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일, 2016 리우올림픽 남녀 핸드볼 조추첨식이 열렸다. 우리나라는 여자대표팀이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조추첨 결과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여자대표팀의 1차 목표인 올림픽 4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별예선전 대진이 중요했다. 다행히 조추첨 결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다. 우리 여자대표팀은 러시아,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아르헨티나와 B조에 속했다. 우리 여자대표팀이 속한 여자부 B조를 포함해 남녀부 각 조 전력을 분석하며 다가올 2016 리우올림픽 조별예선 결과를 예상해보았다.
[여자부]
여자 A조부터 각각 팀들을 살펴 보도록 하자.
▶ 최강팀들의 집합체, 죽음의 A조
<노르웨이, 루마니아, 몬테네그로, 브라질, 스페인, 앙골라>
그 누구 하나 약팀이 보이지 않는다. 디팬딩챔피언 노르웨이를 비롯해 유럽의 강호 루마니아, 몬테네그로, 스페인, 그리고 개최국 브라질, 여기에 아프리카 챔피언 앙골라까지, 어느 하나 뒤쳐지는 팀이 없다.
그래도 굳이 순위를 예상해 본다면, 노르웨이가 조 1위, 브라질이 2위, 몬테네그로와 루마니아, 스페인의 3~4위 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예상되며, 앙골라가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노르웨이는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한 팀이다. 2012 런던올림픽의 챔피언이자,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챔피언을 차지하는 등 메이저대회 단골 우승팀이다. 노르웨이는 세대교체 이후 처음 나선 2015년 덴마크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신고했다. 세계 최고의 피봇(PV) 로케가 팀의 중심을 잡고 있고, 저돌적인 돌파와 스냅슛으로 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 중인 모르크가 노르웨이의 가장 강력한 공격 옵션이다. 또한 그림스보가 버티고 있는 막강한 골키퍼 (GK)라인도 무시무시하다.
루마니아는 2015년 덴마크세계선수권 당시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에게 2점차 패배를 당하며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노르웨이가 (루마니아보다) 앞선 것은 우승 경험 뿐”이라며 루마니아의 승리를 예상했을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루마니아는 슈퍼스타 니에구를 보유한 것이 가장 큰 무기이다. 경기 조율 능력과 중거리슛, 스탠딩 슛이 장점인 니에구는 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하며 국가대항전 및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환상적인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몬테네그로와 스페인은 2012 런던올림픽 2위와 3위를 한 강팀이다. 몬테네그로는 당시 노르웨이에게 아쉽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몬테네그로는 블라토비치와 라디세비치 등 강력한 공격수를 보유한 팀이다. 하지만 극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반면 매년 지적되는 수비 문제가 이번 올림픽에서 몬테네그로의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대적으로 노장선수들이 많은 탓에 후반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적 열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에 최종수비수인 골키퍼도 막강한 공격력에 비해 저조한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5년 세계선수권 당시 몬테네그로 골키퍼의 평균 방어율은 28%였다.
스페인은 2012 런던올림픽 당시 한국과의 3~4위전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필자도 당시 대표팀의 전력분석원으로 참가하였는데 아직까지 패배의 아쉬움이 남아있다.
A조의 다크호스는 역시 개최국인 브라질이다. 실력면에서도 절대 유럽팀에 밀리지 않으며, 개최국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어 위협적인 팀이다. 물론 2013년 세계선수권 당시와 비교하면 실력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2015년 덴마크세계선수권 때도 예전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 했다. 하지만 브라질 특유의 유연하고 독특한 플레이와 몸이 기억하는 삼바리듬으로 경기 내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은 홈 이점과 함께 가장 강점인 부분으로 꼽힌다. 또한 세계적인 플레이어 나시멘투가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아모림 등 좋은 선수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도 브라질을 쉬운 상대로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다.
▶ 치열한 순위 싸움! 한국이 속한 안개 속 B조
< 네덜란드, 러시아, 스웨덴, 프랑스, 아르헨티나, 한국>
한국이 속한 B조는 유럽 4개팀, 아시아 1팀, 남미 1팀으로 구성됐다. 일단 한국의 천적으로 불리는 러시아와 프랑스가 있고,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신흥강호로 떠오른 네덜란드가 속해있다.
B조는 한국, 러시아, 프랑스, 네덜란드의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된다. 한국으로선 일단 아르헨티나와 스웨덴전을 모두 이기고, 앞서 언급한 3팀(러시아, 프랑스, 네덜란드)과의 순위 싸움에 집중해야 한다. 아르헨티나는 B조 최약체로 평가되고, 스웨덴은 유럽의 강팀이긴 하나, 상대 유럽팀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게도 고전적인 유럽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스웨덴은 그리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다.
먼저 러시아에 대해 살펴보자. 한국의 절대적인 천적이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우리와 질긴 인연을이어가고 있으며, 여전히 까다로운 팀이다. 큰 신장에도 불구하고 빠른 스피드까지 겸비한 팀이다. 강력한 중거리슛과 빠른 속공, 높은 블로킹, 탄탄한 방어력 등 어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다. 다만 항상 우승후보로 거론되긴 하나, 중요한 경기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며 탈락하는 등 대회가 진행될수록 페이스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프랑스 역시 러시아처럼 한국팀에게는 천적의 이미지가 있다. 한국은 프랑스전 패배로 발목을 잡힌 경우가 종종 있었다. 프랑스는 특유의 탄력 있는 플레이와 강력한 힘, 스피드를 자랑한다. 피뉴와 뎀벨레, 니옴블라가 이끄는 공격진은 화려하면서도 빠른 스타일이다. 다만 피뉴의 개인플레이가 자주 문제로 지적되고 있고, 라이트백(RB)의 부재 역시 약점으로 분석된다. 2015년 세계선수권 예선전에서 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했던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 승리의 여지는 분명 있다.
최근 유럽에서 가장 ‘핫’한 팀은 네덜란드다. 사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강팀으로 분류되는 팀은 아니었다. 그러나 런던올림픽 당시 최종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2013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한 네덜란드는 유럽 최고라 자부할 수 있는 공격자원인 브로치와 그로트, 폴만을 앞세워 세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5년 덴마크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 노르웨이와 만나 아쉽게 패배하였지만, 이 대회로 네덜란드는 세계 여자 핸드볼의 신흥강호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4강권 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네덜란드의 장점을 꼽자면 1대1 돌파가 굉장히 좋고,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도 위력적이다. 장신의 롱슛보다는 빠른 패스웍과 크로스를 통해 수비를 흔들어 빠른 돌파를 시도하는 것이 네덜란드의 스타일이다. 한국과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 서로에 대한 파악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의 경우 런던올림픽 조별예선에서 우리가 승리했던 기억이 있다. 앞서 언급 했던 것처럼, 러시아, 프랑스, 네덜란드보다 전력이 뒤쳐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80cm의 큰 신장을 가진 선수들과 롱슛을 이용한 공격패턴이 많고, 토스텐손과 굴덴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을 보유했기에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
한국의 조별예선 최상의 시나리오는 스웨덴과 아르헨티나를 반드시 잡고, 러시아, 프랑스, 네덜란드전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 8강전에서 A조 강팀을 피하는 것이다. 우리의 1차 목표는 4강 진출이다. 이제 올림픽까지 100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 3월 태릉선수촌에 소집된 우리 대표팀은 5월 중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부상으로 빠져있던 류은희, 심해인, 정지해 등 주축 선수들도 5월 복귀 예정이다. 차근차근 올림픽에 나설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우리 대표팀에게 상대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맞춤형 전략은 1차 목표로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남자부]
▶ ‘4강 1중 1약’ 우승후보들이 몰려있다
<아르헨티나, 카타르, 크로아티아, 덴마크, 프랑스, 튀니지>
최강의 프랑스가 포진해 있고, 프랑스와 우승을 다투게 될 덴마크가 속해있다. 세계선수권 2위인 카타르와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가 무난하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가 있으나, 이들과의 경쟁에서 상위 라운드 진출은 역부족일 것 같다. 아르헨티나는 참가의 의의를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이번 올림픽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최근 국제대회를 모두 석권했으며, 특히 남자 대표팀의 경우 청소년, 주니어, 시니어 선수권을 모두 석권할 정도로 세계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고의 플레이메이커인 카라바치가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백전노장 오마이어와, 나르시스, 아발로 등도 건재해 우승후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이 프랑스의 황금세대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세계선수권에서 유럽과 아프리카 선수들을 귀화시켜 준우승을 차지한 카타르와 세계최고레프트백(LB)인 한센이 버티고 있는 덴마크, 유럽 전통의 강호이자 장신군단 크로아티아의 2~4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A조의 복병은 아무래도 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일 것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였지만, 이중 한 팀을 잡아 준다면 2~4위 싸움에 굉장히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의 전패는 어쩔 수 없어 보인다.
▶ 죽음의 조 인 듯, 아닌 듯, 죽음의 조 같은 B조
<독일, 이집트, 스웨덴, 슬로베니아, 폴란드, 브라질>
사실상 우승후보로 거론된 팀들이 모두 A조에 포진해 있고, B조의 팀들은 누가 승리할지 모르는 접전이 예상된다. 유럽의 4팀(독일, 스웨덴, 슬로베니아, 폴란드)과 개최국인 브라질, 아프리카의 강호 이집트까지, 모든 팀들의 전력이 비슷해 매 경기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그래도 전력이 가장 앞서는 팀을 꼽자면 2016년 유럽선수권 챔피언인 독일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독일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해 이 분위기를 대표팀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현 유럽 최고의 레프트윙(LW)인 겐슈하이머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선수권에서 스페인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스웨덴과 폴란드는 2016년 유럽선수권 7~8위 결정전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폴란드가 26-24로 승리했다. 이번에도 폴란드가 스웨덴을 꺾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B조의 변수는 역시 개최국인 브라질로 예상된다. 브라질은 실제 유럽 B클래스 레벨로 분류 되긴 하나, 올림픽 개최국인 만큼 홈 팬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응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브라질이 B조의 순위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4153268&memberNo=150470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