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K-1 전사’최홍만이 하와이에서 아케보노를 격침시키며 포효했다.
30일(한국시간) 알로하 스타디움에서 열린 K-1 하와이 대회에서 최홍만(25, 한국, 프리)은 아케보노(35세, 팀 요코즈나)를 맞아 폭발적인 좌우 연타로 아케보노를 시종일관 괴롭히며 1라운드 만에 TKO승을 거두었다. 아케보노의 가드 사이로 파고드는 날카로운 펀치로 손쉬운 승리를 거둔 최홍만은 이번에도 한층 성숙된 파이터의 면모를 과시, 진화하는 파이터임을 증명하며 오는 9월에 열리는 K-1 월드 그랑프리 개막전에 대한 전망을 한층 더 밝게 했다. 반면, 하와이 출신인 아케보노는 현지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와 지지를 받았지만 최홍만과의 재대결에서 또 다시 처참히 패배하며 요코즈나의 자존심을 구겼다.
천하장사와 요코즈나의 대립구도로 이번 대회 초미의 관심사였던 두 선수의 재대결은 대회전부터 자존심 대결이 치열했다. 특히 최홍만은 “아케보노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밥 샙과의 대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 아케보노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격분한 아케보노도 “나도 최홍만을 의식하지 않으며 나의 목표는 9월 개막전에 나가는 것이다”며 응수, 리벤지의 전의를 불태웠다.
오늘 경기는 아케보노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는 현지 팬과 야유를 받은 최홍만의 등장과 함께 절정으로 치달았다. 최홍만은 적지나 다름없는 일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며 1라운드 초반 아케보노의 러쉬를 적절히 잽으로 견제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경기 흐름은 일방적으로 최홍만의 페이스. 잽과 좌우 연타로 아케보노를 농락한 최홍만은 아케보노가 움츠러들만큼 압도적인 기량차이를 선보였다. 위에서 내리꽂는 펀치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스피드로 아케보노를 괴롭히던 최홍만이 경기를 끝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소나기 펀치에 가드만 올리며 방어하기에만 급급했던 아케보노가 1라운드 54초를 남기고 등을 보이며 앞으로 쓰러진 것. 다운을 한차례 얻은 최홍만은 힘겹게 일어난 아케보노에게 다시 가드사이를 파고드는 좌우 연타와 어퍼컷 등 그동안 단련한 복싱테크닉을 십분 선보이며 안면을 강타, 결국 아케보노에게 1라운드 종료 직전 화끈한 TKO승을 거두었다.
경기 종료 후 최홍만은 마이클 잭슨의 춤을 흉내 내며 독특한 세리모니를 보여줬고 갑자기 경기를 관전하던 타이슨에게 링에 올라오라고 도발, 경기장을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에 타이슨이 응하지 않자 최홍만은 링에서 내려와 타이슨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는 장면을 보여 알로하 스타디움을 메운 관중들을 환호하게 했다. 최홍만의 여유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로서 최홍만은 아케보노의 부상으로 석연치 않았던 서울 대회의 승리가 우연이 아님을 확실히 증명한 데 반해, 일방적인 난타를 당하며 또 다시 패배한 아케보노는 K-1에서 입지가 매우 좁아져 앞으로 출전 자체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올 초 K-1무대에 데뷔, 처녀 출전한 서울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최홍만은 히로시마와 하와이 대회에서 연승가도를 달리며 확실한 K-1 파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산전적 5전 전승(4KO)을 거두게 된 최홍만에겐 이제 월드 GP 토너먼트만이 남았다. 오사카 개막전에서 밥 샙과 ‘거인간의 전쟁’을 치룰 최홍만이 어떤 경기를 펼칠지 팬들의 관심이 벌써부터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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