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영 vs 다영' 자매의 맞대결로 매 순간 뜨거운 두 팀의 경기. 흥국생명대 현대건설의 15일(토) 경기를 TV 생중계로 지켜봤습니다. 드디어 선두로 나설 수 있는 찬스를 맞이한 홈팀 흥국생명과, 그 어느 팀보다도 승리가 절실한 ,현대건설 승리는 누구?
양팀 스타팅라인업. 이주아 선수의 이름이 보이네요.
■ 오늘의 경기 리뷰
흥국생명 루키 이주아 선수의 서브득점으로 시작된 경기. 부상으로 직전 2경기를 쉬었다는 이주아 선수, 1세트 활약이 아주 좋았습니다. 5대7을 만드는 어려웠던 볼처리, 이동공격도 보여주고(7대8), 마야 선수도 단독 블로킹으로 막아세웠습니다(9대10 시점).
하지만 팀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조금 불안했습니다(세터에 이어지는 첫 번째 연결이 조금 짧거나). 반면 현대건설팀의 경기력은 상당히 안정되고 매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세트 시작부터 마야와 양효진의 연속된 공격이 성공하고, 8점 고지에도 선착했습니다.
이후로는 현대건설이 앞서고, 흥국생명이 뒤따라가 동점을 만드는 경향이 한동안 계속됩니다.
세트 후반부, 승부를 가른 건 범실이었습니다(흥국3 대 현대8개). 예를 들면, 이다영 세터가 어렵게 살린 볼을 서로 미루다 떠안은 장면이나, 황연주 선수 등의 서브범실은 확실히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점수는 19대18로 역전되고, 양팀 외국인선수 톰시아와 마야의 대결 속에 승자는 '이재영도 있는' 흥국생명이었습니다. 25 대 21.
2세트 출발은 흥국생명이 좋았습니다. 세트 시작과 함께 시작된 긴 랠리가 김미연 선수의 연속득점으로 마무리되었고(2대0), 현대건설에서는 마야와 정지윤 선수의 범실이 이어졌거든요(7대5 시점).
김해란 리베로를 연이어 무너뜨리며 서브에이스를 기록한 마야 선수의 활약도 선수들간(양효진 & 황민경) 서로 공을 미루는 상황 속에 동점, 또 역전(10대9)을 맞으며 지워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흥국생명 김미연 선수의 불안한 리시브는 현대건설 황연주 선수의 서브에이스와 양효진의 속공으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반전되었습니다(12대15 시점).
이재영과 톰시아의 연속 득점에도 팀을 지켜낸 건 외국인선수 마야! 오늘 경기 37득점에 공격성공률은 47.15%를 기록! 국내무대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것 같은 스파이크서브는 상대 코트에 아주 날카롭게 꽂혔고,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서브에이스 4개). 경기가 잘 풀리다 보니까 중간엔 덩실덩실 어깨춤도 췄네요. 강렬한 활약이었습니다.
결국 세트 내 범실이 0대9였음에도 23 대 25로 2세트를 가져오는 현대건설입니다 이다영 세터의 밀어넣기로 마무리.
3세트에도 공격에선 현대건설 마야가 계속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앞서나간 건 흥국생명이고, 줄곧 2~4점차 리그가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특이점 없이 진행되던 경기는 결국 황민경과 양효진 선수의 서브범실로 마무리. 점수는 25 대 21, 흥국생명이 가져갑니다.
4세트. 현대건설에선 황민경 선수의 연속득점(4대5). 상대편 흥국생명쪽에선 이주아 센터의 토스에 이은 김미연 선수의 연속득점(5대4시점), 그리고 연속 블로킹으로 팽팽한 승부가 초반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세트 중반 이재영 선수의 3연속 공격 성공에 블로킹 득점까지 나오며 12 대 9! 리드를 잡은 흥국생명입니다. 여기에 톰시아와 이주아 선수도 득점. 흥국생명엔 이재영 선수(오늘 29득점) 외에도 '팀공격을 득점으로 마무리지어줄 수 있는선수'가 많았네요. 큰 장점이고요. 반면 현대건설은 마야 선수의 공격이 비디오판독에도 아웃이 되고, 결국 마지막 공격은 스스로 네트를 때려버립니다.
25대19, 세트스코어 3대1로 흥국생명의 승리입니다.
■ 그 외 주요 Point!
우선 승리팀 흥국생명 이야기. 외국인선수 톰시아(15득점, 공격성공률 29%)가 경기 후반부 늦게야 시동이 걸렸지만, 흥국생명엔 에이스 이재영이 있었습니다. '틈틈이 득점을 잘 해준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이 정도 성적일줄은 정말 몰랐고요. 상대편 마야 선수의 인생경기(37득점)를 싹 지워버렸습니다.
신인 이주아 선수(8득점) 활약도 칭찬하고요. 오늘 보여준 활약은 꼭 지난 시즌 선배 김채연 선수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힘이 넘치는 외발이동공격 장면은 선배 김나희 선수의 전성기 모습을 보는 듯 했고요. 지난 신인드래프트 때 (박은진 선수도 있었지만) "우리팀과 컬러가 잘 맞을 것 같아 선택했다"는 박미희 감독 말이 틀리지 않아 보이네요. 잘했습니다.
반면 현대건설은 또 아쉽게 되었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거든요. 일단 기본적으로 황민경 선수의 수비하는 모습이 훨씬 예전 모습 같이 가볍고 경쾌하게 느껴졌고(디그 15, 리시브 14개), 이다영 세터의 토스도 훨씬 더 힘 있고 다이내믹 했습니다. 지난 5일 경기 이후 주어진 열흘이란 시간동안 잘 쉬고, 분위기 전환도 잘 된 느낌이었습니다.
시즌이 진행되는 중에 급하게 합류한 급하게 합류했던 외국인선수 마야의 37득점 대활약 밑바탕에도 10일이란 휴식기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연습 또 연습으로 열심히 손발을 맞춰봤겠죠? 주어진 시간을 알차게 사용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또 그 뿐" 이었다는 것. 양효진 센터가 15득점, 이다영 세터도 신나서 공격본능을 뽐내봤지만(6점 중 공격 4득점), 그 이후의 공격 지원화력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경기 전체 9 대 33으로 차이가 난 범실 개수는 말할 것도 없겠죠? 현대건설은 서브범실도 무려 14개(흥국은 이주아선수 1개뿐)! 분위기 싸움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여자부 경기에서 승부처마다 이렇게 범실이 나와서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의 대부분은 아주 기본적이고 또 충분히 줄일 수 있는 것들이었잖아요? 대표적으로 황민경 선수의 서브범실 5개를 포함해 서브를 강하게 넣는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무리하게 서브에서 승부를 보려 하는지(= 무리한 목적타 서브)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서로 간 호흡이 맞지 않아(ex) 서로 미루거나 공을 안 따라가서) 랠리를 이어가고 넘기지 못하는 공이 왜 유독 현대건설 팀에서만 많이 보이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감독님과 선수들 모두 진짜 진지하게 한 번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확실히 변화해야 결과도 바뀝니다. 우승도 승리도 기본기가 '기본'입니다.
오늘 경기 결과로 흥국생명은 선두로 나서게 되네요(9승 5패, 승점 28점). 감사합니다.
■ 오늘 경기, Photo~~
마야 선수의 활약은 확실히 인상적이었고,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하는 희망이었습니다.
흥국생명에서는 톰시아 선수가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던 듯 보였는데, 이주아 선수는 표정이 참 밝네요.
이재영 선수도 내내 견고한 활약(왼쪽 아래사진)! 승리와 함께 선두 등극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