각하고 생활합니다. 예전에 비해서 글들이 많이 무거워지는것 같습니다. 좋은일만 있으시길,...^^;
감사합니다. 일상에서 누구나 겪는 일이기에 그냥 써보았습니다. 아직도 살아갈길이 남았으니 겪어야 할 문제들도 많이 있나 봅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
늘~감사하는마음으로 님의 글을 읽는답니다..왜냐면 맘이 통하는 글만쓰시니....
제가 오히려 감사합니다. 살아가는 모습들이 다들 비슷비슷한 가봅니다. 인생은 이렇게 저렇게 뒤바뀌면서 변해가지요.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
한 번 읽을 때는 잔뜩 염세적이라 느꼈는데.. 그래서 평소 시골버스 님의 정서와 글 분위기와 좀 다르다 싶어 15분 후 다시 읽어 보니 아주 염세적이지만은 않군요. 살짜기 보이는 삶에 대한 추향성을 꼬옥 보듬고 나아가자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목소리에 맞춰 다시 두 발에 힘을 실어 봅니다.
좌절하고 일어서고 좌절하고 일어서고... 인생은 시지프스 대왕의 돌덩이처럼 산꼭대기까지 올려야 할 바윗돌을 등에 지소 살아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