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 하삼동 커피숍은 내가 엄마와 같이 사는 새벽빌에서 5분정도의 거리에 있다. 옆집에는 횟집과 싸이버거를 파는 맘스터치가 있다. 이곳에 거의 매일 들러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나 허브차를 마신다. 오늘은 페퍼민트 차를 마시고 있다. 내가 커피숍에 오는 이유는 시간을 떼우기 위해서이다. 커피숍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30분 내지 한시간을 보낸다. 물론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때도 있다. 이곳에 있으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은은한 조명과 화초들, 수족관과 아이보리색 벽, 화장실, 팔걸이가 있는 의자가 갖추어져 있다. 장평 초등학교 앞에는 컴포즈커피가 있다. 그곳에도 가끔 가지만 주로 홀이 넓은 하삼동 커피로 온다. 나는 십년전까지만해도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았다. 집에 커피가 보이면 가끔 심심해서 마시는 정도였다. 그당시 내가 인도여행을 패키지로 갔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커피를 후식으로 꼭 챙겨먹었다. 내가 커피를 안마신다고 했더니 가이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던 생각이 난다. 나는 그 정도로 커피와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허브차나 꽃차를 마셨던 것도 아니다. 마시는 것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 내가 언제부터인가 거의 매일 커피숍을 찾게 되었다. 물론 대부분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이곳에서 하릴없이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집에 간다. 주로 하삼동커피에 오지만 벤티에도 종종 간다. 벤티에 손님이 많으면 그 옆에 있는 블루샥에 간다. 이렇게 커피숍을 들락거리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내가 왜 이렇게 변했을까. 고작 일년 안에 일어난 일이다. 유행에 둔하고 문화생활에 느린 내가 말이다. 남들처럼 까페를 애용하고 있으니. 오늘은 페퍼민트 차를 마시며 러시아사랑 다음까페에 글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