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찰’, 더도 덜도 말고 ‘견공’만 같았으면…

[김은순(프란치스카)]

‘견찰’, 더도 덜도 말고 ‘견공’만 같았으면…

[기고-사회비평] 날씨는 덥고, 복날도 다가오는데 으아, 열 받는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결과 '윗선은 없다'고 발표해 국민적 분노를 산 바 있습니다. 비단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매입시건, BBK 사건, 선관위 디도스공격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 때마다 검찰은 부실수사로 논란을 빚어왔습니다. 반면 야당인사 조사 때는 과도한 수사로 오히려 말썽을 빚곤 했습니다. 급기야 세간에서는 공권력 수호의 대변자인 검찰을 ‘견찰’이라고 비꼬는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오늘날 우리 검찰이 이같은 불명예 별명을 가진 것은 전적으로 검찰 스스로의 탓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직 언론인 주요한(필명) 씨가 이를 꼬집은 글을 하나 보내와 소개합니다... 편집자)

왈, 왈, 왈! 인간들은 들어라. 늬들이 우리 견공(犬公)을 알어? 도대체 너희들은 왜 온갖 못된 놈들을 욕할 때나, 기분 나쁠 때나, 뻑하면 ‘개 어쩌구 저쩌구’ 하는 거야?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느니, 개꼬리 삼년 묻어도 황모 못된다느니, 개를 따라가면 칙간으로 간다느니,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느니,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느니…. 늬들이 무심코 쓰는 이런 말들은 하나같이 우리 견공들을 천대하고 업신여기는 내용들이잖아. 날씨는 덥고, 복날도 다가오는데 으아, 열 받는다!

이 정도까지는 그래도 참을 수 있어. 정말 치욕스러운 건 너희 검찰을 ‘견찰’이라고 부르는 거야. 우리가 언제 너희들 검찰처럼 권력자들 똥구멍이나 핥고, 기업으로부터 떡값이나 받아 챙기고, 이곳저곳 껄떡껄떡 성 접대를 받고 다녔단 말이냐? 우리가 잡으라는 도둑은 안 잡고, 생사람을 잡기라도 했단 말이냐? 아, 정말 ‘견공’ 자존심 상하네. 명예훼손으로 집단 고소할까보다, 왈, 왈, 왈!

한가한 여름날 오후, 밀린 신문을 뒤적거리는데 ‘견공’들의 항변이 환청으로 전해진다. 이명박(MB) 정권의 민간인 사찰과 서울 내곡동 MB사저 터 헐값 매입 사건 등에 대한 검찰의 부실수사를 다룬 기사를 읽던 중이었다. 필자 역시 ‘견찰’이라는 표현을 즐겨 써온 편인지라 마음 한 켠이 뜨끔하다. 따지고 보니 ‘견공’만큼 영특하고, 착하고, 유익한 반려가 또 없다. 집 잘 지키고, 도둑놈 잘 잡고, 외로운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끝까지 배신 안 하고, 또한 죽어서까지 ‘살신성견(殺身成犬)’으로 인간에게 맛있는 영양식까지 제공하지 않는가. 이런 견공들의 이름을 끌어다가 검찰을 욕하데 쓰는 건 적절한 언사가 아닌 듯도 하다.

▲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와 유가족들이 2009년 3월 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앞에서 ‘오늘 검찰은 죽었습니다’는 검은 현수막과 고인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용산철거민 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아무리 그래도 대한민국 검찰이 개만도 못할까. 우리 검찰은 개들이 지니지 못한 놀라운 재주를 여럿 지니고 있다. 가히 기네스북에 도전할 만한 재주들이다. 조목조목 살펴볼까?

첫 번째로 꼽히는 재주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그 단적인 예는 MB 내곡동 사저 헐값 매입 사건으로 고발된 7명을 모두 불기소 처분한 일이다. MB와 그 아들이 저지른 부동산실명제 위반, 배임 및 횡령, 지방세법 위반, 편법 증여, 다운계약서 작성 및 이에 따른 탈세 등 명백한 현행법 위반에 대해 모두 ‘혐의 없음’ 판정을 내렸다. “국가에 손실을 끼치려는 배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배꼽 잡고 웃을 일이다.

MB 내곡동 사저 매입 과정을 들여다보자. ‘MB식 꼼수’의 전형이다. 시정잡배들이나 저지를 법한 지저분한 편법을 총동원하다시피 했다. 지난해 5월 청와대는 서울 강남구 내곡동에서 MB 사저와 경호동 터를 54억 원에 사들였다. MB의 개인 재산인 사저와 경호동 부지를 구분하지 않고 통째로 사들였다. 약삭빠른 MB가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 국가 부담인 경호동 터는 시가보다 8억~10억여 원 비싼 42억8000만원에 사들였고, MB사저 터는 그 액수만큼 싼 값에 구입하면서 아들 명의로 등록했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아들 시형씨 지분을 사들이는 데 들인 11억 2천만 원 중 6억 원은 김윤옥 여사의 소유인 논현동 대지를 담보로 대출 받은 돈이다. 명백한 편법 증여이거나 부동산 실명제법위반에 해당한다.

또한 MB사저 터인 내곡동 20-30번지의 공시지가는 5364만 원인데도 2200만 원으로 낮춰서 신고했고, 공시지가가 1억 2500만 원인 20-36번지는 8000만 원으로 신고했다.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해 시형씨와 청와대가 취득세와 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런 명명백백한 불법적 행태들을 모두 ‘혐의 없음’으로 처리했다. 오욕의 검찰사에 빛나는 페이지를 장식할 ‘어처구니 실종 대사건’이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검찰 성토 대열에 합류할까. 정두언 의원은 '탁치니 억했다'는 박종철씨 치사사건의 수사결과를 연상시킨다고 한탄했고, 남경필 의원은 야당이 주장하는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검찰의 발표는 국민 상식, 법 감정과 안 맞고, 나로서도 의외”라며 “청와대에서 산 땅의 가격과 대통령 아들이 산값이 너무 차이가 크게 난다든지, 또는 아들 명의로 샀다고 하는 그 자체가 명의신탁 같은 게 되는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닌지 등이 상식에서 벗어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의 두 번째 재주는 도마뱀 뺨치는 ‘꼬리 자르기’ 실력이다. 최근 MB정권의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는 검찰의 꼬리 자르기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사건은 40년 전 닉슨 미국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그 규모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전면적이며, 그 죄질 면에서도 훨씬 비열하고 악질적이다. 이용훈 전 대법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건희 삼성회장, 방송인 김미화, 지관 스님 등 사회 각계 유력 인사들이 불법사찰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국기문란 범죄였다.

검찰의 수사 결과는? 쥐꼬리! 장장 3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불법사찰 배후’로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을, ‘증거인멸 몸통’으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지목했다. 게다가 500건의 불법사찰 의심 사례를 조사하고도 고작 3건에 대해서만 형사 처벌하기로 결정했다. 참으로 단순무식하고 시원시원한 ‘쥐꼬리 자르기’ 아닌가!

쥐꼬리를 자른다고 엄연히 존재하는 서생원의 몸통이 어딜 가나. 아무리 꽁꽁 숨어 봐라. 훤히 다 보인다. 몸통을 가리키는 증거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거늘! 몇 개만 꼽아볼까. 지원관실 소속 한 주무관의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라는 문건이 나왔다. 이 문건은 “VIP께 일심으로 충성하는 별도 비선을 통해 총괄지휘”라며 그 몸통이 누구인지 명토 박고 있다. 또한 꼬리에서 몸통까지 비선 보고라인을 “VIP 보고는 공직윤리지원관→BH(청와대) 비선→VIP(또는 대통령실장)”로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설마 청와대의 VIP가 누군지 모른다고 발뺌하지는 못하겠지?

서생원의 몸통을 지목하는 또 다른 물증은 관봉 5000만원이다.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에 가담했던 장진수 전 지원관실 주무관의 입을 막기 위해 건네진 돈이다. 관봉다발을 역추적하면 누가 장 주무관의 입을 막으려 한 것인지를 쉽게 밝혀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장 전 주무관에게 이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의 당사자인 장석명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의 집이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지 않았다. 비선 보고 라인 상에 서 있던 인물로 꼽히는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이나 권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즉 현 법무장관 등에 대한 조사 역시 서면답변서를 받는 것으로 종결했다. 이럴 땐 정말 우리 검찰나리들도 순한 양 같다니까!

MB만이 연출할 수 있는 파렴치함과 뻔뻔스러움의 극치는 권재진의 인사이동이다. 권재진은 불법사찰 사건 1차 수사가 시작될 당시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에 앉아 있었다. MB는 그런 인물에게 해당 사건의 수사권을 지닌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검찰 추적을 받게 된 범죄 피의자에게 검찰 수장의 자리를 맡긴 셈이다. 민정수석이 곧바로 법무장관에 임명된 것 자체가 군사정권 시절에서조차 없었던 파격이기도 하다. 검찰이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기는커녕 오히려 사건을 은폐․축소하고, 심지어 증거인멸을 돕고 있는 듯한 행보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의 말 그대로 “청와대와 사조직이 불법사찰과 은폐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원숭이한테 검사복을 입혀놔도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 쏟아졌는데도, 검찰이 또 다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 6월 15일자 <한겨레> 만평

검찰의 세 번째 재주는 찌라시 언론과 합동으로 벌이는 ‘망나니 칼춤’이다. 검찰은 피의사실을 질질 흘리고, 언론은 이를 바탕으로 황당한 소설을 쓴다. 재판도 받기 전에, 법정 밖에서 대대적인 마녀사냥을 벌인다. 검찰과 언론이 함께 벌이는 ‘망나니 블루스’에 피의자들의 명예는 자근자근 짓밟힌다. 망나니 칼춤의 표적이 된 피의자들은 재판정에 서기도 전에 정신적으로 파탄 나고, 사업을 절딴 내고,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검찰과 언론의 망나니 칼춤에 희생된 이들의 사례들은 부지기수다. 1998년 포르말린 방부제 통조림 사건은 1, 2, 3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번데기, 골뱅이, 마늘, 통조림 등을 만드는 영세업자들은 무더기 줄도산의 길을 걸어야 했다. 2001년 김대중 정부 최대의 의혹사건으로 부풀려졌던 ‘옷 로비 사건’은 ‘실체 없는, 실패한 로비사건’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박주선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뒤집어 썼고, 김대중 정부는 장기간의 국정혼란을 겪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포괄적 뇌물수수 혐의’를 뒤집어 쓴 채 검찰과 언론이 합동으로 벌이는 광란의 사육제를 맞아야 했다. 이를 견디다 못한 노 전 대통령은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지고 만다.

최근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이런 망나니 칼춤에 고초를 겪고 있다. 검찰의 행보는 치밀했다. 2011년 8월 26일 SBS를 통해 ‘곽노현의 박명기 후보매수 의혹’ 1보를 흘렸다. MB정권의 입장에서는 이틀 전인 24일 실시된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의 충격을 덮는 회심의 카드였다.

곽노현에게 필살의 일격을 가하기 위해 망나니들이 골라잡은 칼은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30일 1면 톱기사와 2~3면을 통째로 털어낸 지면을 통해 곽노현에게 십자포화를 안겼다. 곽노현이 ‘6.2 지방선거’ 보름 전인 5월 17~18일 박명기와 사당동 비밀회동을 통해 “후보를 사회하면 7억 원을 보상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검증도 안 된 수사 자료들을 통째로 조선일보 측에 건네주었고, 조선일보는 이를 확인 취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베껴냈던 것이다.

그렇지만 조선일보의 융단포격은 불과 몇 시간 만에 개망신으로 막을 내렸다. 당시 사당동 회동에 참석했던 당사자 중 한 사람인 이해학 목사가 같은 날 아침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 출연, 조선일보의 보도를 전면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해학은 “곽 교육감이 당시 ‘돈을 줄 수도 없고, 줘서도 안 된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거부했다”며 양측간 회동의 내용을 증언했다. 이어 인터넷뉴스 매체인 뷰스앤뉴스는 곧바로 이해학의 증언으로 조선일보가 개망신 당했다는 사실을 톱기사로 보도했다. 이를 기점으로 트위터와 페이스 북 등 SNS의 여론은 급격하게 “곽노현의 선의를 믿는다”는 쪽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찌라시 언론들은 여전히 곽노현을 겨냥한 ‘망나니 칼춤’을 중단하지 않았다. 곽노현이 박명기에게 돈을 주기로 합의한 각서가 발견됐다더라, 곽노현 자택에 있는 컴퓨터를 압수해서 하드디스크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더라, 박명기에게 건넨 2억 원 중 1억 원이 명진스님의 돈이라더라…. 하나같이 터무니없는 내용의 보도들이었다. 엉터리 피의사실을 흘려주는 검찰과 이를 확인 취재도 하지 않고 그대로 베껴 쓰는 한심한 언론이 벌이는 추악한 마녀사냥이었다.

다행스럽게도 1심과 2심 재판을 통해 이런 검찰의 억지 피의사실들과 언론의 소설 같은 보도들은 모두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곽노현은 선거과정에서 금전거래를 일관되고 단호하게 거부했고, 곽노현은 박명기와 어떠한 사전약속도 하지 않았고, 곽노현은 양측 캠프관계자간 해프닝성 합의를 전혀 알지 못했고, 선거가 끝난 후 5개월쯤 지난 시점에서 이를 알게 됐지만 추인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모두 인정받았다. 그러나 여론재판 광풍이 곽노현에게 남긴 얼룩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비열한 검찰과 추악한 언론의 무책임한 히죽거림만 더해진다. 아니면 말고….

검찰의 네 번째 재주는 개 쪽 팔리는 수사를 하고도 매번 영전하는 기술이다.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문제 삼아 제작진을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심, 2심, 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그러나 총감독격인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은 2009년 6월 검찰의 최고 수장인 검찰총장에 지명됐다(비록 ‘스폰서 의혹’으로 낙마했다만). 수사 실무를 지휘한 최교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검찰 인사와 예산을 전담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검사장의 꽃’이라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최 지검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피디수첩 제작진을 기소한 정병두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춘천지검장과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을 거쳐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다.

정연주 전 KBS사장을 배임혐의로 기소했던 검찰 역시 3년 6개월 여 걸친 법정 공방 끝에 1, 2, 3심 모두에서 완패 했지만 하나같이 영전했다. 당시 실무를 지휘했던 최교일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고, 박은석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당시 담당 부장검사)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등을 거쳐 대구지검 2차장에 올랐다.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억울한 옥살이까지 한 ‘미네르바’ 박대성(34)씨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 그에게 적용된 전기통신법 제47조 1항에 대해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수사를 맡았던 김주선 당시 부장검사는 대전지검 천안지청장으로 영전했다. 검찰에서 출세하려면? 수사는 못해도 정치만 잘하면 돼!

이제까지 대한민국 검찰의 특질을 살펴보았다. 결론적으로 우리 검찰은 개만도 못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그러나 둘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의 목줄을 잡은 이에게 무조건 복종한다는 사실이다. 견공은 자신의 목줄을 잡은 이가 설혹 살인범이거나 도둑놈이라고 하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 검찰 역시 누가 됐던 자신의 목줄을 쥔 자에게 맹종한다. 민주시민 수백 명을 학살하고 권력을 잡은 흉악범에게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꼬리를 쳤고, 부동산 투기에다 위장전입에다 세금포탈까지 한 전과 14범의 파렴치한(破廉恥漢)에게도 BBK 면죄부를 안기며 충성을 서약했다. 그래서 ‘견찰’이란 별칭을 갖게 된 것일 터.

검찰은 일사불란한 ‘개떼 조직’이다. 검사동일체(檢事同一體)와 일체불가분(一體不可分)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 상명하복의 파리미드 조직이다. 우두머리 개 몇 마리를 통해 개떼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검찰 수뇌부만 장악하면 2메가바이트 정도 밖에 안 되는 인간의 지능으로도 검찰 조직 전체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검찰 개혁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검찰이 언제라도 권력자의 사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는 현행 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부터 재조정해야 한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게 너무나도 무지막지한 권한이 주어져 있다. 대한민국 검찰처럼 기소권과 수사권을 한 손에 거머쥐고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지 않는가.

정치검찰들의 본산격인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검사나리들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는 특별수사청을 신설하고,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법원에서 바로잡는 재정신청 제도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권력의 견찰’을 ‘국민의 검찰’로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검찰, 도마뱀처럼 꼬리 자르기 수사를 하는 검찰, 뻑 하면 언론에 피의사실을 흘려 생사람 잡는 검찰, 낯 두껍게 정치수사나 일삼으면서 출세만 탐하는 검찰…, 이런 검사나리들은 우선 복날 개 패듯 패고, 그들이 기생할 수 있는 썩은 바탕을 갈아엎어야 한다.

어쩌다 보니 또 견공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늘어놓고 말았다. 우선 우리 집 반려인 ‘또또’와 ‘별’이에게 미안함을 전한다. 또또야, 별아! 고맙데이. 도둑 잘 지키고, 쥐새끼 얼씬도 못하게 하고, 생사람 안 잡고, 배신 안 때리고…. 대한민국 검찰나리들, 더도 덜도 말고 ‘견공’만 같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