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세계에 이변이 없다면 '단팥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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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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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승선은 다가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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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에 골인은 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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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독해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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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자는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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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자는 말이 없다.'
미국은 없었다. 세계육상 남자 100m에 ‘대반란’이 일어났다.
무명의 킴 콜린스(27·세인트키츠네비스)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 스타디움에서 계속된 2003세계육상선수권대회 3일째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07로 19세의
신예 대럴 브라운(25·트리니다드토바고·10초08)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영국의 기대주 대런 캠벨은 10초08로 브라운과 기록이 같았으나 사진 판독에서 뒤져 3위로 밀렸다.
세계선수권 사상 처음 4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모리스 그린은 준결승 1조 경기에서 10초37의 부진한 기록으로 전체 9명 중 8위로 탈락했다. 9초78의 세계 기록 보유자인 팀
몽고메리(이상 미국)는 결승에서 10초11로 5위에 그쳤다. 미국이 남자 100m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지난 95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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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최고!' ‘단거리 차세대 여왕 탄생!’
미국의 켈리 화이트(27)가 올해 최고 기록으로 여자단거리 여왕에 올랐다.화이트는 2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생드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3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를 뿜어내며 10초85를 기록, 팀 동료
토리 에드워즈(10초93)를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지난 대회 챔피언 잔나 핀투세비치 블록(우크라이나)은 10초99로 3위에 그쳤다.
이로써 세계육상선수권 첫 정상에 등극한 화이트는 출산으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단거리 여왕 매리언 존스(미국)의 뒤를 잇는 차세대 여왕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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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8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한 모잠비크의 마리아 무톨라의 손가락 세리머니. 은메달을 딴 라이벌 캘리 홈즈(영국)와 어깨동무를 한 채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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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400m에서 44초5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넘어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제롬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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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3000m 장애물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카타르의 사이프 사에드 샤헨이 장애물을 가볍게 뛰어넘고 있다. 장애물 경주 최강국 케냐는 자국 출신의 사헨에 의해 대회
7연패를 저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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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세단뛰기에서는 러시아의 타티아나 레베데바가 15m18로 2연패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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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원반던지기에서는 리투아니아의 비질루스 알레크나가 69m69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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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켠에선 활처럼 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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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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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껑충 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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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뜀박질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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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론 넘어져도 경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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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스포츠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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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메달 맛보기
남자 세단뛰기에서 17m7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스웨덴의 크리스티안 올센이 시상식 도중 금메달을 깨물며 장난기 어린 웃음을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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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는 문신.'
여자 400m 준결승에 참가한 조안나 헤이즈(미국)라는 선수가 자신의 몸에 성경구절을
인용한 문신을 새겨 눈길을 끌었다.(사진 위, 아래 왼쪽) 이밖에도 국기 문양의 1회용
문신을 새긴 선수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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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째!'
남자 100m 준준결승에서 미국의 존 드러몬드가 두 번의 부정출발 판정에 항의해 트랙에 누워버리는 해프닝을 벌였다. 그는 예상 밖 돌출행동으로 현지 매스컴의 관심을
집중시켰지만 결국 레드카드를 받은 뒤 퇴장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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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찍기 바쁘네.'
남자 100m부문에서 우승해 깜짝 스타로 떠오른 킴 콜린스(세인트 네츠 키비스)의 촬영하기 위한 사진기자들의 경쟁이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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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꼴찌'
'제2의 무삼바니'가 프랑스 파리에 나타났다.
적도 기니 출신의 에릭 무삼바니는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 해수욕장에서나 입는 헐렁한 트렁크 차림으로 출전, 1분52초 72로 일반인 수준과 다를
바 없는 역대 최악의 기록을 작성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색스타.
이번에는 2003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무삼바니 뺨치는 진기록이 나와 관중과
육상 관계자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주인공은 아프카니스탄을 대표해 홀로 출전한 리마 아지미(23).'여자 무삼바니'아지미는 세계선수권 첫날인 23일 열린 여자 100m 3차 예선에서 무려 18초37이라는 한국 중.고등학교 체력장에서도 나오기 힘든 진기록으로 골인했다. 핫바지 차림의 무삼바니처럼 아지미도 전문 유니폼이 아닌 검은 색 트레이닝복에 평범한 티셔츠를 입고 나와 한눈에도 아마추어임을 알 수 있었다. 아지미는 이 레이스에서 11초26으로 1위를 차지한
미국의 켈리 화이트와 무려 7초11의 격차를 기록했지만 이번이 첫 공식대회 출전인 만큼 이날 작성한 18초37의 기록은 자신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공인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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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라 모르겠다.'
영국의 드와인 체임버스가 남자 100m 결승에서 4위로 골인한 뒤 멍한 표정으로 드러누워 경기장내 분위기를 유심히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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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지를 잘해야 산다?'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한 프랑스의 한 선수가 바를 넘은 뒤 아래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