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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터 스크랩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 ⑤ 小食하면 왜 오래 살까
ysoo 추천 0 조회 63 13.05.14 23:5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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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엔진’ 미토콘드리아 효율 높아져 씽씽~

 

김은기의 ‘바이오 토크’ ⑤ 小食하면 왜 오래 살까

 

하루 한 끼만 먹어볼까. 아니면 요즘 유행한다는 ‘가끔 굶기’를 하면 출렁이는 뱃살이 줄어들 수 있을까. 어떻게 먹는 게 장수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100세 된 노인이 댄스를 즐기고, 산악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누비고, 하루 수㎞를 걷고, 매일 정원에서 야채를 키워 내다 파는 곳. 오키나와다.

이곳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세계 장수촌 4개 지역 중 하나다. 이곳 사람들이 장수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최근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는 장수촌 사람들의 장수 유전자를 찾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이 발견한 공통 요소 중 하나는 ‘소식(小食)’이다. 일반인의 하루 섭취 칼로리의 70%인 1700Kcal만 먹고, 또 부지런히 움직인다.

 

소식장수(小食長壽). 과연 조금씩 먹으면 오래 살까. 과학적 근거가 있을까. 장수촌의 통계는 믿을 만한가. 장수촌의 다른 환경이, 예를 들면 깨끗한 공기, 맑은 물, 아니면 치열한 경쟁이 없는 마을이라 오래 사는 것은 아닐까? 적게 먹는 것이 장수의 직접 원인이라는 증거가 분명하다면 지금 저 한우 안창살로 다가가는 젓가락을 미련 없이 거둘 수 있는 신념이 생기기 때문이다.

 

 

1 초파리 대장세포에 장수 관련 유전자(PGC-1)가 들어가기 전(왼쪽)과 삽입된 뒤 켜진 상태(오른쪽·밝은 녹색 부분이 장수유전자가 발현된 부분).

2 세포 내의 엔진 미토콘드리아. 인간 진피세포의 핵(청색)과 미토콘드리아(붉은색·세포당 200~2000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3 텔로미어(염색체·청색)가 유전자 말단에 매듭용 덮개(노란색)처럼 씌워져 있다.

4 인간 나이에 따라 줄어드는 텔로미어의 길이. 나이가 들수록(오른쪽으로 갈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운데 점에 해당하는 Y축)는 감소한다.(1-9; 0, 14, 26, 36, 46, 55, 63, 71, 85세 )

자료: 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위키피디아?asianhealthsecrets.com

 

 

2011년 유명 과학 저널인 셀(Cell)은 적게 먹을 경우 켜지는 유전자를 발견했고 이 유전자 한 개만으로도 수명이 1.5배나 증가한다는 놀라운 결과를 공개했다. 질병 관련 유전자가 인간과 무려 75%나 유사해 수명 연구에 자주 쓰이는 초파리(Fruit Fly)를 사용한 이 연구는 적게 먹으면 초파리의 수명이 연장될 뿐 아니라 초파리 세포의 노화 정도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것을 함께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쥐를 실험한 결과와 인체 세포에서도 관찰됐다.

수명을 늘린 이 ‘한 개의 유전자’는 PGC-1(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Gamma Coactivator-1)이다. 소식을 할 경우 켜지는 이 유전자는 일종의 마스터 스위치 역할을 한다. PGC-1이 켜지면 수많은 다른 유전자가 영향을 받는다. 대상은 주로 비만·고혈압·당뇨 등 모두 소화·운동·에너지 같은 대사 관련 유전자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에너지다. 이 실험에서 초파리 대장 세포에 PGC-1의 양을 늘렸더니 수명이 늘어났다(사진 1).

원인은 세포의 엔진에 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수와 성능이 올라간 것이다. 세포라는 자동차가 4기통에서 6기통으로 올라가면서 엔진 효율, 즉 연비도 올라간 것이다. 연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부산물로 생기는 게 적다는 것이고 소량의 연료만으로도 같은 에너지를 낸다는 것이다.

 

 

 

쥐 식사량 40% 줄이니 수명 20% 연장

 

미토콘드리아는 자동차의 엔진이다(사진 2). 식사로 들어오는 영양분을 분해, 연소해 에너지를 만드는 신체의 엔진이다.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의 연비가 떨어지는 직접 원인은 엔진의 노후다. 이때 엔진 내부를 교체해주면, 소위 ‘보링’을 하면 자동차의 겉모습은 구닥다리지만 엔진은 청년의 엔진처럼 돌아간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제일 먼저 약해지는 것이 세포 내의 엔진인 미토콘드리아다. 효율이 나쁜 엔진 때문에 남아 넘치는 영양분은 모두 지방으로 축적되고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세포엔진의 출력과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수명이 연장될 것이다. 연소 효율을 높이는 직접적인 방법은 적게 먹는 것이다. 소식장수의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소식을 하면 마스터 스위치인 PGC-1의 양이 늘고 엔진인 미토콘드리아의 효율이 높아진다. 그 직접적인 이유는 연소를 빨리 시키는 중요한 효소(citrate synthase)가 40%나 증가하기 때문이다. 연비가 40% 증가하면 그만큼 다른 노폐물이 쌓이지 않는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폐물은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다. 활성산소는 이름만큼 우리 몸에 ‘활성’을 주지는 않는다. 반응성이 높아 오히려 다른 것들을 부수는 위험한 물질이다. 당연히 격렬한 활동, 예를 들면 고강도 운동을 하면 활성산소가 다량 발생한다.

우리 몸은 물론 이런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여러 시스템이 있다. 인체 내부에 있는 효소나 우리가 먹는 비타민C 같은 항산화제가 이런 방어 역할을 한다. 그러니 몸의 상태가 좋을 때 운동을 해야지 항산화시스템이 엉망인 상태에서 심한 운동을 하면 활성산소로 우리 몸은 망가진다. 엔진 상태가 안 좋은 차가 급가속을 계속하면 폐차장으로 갈 날이 멀지 않게 된다. ‘소식’은 비단 사람뿐 아닌 자동차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적은 양의 식사를 할 경우 수명뿐만 아니라 생체 나이에 해당하는 세포 내의 ‘텔로미어’ 길이도 늘어난다. 텔로미어는 세포 내 염색체의 양 끝에 있는 일종의 뚜껑 같은 구조의 유전자다. 마치 신발끈이 세포 내의 모든 유전자라면 텔로미어는 끈의 끝에 달려 있는 매듭용 플라스틱이다. 이게 없으면 신발끈이 쉽게 닳는다. 하지만 신발 끈이 오래되면 플라스틱도 점점 닳아 짧아진다. 세포의 경우 플라스틱의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가 너무 짧아지면 세포의 염색체는 더 이상 복제도 분열도 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사람의 세포 내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하면 그 사람의 노화 정도, 즉 생체나이를 즉시 알 수 있다(사진 3ㆍ4).

 

이 텔로미어 길이가 소식을 하면 덜 줄어든다는 게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식사량을 40% 줄이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유지되고 수명도 20% 연장됐다.

 

재미있는 점은 무조건 식사량을 줄인다고 텔로미어 길이가 덜 줄고 수명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수 영양분이 공급되면서 칼로리를 줄여야 수명 연장의 효과가 나타난다.

무조건 줄이면 오히려 수명이 감소한다는 게 최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적게 먹지만 잘 먹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오메가 3로 잘 알려진 불포화 지방산이나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 가공되지 않은 곡식에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지만 가공한 육류는 장수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게 밝혀졌다. 사람의 허리가 굵을수록 텔로미어도 많이 줄어든다. 비만은 수명을 짧게 하는 것이다. 또 조깅을 20년 정도 한 50세의 텔로미어 길이는 20세 청년과 비슷해 꾸준한 운동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

반면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길이를 줄이는 역효과를 나타냈다. 집에서 가사로 바쁜 주부의 텔로미어는 파출부를 쓰며 소파를 지키는 비활동적 ‘사모님’보다 텔로미어가 길어 장수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이런 과학적 사실과 장수촌에서는 대부분 소식을 한다는 통계적 사실로 우리는 소식이 장수의 지름길임을 이제는 확실히 안다.

 

小食은 건강 장수 조건의 일부분일 뿐

 

하지만 살면서 먹는 것만큼 즐거운 것이 또 있을까. 오죽했으면 로마시대에는 먹고 나서 위 속에 늘어뜨린 실을 당겨 토한 후 또 먹으려 했을까. 대한민국 직장인의 77%가 과잉 식욕으로 힘들어한다는 통계도 있다. 과잉 식욕의 이유는 맛있는 음식(55%)과 스트레스(32%)라고 한다. 결국 입과 뇌가 비만의 가장 큰 적이다. 실제로 우리의 식욕은 두 개의 호르몬, 그렐린과 렙틴에 의해 조절된다. 공복 시 위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그렐린은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더 왕성하게 분비돼 비만으로 이끈다. 이를 줄이려면 고통과 인내가 요구된다. 어제와 오늘의 식사량 차이를 몸이 느끼지 못할 만큼 한 끼 식사에 한 숟가락씩 줄여나가야 하는 고도의 절제가 필요하다. 이 정도면 거의 동굴에서 수도하는 수도승의 기분이 들 정도다.

 

맛있는 음식의 유혹을 참는 인내 다이어트를 하는 대신 소식이 주는 효과, 즉 PGC-1을 켜는 물질은 없을까. 최근 이러한 물질을 찾는 연구가 일부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가 성공한다면 약 한 알로 식사를 줄인 결과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즉 약 한 알로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인내와 고통의 식욕 절제를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마라톤 선수가 가장 힘든 순간에 느낀다는 소위 ‘runner’s high’의 쾌감을 코카인 한 알로 느끼겠다는 것과 같은 생각이다.

 

1932년 영국의 소설가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에서 ‘소마’라는 알약 하나로 모든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세상을 신랄하게 풍자했다. 그는 과학 만능의 시대를 경고하고 인간 의지의 중요함을 ‘멋진 신세계’라는 역설적인 제목으로 표현했다.

지금 70억 인구 중 20억이 음식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는 반면, 미국은 3억 인구의 절반이 영양 과잉으로 또 다른 고통을 당하고 있다. 식탐을 이겨내지 못하고, 약 한 알이 이를 해결해주리라 믿는 한 인류가 안고 있는 음식의 불균형은 천형(天刑)으로 남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내에서 소득 수준이 가장 낮다는 오키나와 장수촌의 통계를 다시 살펴본다. 그들은 적은 양의 음식을 먹으면서도 하루 종일 부지런히 일한다. 신실한 나름의 신앙 생활을 하고 모든 식사를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며 유쾌한 시간을 갖는다.

나이 들어서도 각자의 할 일이 있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잦다. 마을은 서로 도와주는 공동생활로 꾸려간다.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서울의 아파트촌과는 아주 다르다.

 

현재 한국 국민의 90%가 도시에 살고 72%는 아파트 같은 공동 주택에 살고 있다. 우리가 건강히 오래 살려면 이런 환경에서도 이웃과 공동체를 활발히 만들고 서로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소식뿐 아니라 이런 것들도 있어야 건강 100세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건강장수를 위해 장수촌에서 배워야 할 많은 것 중 ‘적은 양의 식사’는 그야말로 한 부분일 뿐이다.

 

 

김은기

서울대 화공과 졸업. 미국 조지아텍 공학박사. 한국생물공학회장 역임. 피부소재 국가연구실장(NRL) 역임. 한국과학창의재단 STS사업단에서 바이오 콘텐트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일본] ‘장수촌’ 오키나와의 평균 수명이 짧아지는 까닭

 

(沖繩). 일본 최고의 명품 지역 중 하나다. 따뜻하고 이국적이라 유명한 관광 스폿으로 명성이 높다. 한 번은 꼭 가고 싶은 여행지에서 빠지지 않는다. 오키나와를 천국으로 묘사하는 압권은 장수촌이란 점이다.

건강한 삶이 가능한 청정 지역으로 일찌감치 안착했다. 평균 수명이 일본 최고로 알려져서다.

실제 ‘노후에 살고 싶은 곳’을 물었더니 연령 불문 1위가 오키나와로 조사됐다(오치노, 2012년). 느리고 편안한 삶이 될 것이란 기대 표명이다.

젊을수록 분위기를, 늙을수록 기후가 손꼽혔다. 오키나와 앞에 ‘꿈의 낙원’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여성 3위·남성 30위로 밀려나

 

 

오키나와의 평균 수명이 짧아진 것은

채소 위주의 식생활이 육식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요즘 상황이 반전됐다. 심상치 않은 조짐 때문이다. 장수촌이 무색할 만큼 상황 변화가 목격된다. 3월 발표된 지역별 평균 수명이 급전 추락해서다. 여성은 3위(87.02세), 남성은 30위(79.4세)로 밀려났다.

 

남성은 전국 평균(79.59세)보다 수명이 짧아졌다. 더 놀라운 건 오키나와의 수명 하락이 일본 전체의 공통 문제와 결부된다는 분석이다. 식습관을 장악하고 있는 과다한 지방 섭취 때문이다.

“지금대로라면 10년 안에 일본 전체에 장수 붕괴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이란 게 NHK의 보도 결과다.

 

출발은 급속히 확산되는 청년 세대의 단명 추세다. 65세 이하 현역 그룹의 조기 사망은 남녀 불문 급증했다. 65세를 경계로 사망률은 전국 평균과 반대 흐름이다. 40대 전후 남성과 50대 전후 여성 사망률은 위험수위다.

 

대표적인 질병이 체내의 과다 지방이 야기하는 심근경색이다. 최근 30년간 오키나와의 사인을 분석해 봐도 순환기계 질환이 열도 평균보다 현저히 높아졌다.

연구진이 식생활 변화를 추적했더니 급속하게 지역 식탁을 지배한 육가공품이 혐의 인자로 지목됐다.

 

지역 전통의 먹을거리였던 채소 위주의 식생활이 고기 중심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는 추론이다. 이는 열도 평균을 앞선다. 1970년대 이후 국가 기준을 훨씬 웃도는 고수준의 지방 섭취량을 기록 중이다.

 

오키나와 성인 남성 2명 중 1명은 비만이다. 역시 3명 중 1명인 전국 평균보다 심각하다. 비만 비율은 남성 47%, 여성 26%로 전국 1위다. 콜레스테롤 때문에 당뇨 증세는 일반적이다. 문제는 오키나와의 단명 추세와 고지방식 관련성이 지역 문제가 아닌 전국 문제로 확산될 개연성이다.

30대는 총 에너지 중 지방 섭취 비율이 27%에 달해 평균을 웃돌고 있어 청년 세대의 서구식 생활 습관병이 심각한 상태다. 게다가 고지방식이 마약·술처럼 중독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개선 확률도 낙관적이지 않다.

 

물론 고지방식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향후 100년을 쥐락펴락할 대형 이슈라는 게 공통 지적이다. 선진국은 이미 국가 차원의 대응 노력에 착수했다. 미국은 TV 광고를 통해 지방의 과잉 섭취를 경고 중이다. 한편 덴마크는 지방분이 많은 고기·치즈 등의 식품에 비만세까지 매겼다.

 

그렇다면 방법은 없을까. 지역 차원의 적극적인 개별 지도가 희망이면 희망이다. 최근 지역 토착의 시민단체가 중심이 돼 자원봉사로 개별 방문과 건강 진단을 실시해 위험성을 알리고 치료 방법, 필요 정보 등을 제공하는 형태다. 주기적인 대면 접촉으로 후속 관리에도 열심이다. 한 지역은 20%였던 검진율이 60%까지 오르고 의료비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전 게이오대 방문교수)

 

한경 /  2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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