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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개요 o 전시명 : 『페르난도 보테로』 o 주 최 : 국립현대미술관, MBC, 동아일보 o 협 찬 : SK 네트웍스, (주)한진해운 o 후 원 : 흥국금융가족 o 미디어후원 : 네이버 o 전시기간 : 2009. 6. 30(화) - 9. 17(목) o 전시장소 : 덕수궁미술관
□ 부대행사 1. 작가와의 대화 o 일시 및 장소: 6월 30일(화) 오후 2시~4시, 흥국생명 빌딩 지하 1층 세미나실 o참가자 및 접수 : 200명(씨네큐브 홈페이지 www. cineart.co.kr) 2. 릴레이 강연회 o 일시 : 2009. 7.9~ 8.13.(매주 목요일, 18:30~20:30) o 횟수 : 총 6회 o 대상 : 일반인 및 대학생 45명(인터넷으로 신청 접수, 추후별도 공지) o 장소 : 덕수궁미술관 시청각실 o 내용
3. 2009라틴영화제 o 기간 : 2009. 8. 6.(목) ~ 2009. 8.12.(수) o 편수 : 총 6편 o 장소 : 씨네큐브 광화문 o 문의 : 씨네큐브 광화문(ARS 02-2002-7770), www.cineart.co.kr o 상영 영화 - <모터싸이클 다이어리_2004>,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_1999>, <시티 오브 갓_2002>, <아귀레, 신의 분노_1972>,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_2006>,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_2007> ※ <보테로>전 입장권 소지자는 영화 티켓 1,000원 할인, 영화제 티켓 소지자는 <보테로>전 입장권 2,000원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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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지난 6월30일부터 오는 9월17일까지 개최되는「페르난도 보테로」전은 1996년 이후 두 번째 개최되는 전시이다. 필자는 지난 2007년부터 보테로와 직접 연락하면서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져 있는 그의 작품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사실 모든 전시에 있어서 준비과정이야 대동소이하게 보이지만 전시작품과 작가에 따라 발생되는 상황은 매우 다르다. 보테로의 작품은 대여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보테로의 대규모 회고전이 미국 대도시를 순회하고 있기에 주제와 출품작 선정에 있어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1980년대 이전 작품들은 대개 콜롬비아에 소장되어 있고 상설전시 중이라 대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이번 전시는 작가가 노년임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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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회화 작품 외에도 1970년대부터 지속해온 조각 작품도 포함하여 전시가 준비되었다. 보테로의 조각 작품은 야외에 설치되어 기념비적인 성격을 드러내는데 이를 위해서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야가 확보되어야 하며 덕수궁과 가까울 것, 그리고 작품과 관람객의 안전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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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작품선정과 기획에 대한 논의가 주로 작가와 큐레이터 사이에서만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다른 미술관 큐레이터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 ‘어느 기획사와 일했느냐’이다. 이번 페르난도 보테로 전은 작가와 직접 교섭하여 개최된 전시임을 한국사립미술관협회에서 발행하는 격주 온라인 매거진인 Art Museum 지면을 통해 분명히 밝힌다.
덕수궁미술관은 2003년 이후 외국미술관과 독자적으로 전시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주최기관은 주로 대언론 홍보를 위한 언론사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개최되고 있는 많은 외국전시의 경우 기획사가 관여된 전시가 많다. 미술관에서 방학기간 중 개최되는 일명 블록버스터전은 영락없이 기획사의 주도아래 진행되기 마련이다. 이러한 경우 장단점이 분명 있다. 기획사가 관여되어 있을 경우 협찬사 및 후원사들이 많이 연결되어 예산을 풍부하게 확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좋은 작품을 빌려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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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대여료 혹은 보험료가 많이 소요되는 전시의 경우 수준급의 작품은 일부에 불과할 수 있으므로 다른 대여 작품의 수준을 높이기 힘들거나 소요되는 예산만큼 국내 관람객들에게 보다 많은 관람료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협찬사와 후원사가 많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요구조건이 있게 마련이고 또한 미술관으로서는 그러한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만약 기획사 없이 미술관의 노력으로만 전시가 기획된다면 담당자는 작품선정, 전시기획, 그리고 나아가 소요예산 등 모든 것에 신경을 써야만 한다. 미술관의 적은 예산으로 좋은 작품을 빌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이후 도록제작, 교육프로그램 진행 등 여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한정된 예산으로 인한 홍보비의 압박으로 홍보의 기회가 적을 경우 보다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는 것 또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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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예산의 확보이냐’ 혹은 ‘기획력의 강화이냐’라는 문제는 오늘날 한국의 상업적 전시가 지닌 딜레마이다. 기획력의 강화라는 측면만을 강조하여 외부기관과의 교류를 외면할 수 없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예산 확보와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해 미술관의 가장 기본적인 기획력을 뒷전으로 미뤄두는 일 역시 지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떠한 미술관이나 갤러리이건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 있다. 바로 작품의 안전이다. 작품의 안전이라 함은 작품의 직접적인 손상을 방지하는 것 이외에 작품과 관련된 주변 환경의 안정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올해 초 개최된 어느 대형전시의 작품이 전시종료 후 기획사의 석연치 않은 처사로 외국에 반출될 때 어려움을 겪었던 일은 잘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 빌려온 작품들이 제시간에 반환되기 어렵다는 풍문이 돌면서 외국 주요미술관에서 한국으로 작품의 반환여부를 확인하는 문의가 있기도 했다. 외국에서 작품을 빌려와야만 하는 국내 미술계로서는 그러한 일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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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르난도 보테로 전 역시 전시가 끝날 때까지 작품의 안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미술관 종사자로서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자세는 바로 작품을 위한 것임을 우리 모두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류지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