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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미카엘 전
비가 온다
우울한 내 마음을
마구 때린다
아픈 곳을 콕콕 정확히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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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잠바
미카엘 전
좀 멋 내느라
봄 잠바를 입었다.
전철 안의 파카(오리털 잠바)와 털옷을 입은 시민들이 따뜻해 보인다.
너무 일찍 꺼내 입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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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 경비원
미카엘 전
만 4~5세 어린이가 손을 흔든다.
아버지 손에 잡혀 할아버지 할머님댁에, 아빠 엄마 직장 출근할 동안 맡겨지러 가는 길이다.
이 어린이는 1세 ~2세까지는 경비원 아저씨와 인사를 반갑게 나누었었는데,
3세 정도가 되니, 일부러 눈도 마주치지 않고 경비초소 앞을 지나다녔다.
나는 저 놈이 사춘기가 되었구나 하며 기다렸다.
4~5세가 된 요즘 조금씩 인사를 하는 모양세를 취하더니,
오는 것을 보고, 오늘은 내가 일부러 다른 곳에 시선을 준 다음 뒤돌아보니,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아빠 및 형과 떨어져서,
나에게 인사하려고 기다리다가 손을 흔든다.
아, 나의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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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 경비원
미카엘 전
휴가를 마치고,
재활용 분리 작업 장소에 와보니,
재활용 물품들이 많이 바닥에 널려 있다.
작업복을 갈아 입고,
능숙한 솜씨로
부지런히 재활용 물품들을
분리, 정돈하니,
재활용품 분리 장소가 깨끗해졌네.
나는 재활용품 분리 장소를 깨끗하게 하는 지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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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
미카엘 전
책을 펴니
눈 앞이 캄캄하다
내 마음이 정화되어
내 시야가 열리길
한없이 기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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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미카엘 전
봄이 오는 입춘의 계절엔
항상, 자주 늦는 느낌이다 내가.
봄은 벌써 저만치 달려가는데
내복은 여전히 2~3개 끼워 입고
있으며
봄에 페인트 칠할 집 구석 구석이 머리에 떠올라 한숨 나온다.
아, 봄이여,
같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