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며
산을 오르기 전에 공연한 자신감으로 들뜨지 않고
하얀 보름달을 품은 깊은 계곡처럼
잔잔한 마음 넘치게 하며
오르막길에서 가파른 숨 몰아쉬다 주저앉지 않고
사색의 마음으로 산과 하나되게 하며
내리막길에서 자만의 잰 걸음으로 달려가지 않고
함께 내림의 발걸음이 되며
평탄한 길에서 게으른 마음으로 길을 나서지 않게 하소서 ...
잠시 무거운 다리를 그루터기에 걸치고 쉴 때마다 계획하고
고갯마루에 올라서서는 걸어온 길 뒤돌아보며 ...
두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야할 지 모를 때도 당황하지 않고
나뭇가지 하나도 세심히 살펴 길 찾아가게 하소서 ...
늘 같은 보폭으로 걷고 언제나 여유 잃지 않으며
등에 진 짐 무거우나 땀 흘리는 일 기쁨으로 받아들여 정상에 오르는 일에만 매여 있지 않고
오르는 길 굽이굽이 아름다운 것들 보고 느끼어
우리가 오른 봉우리도 많은 봉우리 중의 하나임을 알게 하소서
가장 높이 올라설수록 가장 외로운 바람과 만나게 되며
올라온 곳에서는 반드시 내려와야 함을 겸손하게 받아들여
산 내려와서도 산을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 -- 도종환님 // 산을 오르며 중에서 ...
도종환님의 詩와 이번 25 구간의 산행 풍경을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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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지네요,,,,
멋집니다, 담아갑니다
산대장님 사진도 詩 입니다시가 있는 산사진이 너무 아름답네요그런데 도환 시인님도 혹시 산우신가요표현이 너무나 우리의 마음과 같으니...
ㅇㅓ머도환님도 저런 시를 쓰시네요. 새스러워라 제가 늘 주문하고 싶은 기도문이네요. 동감 백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