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지난 5일 '유관순 열사 영정 21년만에 교체…투옥 이전 10대 얼굴로'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사진이다. 신문은 "문화관광부 산하 동상영정심의위원회(위원장 안휘준)는 2일 회의를 열고 윤여환(54) 충남대 회화과 교수가 제작한 유 열사의 전신 영정을 새 표준영정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영정 교체 소식을 전했다.
기사의 내용대로라면 왼쪽이 기존의 유관순 열사의 영정이고, 오른쪽이 새로 바뀐 영정이다. 새 영정은 투옥되기 전 이화여고 강당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무릎 위에는 태극기가 가지런히 올려져 있다. 그런데 태극기의 모양이 이상하다.
유 열사의 무릎에 놓인 태극기에는 4괘 중 건과 감이 보이는데, 태극의 푸른색 꼬리 부분과 붉은색 둥근 부분이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표준 태극기를 참고해 보면, 건과 감이 보일 경우 태극의 붉은색 부분만이 보여야 한다.
3·1 운동 당시 태극기가 현재의 것과 달랐다고 가정해 볼 수 도 있지만, 영정을 제작한 윤여환 교수는 5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 열사가 지닌 당시 태극기는 태극과 사괘의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현재의 표준 태극기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윤여환 교수가 표준태극기와 목각판을 비교한 사진네티즌들은 영정 속 태극기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수정을 요구했다. 독자 '태극기'님은 이를 도깨비뉴스에 제보하며 "유관순의 새 영정속 태극기가 아무리 이리저리 돌려봐도 이상하다"며 "잘못된 것이라면 빨리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독자 '나도보기'님은 "유관순 열사의 영정의 손에 태극기 모양도 똑바로 그리지 못하는 교수가 영정을 그렸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도깨비뉴스 독자 '허허'님은 "당시에는 태극기의 규정이 마련되기 전이므로 4괘는 그리는 사람에 따라 달랐다"며 "그러므로 저 당시 그림의 4괘가 지금과 다르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는 의견을 남겼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영정을 그린 충남대학교 회화과 윤여환 교수와 전화통화를 해봤다.
윤 교수는 "동아일보에 보도된 유관순 영정은 문화관광부 2차심의 제출작으로 최종작이 아니다"며 "내가 참고로 보내준 2차심의 영정 사진을 가지고 동아일보가 마치 최종작인듯 보도해서 오해가 생긴 것이다"고 해명했다.
윤 교수는 "2차심의 영정에 보이는 태극기는 3.1운동 당시 사용했던 목각판(독립기념관 소장)을 찍어 재현한 것인데, 잘못된 태극기로 오인할 소지가 높고, 유 열사가 사용한 태극기도 아니기 때문에 최종작에서는 1949년에 제정된 표준 태극기로 고쳐 그렸다"고 밝혔다.
아래 그림이 바로 최종작. 윤 교수는 사람들의 오해가 깊어질 것을 우려해 "도깨비뉴스에 최종작의 태극기 부분만을 최초로 공개한다"고 말했다. 최종작은 표준 태극기와 모양이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