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의 바통을 이어받은 새 드라마 <술의 나라>(극본 정성주·연출 이진석 이창한)가 9일 드디어 인기몰이에 나선다.
지난 3일 오전 11시께 경남 통영 앞바다. 조용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려수도의 끝자락인 통영 청정해역이 갑자기 술렁거렸다. 캐주얼 차림으로 한껏 멋을 낸 선남선녀들이 대형 고급 요트 위에서 선상파티를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예전에는 볼 수 없던 특이한 풍경을 바라보며 부산하게 손을 흔들었다.
김재원 김민정 최강희 이동욱 등이 이날 벌어진 '소동'의 주인공으로 9일부터 첫 방송될 SBS 새 드라마스페셜 <술의 나라> 촬영에 한창이었다.
<술의 나라>는 선대의 사업을 이어받아 전통주 사업에 뛰어든 김재원과 김민정을 둘러싼 선남선녀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다.
#'술'의 나라
극중 대형 주류회사 대표의 후계자 도일(이동욱 분)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선상파티를 여는 장면의 촬영이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얇은 여름옷을 입은 연기자들은 카메라 앞에서는 환하게 웃었지만 아직은 쌀쌀한 날씨 탓에 촬영이 끝나면 오들오들 떨리는 몸을 담요 등으로 진정시켰다. 선상파티 장면 이전부터 철 이른 여름 의상을 입은 채 매서운 바닷바람 속에서 이어진 촬영은 5시간째 이어졌다.
게다가 샴페인을 터뜨려 서로에게 뿌리는 장면을 연이어 찍었던 까닭에 온몸이 샴페인으로 뒤범벅돼 추위는 더했다. 특히 민소매 차림의 최강희(애령 역)는 술잔을 들고 있는 손이 덜덜 떨려 샴페인이 쏟아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 순간의 주인공은 김재원이나 최강희가 아니었다. 극중 '황태자' 이동욱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신인 탤런트 최미영이 요트 위에서만은 당당한 안주인이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팔등신 몸매를 뽐낸 최미영은 이어서 비키니를 입고 이동욱과 선상 데이트를 즐기는 등 볼거리를 제공하며 매력을 한껏 뽐냈다.
#순정
기획단계에서 <술의 나라> 외에 물망에 올랐던 다른 제목이 '순정'이었을 정도로 이번 드라마는 서준 역의 주인공 김재원과 선희 역할을 맡은 김민정 간의 순수한 사랑이 드라마의 큰 기둥이다.
서준이 전통주 사업에 뛰어든 가장 큰 이유는 선희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때문이다. 선희의 부친 종언(박병훈 분)은 동업자인 서준의 아버지 태관(길용우 분)의 배신으로 충격을 받아 죽는다. 서준은 자신의 아버지가 선희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하지만, 선희를 사랑하기 때문에 선희 부친의 유지를 받들어 전통주 돌풍을 일으키려 한다.
김재원과 김민정은 이번 작품이 두번째 만남이다. 지난해 여름 <라이벌>에서 김민정은 자신의 이복언니의 연인인 김재원을 곤경에 빠뜨리면서도 애틋한 감정에 빠졌다. 김민정은 반항아 기질이 다분한 서준을 사랑하며 마음을 졸이는 선희 역을 맡았는데, 데뷔 13년 만에 주연을 따낸 것이다.
"서로 낯을 가리는 편이라 (김)재원 오빠와는 <라이벌> 촬영 때 줄곧 존댓말을 썼어요. 이번 작품을 시작하면서 서로 친해지자고 '합의'했죠. 아무리 연기라지만 극중에서는 연인 사이잖아요."
#아름다운 유산
<술의 나라>는 양주에 맞서 선대의 유산인 전통주 사업에 매진하는 서준과 선희의 '장인 정신'을 보여준다. 한국 전통문화의 한부분인 전통주라는 소재를 강조해 기획단계에서 '아름다운 유산'을 제목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을 정도다.
일본에서 유명 주류회사의 경영기법을 배우고 귀국한 서준은 선희와 함께 고급 전통주로 대형 주류업체의 양주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그러나 서준 역의 김재원은 공교롭게도 소주 애호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