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에서 오전(3월30일) 봉사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불이난다. 딸이 빨리 더나고 싶은데
아빠 때문에 못간단다. 동료 근무자에게 부탁하고 나서는데 손자가 전시관 앞에서 제 어미와 할머니
손을 잡고 기다리고 있다. 부지런히 정문으로 나가니 사위가 자동차 시동을 걸고 기다리고 있다.
함께 차를 타니 사위가 예산방면으로 차를 몬다. 황사가 조금 있지만 날씨는 화창하여 드라이브가
즐겁고 흥이 절로난다. 귀여운 손자의 재롱을 보면서 달리는 기분은 상쾌하고 유쾌하다. 12:30시에
출발하여 2시간 여후에 덕산 스파캐슬에 도착하였다. 덕산 온천지역이 잘 개발되어서 면단위이지만
도시를 형성하고 있었다. 덕산 스파캐슬은 자체로 휴양시설을 모두 갖춘 멋진 온천레져시설이었다.
사위가 부지런히 쫓아다니더니 데마동에 객실을 잡고 체크인하였다. 이제 스파로 가면 오랜 시간을
물놀이를 해야한다며 든든히 먹어 두잔다. 캐슬을 조금 벗어나니 꺼먹돼지집이 있어서 들어 갔다.
좋은 고기라며 값도 만만찮으나 모두들 실컷 먹어 두었다.
딸래미는 빨리 온천 물놀이를 하고 싶어서 안달이다. 애어미가 되느라고 집안에서 아이만 기르다가
오랜만에 물에서 놀생각에 가볍게 흥분이 되는 눈치다. 음식도 먹는둥 마는둥이다. 서둘러서 식사를
마치고 스파캐슬로 돌아와서 물놀이장으로 입장하였다. 물놀이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남녀구분 표
시 그림이 재미 있다. 18개월짜리 손자 성재도 수영팬티를 입고 한 사람 몫을 단단히 한다. 사랑스런
손자의 물놀이 하는 것을 보니 세상 부러울것이 없고 기쁨과 즐거움 그 자체였다.
온천 물놀이장 시설이 아주 수준급이다. 그 전에는 부곡하와이가 제일었는데 예산군 덕산에 이렇게 훌
륭한 시설이 마련된 것이 다행스런 느낌이든다. 지금이야 전국 방방곡곡에 이런 시설들이 있지만 그래도
대전에서 가까운 덕산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것이 좋았다.
모두들 물놀이에 푹 빠졌다. 아내도 야외스파로 나가서 수영을 500m를 하고 딸과 사위도 야외스파에서
물미끄럼, 파도장 등등을 돌면서 놀이를 즐기고 꼬맹이 손자도 물놀이에 정신이 없다. 몇 시간을 이렇게
놀더니 모두 지쳐서 한 곳으로 모여 들었고 스파에서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해가 지고 야간 조
명이 들어오고 있었다. 뜰에 조성된 조형물에도 네온이 들어오고 있었다.
너무 신나고 즐겁게 놀다보니 모두 지쳐서 식당으로 나가는 것도 마다고 한다. 그냥 테마동으로 들어
와서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을 먹고 과일과 음료를 마시고 나는 사위와 둘이서 반주로 소주를 마셨다.
물놀이에 지칠법도 하건만 손자 성재의 끊임없는 재롱은 우리들의 피로를 말끔이 날려 준다.
내일의 활동을 위하여 모두 잠자리를 찾는데 창밖을 내다보니 야경이 아름답다. 콘도에서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잠시를 잔 것 같은데 아침이다. 사위가 온천을 하러 가자고 깨우지만 사양하고 좀더 누웠다가
거실로 나오니 재롱둥이 손자가 반긴다. 창 밖을 내다보니 비가 분수대를 적신다. 집을 나서면 남자가
음식을 해야한다며 사위가 분산하게 준비한 육개장으로 아침을 먹고 대천을 향하여 스파캐슬을 출발
하였다.
덕산을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대천으로 가는 길은 너무 좋다. 90년대 초반에 대전으로 이사
와서 중부지방을 여행하던 시절의 도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1시간여 만에 대천 해수욕장에 도착,
점심을 먹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오늘은 아빠가 쏠터이니 먹고 싶은 것을 고르라고 했다. 딸이 조개구이
가 먹고 싶다고 하여 대형 포장마차 처럼 생긴 조개구이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식사를 하고 나니 비도 개여서 하늘이 밝아졌다. 그래도 반갑지 않은 옆나라에서 날라오는 황사로
짙은 안개처럼 하늘이 누렇다. 대천 해수욕장 바닷가로 나가서 바다구경을 하였다. 아마도 태어나서
한 두번 바다를 보는 손주는 마냥 신기한 기색이다. 딸을 시집보내고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하였다.
함께 1박2일 여행을 하면서 사위가 딸에게 자상하고 곰살맞게 하면서 정좋게 사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
다. 부모 마음이라 항시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를 않았는데 이번에 함께 여행을 하면서 딸내외의 사는
모습을 보니 이제 마음 편히 살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선다. 듬직하고 정이 많고 자상하고 남자로서의
몫을 다하는 사위가 마냥 미덥게 느껴진다. 아마도 이번 여행의 소득은 딸 내외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고
보고 신뢰하는 믿음이 생긴 것이라고 하겠다.
첫댓글 사위와 봄 나드리 정말 보기좋고, 항상 좋은 소식 감사 합니다.
일전에 표지 꼬마가 만대 손주였구만, 좋은 가족 여행 축하합니다. 자식과 선주는 귀여운 모습 사진 찍느라 정작 할아버지는 안 보이네? 그리고 희 머리 주름 잡힌 할머니 모습도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하네- 이번 동기 40주년 모임 때 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건강 모습으로 자주 자주 보았으면 합니다.
이세상에서 가장소중하고 사랑스러운것은 가족이지요.특히 손자 ,손녀는 아들달보다더사랑스럽지요.이것이내리사랑인가봅니다.만대의 뜻깊은가족여행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