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사순절 묵상 (15)
기독교의 신앙 문화와 전통에 따라서
사순절을 지키는 기간과 방식이 다르기도 하고
또 지키지 않는 교단들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육체의 방종과 욕망을 제어하며
자신을 성찰하고 죄를 회개하여
삶의 방향을 돌이키는 것은
기독교 신앙의 중심 가치입니다.
그런데 그 방향이 중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삶을
따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순절에 묵상할 성경 본문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빌립보서 2장은
이 시대에 다시금 깊이 새겨야 할
내용입니다.
여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비움'이 나옵니다.
5절부터 8절 내용을 주목하십시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 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신약성서의 기록 중에서
오래된 이 본문을 비움이라는
헬라어 '케노시스'를 써서
'케노시스 기독론'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기독교 신앙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이 되신 하나님입니다.
그분의 인격과 삶에서
자기 비움이 본질입니다.
자신의 존재와 온몸을 던져
자기 비움을 실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오늘날에 왜 중요한지 생각해 봅시다.
21세기의 사분의 일 즈음을 지나고 있는
인류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위기의 현상은 얼른 봐도 명백합니다.
동유럽과 중동의 전쟁,
발등의 불인 기후 위기,
더욱 빈번해질 세계적 전염병,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그에 따른
도처의 주도권 갈등,
빈부와 계층과 세대와 성별 등의
극심한 대립에 취약한 대중 민주주의…
이런 현상의 근본 원인은 끊임없이
더 소유하려는 자기 욕망의 인간 본능입니다.
신자유주의가 이 욕망의 본능을
부추겨 극대화했습니다.
인류는 지난 40년 동안
이 삶의 방식을 좇아
더 소유하고 더 소비하고
더 쾌락을 즐기는 쪽으로 내달려왔습니다.
지구 행성 자체가 물리적으로
한계를 갖고 있으니 파국의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모두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얘기합니다.
21세기의 인류는 삶의 태도와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기 욕망의 실현에서
자기 비움과 타자를 포용하는 쪽으로
전환해야 인류가 생존합니다.
사순절은 근본적으로 삶의 태도를
자기 비움으로 전환하는 훈련의 기간입니다.
사순절과 4월 10일의 총선 기간이
거의 겹칩니다.
자기 욕망의 극대화가 속성인
세속 정치와 자기 비움을 훈련하는
사순절의 신앙이 서로 어떻게 작동할지,
한국 교회는 또 한 번 시험대에 섭니다.
금산교회 김화준목사 드림
카페 게시글
금산교회사순절묵상(각,년도)
2024년 금산교회 사순절 묵상 (열다섯번째날)
김진환
추천 0
조회 97
24.02.29 17:35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