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에서 사는 동생이 언니 도와준다고 11일 오후에 도착해서 15일 저녁에 갔다. 삼년만에 만난 동생이 반가웠는데 그동안 등뼈에 난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해서 몸이 많이 약해 보였다. 원래 12일이 키모 예정이라 언니 돌봐 준다고 왔는데 또 미루어 졌다. 뼈 조직 검사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준비 다하고 시누이가 구해준 간병인도 동생도 대동해서 갔는데 첵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조직검사를 해야하니 24일에 하자는 것이었다. 이건 환자를 농락하는 것인지 지난달 12일에도 그러더니 또 그런다. 암환자를 살리려는것인지 검사결과만 기다리다가 죽이려는 것인지 너무 화가났다.
알고보니 이유인 즉슨 건강보험에 있었던것 같다. 지난 여름에 인턴쉽했을때 받은 건강보험으로 등록을 했는데 그동안 잘 써오다가 돌연 12월 7일에 병원측에 보험회사에서 실수로 지불한 병원비를 환불해 달라는 통보를 받아서 12월 8일에 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니 12일날 있는 키모비용을 환자가 지불해야 한다고 연락이 와서 그러면 기존의 보험으로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그건 보험가 제공하는 주치의가 소속되어 있는 오피스에서 리퍼럴을 해주어야 하는데 엠 병원은 네트웍에 들어있지 않기에 이에 해당하는 서류를 만들어 보험에서 허락하는 조건으로 적용된다고 그 절차를 알려주어서 다행이 기존의 보험으로 병원비를 낼 수 있게 되었는데 문제는 12월 8일 이후의 병원비에 적용된다고 했다. 그래서 여름에 근무하던 곳에 연락을 해서 연장해 줄수 있냐고 하니 다행히 간과했다고 하며 절차를 밟아 12월 28일부터 결과적으로는 두개의 보험으로 병원비를 충당하게 되었다.
연초이삼일간 엠병원에서 보험 확인절차를 밟아서 4일 5일부터 잡혀있는 치료 일정을 잘 소화하고 있었는데 뼈조직검사를 키모하기전에 하지않고 19일에 잡아놓아서 담당의사가 12일에 하지말고 24일에 하자고 한 것이다. 아니 왜 12월 말 전에 조직검사를 할것이지 이제와서 한다고 하냐, 조직검사 할 비용을 현금으로 내어도 되냐고 물어보면 될 일을 질질 끌어서 한달반을 미루면 어떻하냐고 담당 의사와 병원측의 설문조사에 치료의 의견에 대한 답변을 써서 보냈다. 주치의 한테는 왜 또 미루냐고 24일에는 항암치료를 할 수 있냐고 그랬더니 24일에는 꼭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암투병을 하는 동안에 친해진 암선배님들이신 안씨 그리고 이씨 부인들은 우리 성당 식구이기도 하다. 그들 덕분에 암에 대한 지식을 얻고 어떻게 투병을 하는지 어떻게 음식을 조리하고 먹는지 어떻게 운동하는지 어떻게 삶에서 녹여내는지를 배우고 또 성당 레지오 회분들은 기도를 열심히 해주시고 있다. 우리 주일학교 선생님들도 기도 열심히 해주고 계시다. 비록 가족간의 갈등으로 속을 썩여서 스트레스 받아서 암에 걸리긴 했지만 이번기회에 모두 달라지는 삶을 사는 경험을 하고있다. 친정식구 그리고 시댁식구, 특히 이곳에 오면서 우리가족을 위기에 몰아넣은 시누이와의 관계도 달라지고 남편과의 관계도 서로 도와주는 관계로 가고있다. 앞으로 얼마나 오래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남은 여생 행복하게 서로 어우러져 친정 시댁 식구들과 잘 살 수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암에 걸린 것은 개인적으로는 복불복으로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그 결과는 나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우선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바꾸게 되었고 내몸을 소중히 하게 되었고 돌보게 되었으며 집 안팍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계기가 되었고 집안 식구들과도 서로 도와주며 화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하는님의 뜻이었던것 같다. 엠병원에서 순조롭게 스케줄대로 잘 갔으면 좋았겠지만 보험관계로 한바탕 고생을 했지만 이또한 더욱 나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니 오직 하느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모쪼록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함부러 말하지도 말고 일히일비하지도 말고 그저 무던하게 묵묵하게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모든 것이 합해져서 선을 이루게 되는것이 하느님의 섭리라고 믿게 되었다.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이웃과 서로 도우며 행복하게 살아햐 할 것이다.
첫댓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습니다. 우리의 눈으로는 보지 못하는 것들, 우리의 생각으로는 판단하지 못한는 것들,
듣지 못하는 것들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오로지 스타님의 건강만을 생각하시기를 ~. 저도 미력이나마 기도하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정말로 내일을 알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가봅니다.
스타님~ 내일도 믿지말고, 어제에 연연하지도 말고, 그저 오늘하루만 열심히 살아갑시다.
긴 세월, 화를 내고, 긴장하고, 아무거나 먹고 살았다면, 그 반대로 하면 낫지 않겠습니까?
칼라 야채를 많이 드시고, 탄수화물 식사를 줄이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내 입맛에 맞는 식사보다는 몸이 원하는 식사를 하도록 저 역시 노력 중입니다.
마음을 잘 다독이고, 좋은 것만 생각합시다. 분명 어딘가에 답이 있을 겁니다. 용기 잃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