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흠~~~~”
“왜...그러시는데여?”
“예? 아니........”
나랑 엄만 의아해하며 의사선생님을 쳐다봤다.
“흠~~ 간호사!”
“예?”
“신혜빈 학생 진료실로 데려가지”
“아! 예”
난 간호사언니의 팔에 이끌려 상담실을 나왔다.
“언니! 저 무슨 이상있어여?”
“예? 아니.... 글쎄여~”
참 내! 시력이 떨어져서 안과를 왔더니
별별 검사를 다하고 뜸도 오질나게 들이는 구먼~
“저 시력 많이 떨어졌나봐여??”
“....예.........아....... 여기서 기다리세여”
언닌 날 조그만 방에 넣어두고 나갔다.
지금쯤 날 기다리며 길길이 날뛰고 있을 동화한테
후다닥 전화를 걸었다.
-허이구! 꽃미남 휴대폰이랍쇼! 에헤에헤! 아싸라비용! 똥꾸 짱!
헤이~ 못난이들은 철컥하고 전화 끊으시지?
난 임자가 있는 몸이시라네~ 에이~ 이쁜 언니 미얀~~~~~~-
3년간 만났지만 이 아이의 컬러링은 늘 적응이 안돼....
“어디야???????????”
“어! 동화야 나 병원!”
“뭐????????왜??????????”
“시력이 떨어졌거든....”
“너 밤마다 이상한거 보는구나?”
“헛소리 말구 어디 들어가서 기달리라구”
“야! 올 때 전지현 데리고 나와~ 현석이 있거든 에헤에헤”
“안돼!”
“뭐? 왜?”
“소현이 남자 만나는 거 디기 시러해!”
“뭐? 너 지금 내 친구를 멸치로 갈아 먹을라 그러냐?”
“내가 언제 니 친구를 갈아 먹었어!
글구 넌 왜 맨날 걔네 끌고 나오냐?”
“몰라! 이 가제미 수염아! 비너스가있을께 글루와~”
아~~ 중학교때도 이상했지만 고등학교가서 더 이상해졌어....
역시 공고를 가는게 아니였는데.......
중학교 때 동화가 너무 멋있어서 몰래 몰래 훔쳐만 보다가
화이트 데이날 고백받고 정말 행복해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했지?
그러케 3년간 만난 내 남자친구.. 윤동화.....
조금 있으면 3주년 파티라서 밤새 아르바이트한다든데...
학교는 나가는 건지.......
그나저나 소현인 현석이처럼 가벼운 놈은 만나기 실타는데.....어쩌지?
“.....혜빈아?”
“어? 엄마!”
엄마는 너무너무 초최한 모습으로 나왔다.
“엄마! 왜그래? 응? 무슨 일있어?”
“아니...왜?”
“눈이 왜케 빨게 울었어?”
“눈 검사 해서 그래.... 좀 피곤해서..... 혜빈이 동화만나러 가지?”
“응...... 엄마 왜그러는데.... 나 눈 안조테?”
“아니야~ 피곤해서 그래..... 너무 늦게까지 놀지말고... 일찍와”
엄만 대충 둘러대고선 앞서 걸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나한테 뭔갈 숨기는 듯햇다....
에이~ 내과도 외과도 아니고 안과에서 죽을 병 걸렷다고 말하겟어?
별일 아니겠지....
그럼~~~
난 엄마랑 헤어지고 동화를 만나러 후다닥 뛰어갔다.
“많이 기다렷어?”
“우~~하!하!하! 이 여자!!!!!!!! 미! 쳤! 구! 만! 웃!겨!
나 좀따가 알바가야되는데!!!!!!”
“너....말투가 이상해~”
“신경꺼 우리 멘트거든.... 근데 전지현은? 응? 전지현”
“아~~~ 소현이....... 오늘 바빠서.....”
“거짓말 마! 어따가 팔아 먹었어! 어? 엿바꿔 먹었냐? 응?
아니면 고래잡이한테 팔아넘긴 거 아냐?”
생긴건 귀엽사리 잘생긴 얘가 어쩌다가 저러케 맛이 갔을까?
동화말로는 어릴 때 현석이네 아빠가 현석이가 원숭인 줄 알고
동물원에 집어 넣었다가 저러케 됐다고 했다.....
(현석이네 아빤 동물원에서 일하신다!)
“야! 야! 시끄럽고 노래방 가자! 내가 너한테 불러줄 노래 생겼어!”
“또 노래방 가게?”
“씨~ 내가 그거 외우느라 대가리 깨지는 줄 알았단 말야.
빨랑 가자 너 뻑 가지마라~ 우헤헤헤헤헤헵!”
“저 새끼는 노래방에 기부금 받치는거에 맛들렸나?”
“시끄러 나보다 노래도 못부르는게~”
“지랄 똥이다!”
동화는 내 손을 잡고 걸었다.
“재수없는 저 송충이 커플~~~~~~ 이씨! 김건우 이 새끼는
변기통이랑 사랑에 빠진거야 뭐야!”
소현이 안 데려왔다고 심술부리는 현석이 피해다니랴.
헛소리만 지껄이는 동화 맞춰주랴...
멀쩡하다가도 필한번 받으면 획가닥 돌아버리는 건우 눈치보랴...
너무 너무 힘들어~~~
“자자! 앉아! 새끼들 늬들은 귓구멍 막아!”
“쳇! 노랭이 똥싸고 덤블링 500단 하고 있는 소리 하네”
노랭이X 노랑이.... 건우네 집 병아리.....닭이 되가고 있다.. 허허허
“병따구야! 너 자꾸 내동생 이름 바꿀래? 노랑이라고 햇지!!!!”
“아하! 미안해용~ 건우씨~ 노린네였지?”
저들의 티격태격거림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어느새 동화의 노래가 시작됫다.
여기서 잠깐 동화의 노래실력을 말하자면....
중학교때 가창시험시간에 동화노래 듣고
음악선생님이 거품물고 쓰러졌다.
허나 저 놈은 노래부르는 걸 억수로 좋아한다
“흠흠! 잘들어! 시작된다!”
-아싸리비용~~ 헤이~요!!! 고고고고! 아싸리 고도리~-
헉! 저게 뭐야? 랩이야?
-나는 당신의 꽃 동자~
당신의 나의 꽃 둥실~
우리가 결혼할 뒷동산도 알아봤지
우리가 함께살 초가집도 알아봤지.
우리가 낳을 10명의 자식 이름도 지어놨지!
헤리봉봉~ 봉봉봉! 아싸리요 ! 딩딩딩-
맙소사..... 맙소사.....
내가 돌겟네~~~~
저 노래에 신이난 망나니 두명은 의자에 올라가
엉덩이를 두들기며 춤을 춰댔다.
그리고 코러스를 넣기 시작했다
-첫째아들 김건우! 둘째 아들 신현석! 막내딸 이름 노랭이~~~
아싸! 아싸!-
내가 인상을 찌푸려질 때 동화의 찢어지는 노랫소리가 다시 시작됬다.
-사랑해! 억수로~ 이따시바리~ 사랑해~
아싸 봉봉! 데굴데굴 동동주!
양주값은 너무 비싸.
위스키는 너무 독해
나의 그녀는 동동주.
싸고 좋은 동동주....-
그럼 난 동동주야? 젠장! 도대체 저 정체불명의 노랜 뭐야?
-갈치꼬리 복어꼬리~ 헤이고!
자바자바! 헤이고!
아싸리요!!!!!!!!!!!!!!!!!!
나와 그녀의 꼬리는 사랑의 꼬리~-
“어때! 짱이지? 그지?”
“그거 노래야?”
“응 존나 조치 안냐? 오늘 봉팔이 새끼한테 기합받는데
그 새끼가 불르더라?”
“도대체 이게 누구 노래야?”
“있어 지렁이 등껍질이라는 그룹이래! 나 반했어!
우리 나중에 얘네 공연가자!”
세상에 지렁이 등껍질이란 그룹도 있나?
“이게 조아?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이냐?”
“뭐???? 이 아줌마가! 남이 머리아프게 외워왔는데 하는 말이라곤!!!!!
내가 널 죽도록 사랑해란 말이자나!”
암만 듣고 또듣고 또들어봐도 그런 가사는 없거늘...
티격태격거리는 사이 저 덤앤더머 두 자식은 마이크를 잡고
악을 써대고 있었다
그리고 한 시간 동안 이 놈들은 지렁이 등껍질이란 노랠 불러댔고
이 정체불명의 그룹의 노랜 하나같이 특이했다.
벼가 자라서 공룡이 된다느니...
지구는 다이아몬드처럼 생겼다면서 악마의 소굴을 벗어나자질 안나....
하여간 삐져버린 난 동화의 노래가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안해줬다.
“에이~ 이 아줌마! 내가 멋진 노래 안불러줘서 삐진거야? 알겟어!
낼은 발라드 불러주게!”
“어휴~ 제발 노래방좀 오지말자!”
“왜? 노래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데?”
“너가 니 노래 녹음해서 들어봐라 어떤지”
“행복해~~~으흐흐흐흐”
어느새 우린 분식집에서 짬뽕라면을 시켰다.
아주 조금 궁핍한 동화와의 데이트는 늘 분식집이였고
내가 한 번쯤 살려고 하면 길길이 날뛰었다.
남자의 자존심이 벼락맞아 죽는다나 어쩐다나...
“혜빈아! 낼은 전지현 꼭 델고나와”
“어? 왜?”
“왜냐니!!!!! 넌 내친구자나!!!! 난 니친구고!!!!!
글구 전지현도 니 친구고!!!!!알겠니?”
그거랑 이거랑 뭔 상관이지?
“너가 시른거야 너가 멸치대가리같이 생겨서”
건우가 현석이를 보며 놀려댔다
“뭐?????누가! 누가! 누가!!!!멸치대가리야!!!!!!!”
엄청 흥분한 현석이!
“너....너.... 너가 멸치대가리자나~”
“이새끼! 혜빈아 너가 봐도 그래? 응?
내가 썩어문드러진 상어 어금니 같이 생겼어? 어?그래?”
내가 썩어문드러진 상어 어금니를 봣어야 알지.....
“아니~”
“그치! 나 매끈하게 잘 빠진 고래 앞이빨같이 생겼지?”
“어,.어.....”
그제야 잠잠해진 현석인 짬뽕라면을 곱빼기로 시키고 행복에 겨워햇다.
현석이의 뇌를 반으로 쩍하니 쪼갠다면....
100분의 1은 사람의 뇌를 나머진 외계인의 뇌를 소유하고 있을꺼다!
엄청난 식성의 소유자인 저들은 짬뽕라면 곱빼기에 만두를 시켜먹었고
그것도 모자란 동화는 내 라면 국물을 훌훌 마셨다.
“나 혜빈이 델다주구 갈꺼니깐 먼저가”
“그래! 난 혜빈이네 갈께! 건우 넌?”
“응! 난 신혜빈네 갈꺼야! 그럼 안녕~”
저들의 어이없는 농담에 동화는 치고박고 말씨름을 하다가 헤어졌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데이트에 늘 동참하는 저 이상한 두놈....
“너 왜 맨날 쟤네 데리고 나와?”
“지네가 들러붙어! 걱정마! 낼 부턴 버려두고 다닐께”
니가 버려두면 쟤네가 버려지니?
“야! 우리 3주년 파티 기대해라! 나 돈 존나 많이 모았어!
진짜 만빵으로 준비했어”
“너 맨날 그러자나”
“이게 지 서방님 말도 못믿네? 이번엔 확실해!”
저 놈의 넘치는 자신감은 어디서 뿜어져 나오는 걸까?
“이만 들어가봐 일하러 갈께~”
“어 잘가~”
“응! 내꿈꿔라! 안꾸기만 해봐! 창문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지렁이 등껍질 노래 불러줄테니깐!”
이라는 끔찍한 멘트를 날리더니 폴짝폴짝 뛰어서 다리한번 쫙쫙뻗어주고
빙글빙글 돌면서 사라졌다...
정말.....
3년간 변한 거라곤.....
조금더 큰 키와 넓어진 어깨.. 굵어진 목소리....
하는 짓이나 말이나 생각이나.....
언제나 내가 사랑하는 남자친구 윤동화그대로다.....
“니 눈이 젤 이뻐~”
“눈 만?”
“응 눈만...”
“야! 윤동화! 너 죽는다!”
“히히히 니 눈 울 엄마 닮았어!”
“그럼! 내 눈이 이러케 안생겻음 너 나 않 조아했겠다?”
“.....응!”
너무 단호하게 대답했던 동화....
그 때 나 일주일간 삐져있었지?
근데 진짜 큰일이다 동화야...... 어쩌지? 어쩌면 좋을까?
너무 너무 슬프고 믿기지가 않아....
말도 안돼..... 정말 믿을 수가 없어..
엄마 아빤 한 참을 방문을 두들기시곤 돌아가셨다.
난 지금 저러케 하늘이 잘보이는데?
저러케 땅도 잘보이고.... 다 잘보이는데?
누가 와서 거짓말이라고 해준다면......
자고 일어났을 때 모든게 꿈이였길...
계속 흐르는 눈물을 난 닦지도 않고 가만히 두었다.
닦으면 나오고 닦으면 나오고......
6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 멍하니 창밖만 내다보고 있다...
똑똑.....
“혜빈아~”
“그만 좀해!!!!!”
“.....낼 병원 다시 가보자....다른 데로 가보자......
오진일 수도 잇자나!”
“.....오진이야! 분명 잘못된거라고!!!!!!!!! 그 의사 돌팔이야!!!!!!”
“그래....그래.....그니깐 다른데 가보자......”
난 흘러내리던 눈물을 엉엉 거리며 쏟아 부었다.
하느님! 저 보이세여?
제 부탁하나만 들어주세여...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것이
정말 모든 것이 다 꿈이길.....
제발 부탁드려여....
전 아직 보고 싶은 게 얼마나 많은 데여....
탁!
멀뚱멀뚱 창을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 돌을 던졌다.
창문가로 가보니...
내가 사랑하는 남자친구 윤동화가 있었다.
부스스한 머리에 초최한 얼굴을 하고....
지금이 몇신 줄은 아는거야?
“너 지금 몇신데 여길 와?”
“헤헤 너 줄꺼 있어!”
동화는 우리집 담장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씩 웃어댔다.
“뭔데?”
“쨔잔~~~”
목각인형....
동화는 목각인형 하나를 방 창문으로 휙하니 던졌다.
“이게 뭐야?”
“나 알바하는데서 주인아줌마 쫄라서 가져온거다! 우리 닮지 안앗냐?
넌 남자가져....”
“이거 줄려고 여기까지 온거야? 너 아빠한테 혼나겠다!”
“괜찬아 한두번 혼나냐?”
“.....고마워.”
“잤어? 피곤해 보인다?”
“응...피곤해서.......”
“.......내가 노래 불러줄까? 흐흐흐흐”
“시끄러워서 신고들어와.....”
“경찰서 자주 가봐서 하나도 안무서워....”
“자랑이다!”
“지렁이 등껍질 이탄 불러줄게”
“시러!”
“고약한 아줌마 같으니라고~”
“그만 가봐.... 새벽 2시다.....”
“응! 너 내 꿈 안꾸기만 해봐!”
“알겟어! 잘가~”
“어! 낼봐~~~~~”
동화는 활짝 웃으며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폴짝폴짝 뛰어서 다리한번 쫙쫙뻗어주고 빙글빙글 돌면서 사라졌다...
널 보니깐 다 꿈같다...
아까 일이 다 아닌 것 같아....
내 눈 이러케 건강한데....
이러케 멀리서도 너의 뒷모습이 잘 보이는데......
.........
만약 진짜라면....
만약.......내가 진짜로....... 백내장에 걸렸다면........
신이 한 번 만 기회를 줘서.....
너는......
너 하나는 볼 수 있었음 조켔다.......
난 결국 뜬 눈으로 밤을 샜고 아침일찍 아빠 엄마와 안과를 찾았다.
어제와 달리 큰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차에선 차가운 냉기가 흐를 정도로 서로 아무 말이 없었고
내 주머니에선 30번째 동화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지금 난 동화의 전화를 받을 수가.... 받고 싶지가 않다....
떨리는 맘으로 병원에 도착하고 아빠가 접수를 했다.
왜떨어?
떨지마... 아무 일도 아닌데.....
진료실로 들어가고 난 이곳 저곳에 다니며
3시간 정도의 진료와 검사를 마쳤다.
하~~ 떨린다......
결과는 이틀뒤에.....
이틀.......... 이틀..........
4일뒤에 우리 3주년 파틴데....... 나 웃으며 갈 수 있겠지?
집에 도착해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전화가 다시 울렸다.
“여보세여?”
“누가!!!!!!!! 연락끊으래!!!!!!!!!!!!!!!!!”
“내가 언제 끊었어!”
“30번이 넘게 전화했다! 너지금 튕기기 작전 들어가는거냐?”
“무슨 헛소리냐? 진동이라서 몰랐어”
“흥일세! 지금 집앞으로 나와 너 줄거 있어”
“어제 줬는데 또 뭘줘”
“그래서! 받기시러??????”
“아니야 나갈게”
동화의 기운찬 전화를 받고 난 집앞 놀이터로 나갔다.
초최한 얼굴에 꾀죄죄한 옷을 입고 앞치마를 어깨에 휙 걸치고
벤치에 앉아있었다.
“동화야?”
“빨리와! 빨리! 나 시간없어!”
“왜?”
“알바하다가 몰래 나왔어! 화장실간다고 하고선....”
“왜 그랬어! 너 학교도 안 간 거야?”
“아니! 오늘 하루 쉬래... 자! 이거!”
“이건 또 뭐야?”
꼬맹이 목각 인형 10개가 있었다.
“응 우리 애기들..... 넌 5개 가져. 내가 5개 가질꼐.
주인아줌마한테 욕먹고 가져온거다!”
“너 안쫒겨 나냐?”
“내가 누구냐? 아줌마들이 또 내가 윙크한번 날려주면 뻑 가자나!”
하나도 정말 한개도 안 귀여운 목각 인형 5개를 내 손에 쥐어줬다.
“너무 징그럽게 생겻어!”
“헛소리한다! 너 닮았구만!”
내가 이러케 이티 같이 생겻나?
“근데 왜 10마리야?”
“마리? 이게 개 돼지냐? 우리 아들 딸이지!”
10명을 낳자는 건 아니지?
“나 빨랑 가봐야되. 안그럼 이번엔 진짜 짤려!”
“그래.... 열씨미해....”
“응! 낼 학교 앞으로 갈게”
“안와도 되는데”
“현석이랑 가치가꼐. 전지현이랑 나와라...”
악!!!! 안돼라고 말하려는 순간 동화는
폴짝폴짝 뛰어서 다리한번 쫙쫙뻗어주고 빙글빙글 돌면서 사라졌다...
집에 들어가 책상에 목각 인형을 나란히 세웠다.
정말 신기하게 생겼네...
동화는 이게 이쁜가?
그럼 나두 신기하게 생긴건가? 헤헤헤헤
난 가만히 목각인형을 들었다.....
내가 지금 두려운 맘도 떨리는 맘도 진정시켜주는 동화.....
모든 불행이 다 꿈같이 느껴지게 만들어주는 동화.....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동화....
만약.....만약 동화야.....
정말.......정말.....내가 백내장에 걸렸다면.....
그러다면.......
난.......널 어떠케 해야되겟니?
응?
넌 내가 널.......어떠케 해주면 조켓니?
대답없는 목각인형을 들고 난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날 밤은 정말로 꿈에 동화가 나왔다.
내손을 꽉쥐고 힘차게 흔들면서 활짝 웃고 있었다.......
“내 옆에 있음 돼.....”
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학교갔다 올께여”
“내일까지 쉬지”
“왜?”
엄만 당황하며 내 눈길을 피했다.
난 문을 쾅 닫고 나왔다.
엄마가 저럴 수록 난 점점 우울해져..
정말 내가 장님이 될까봐...
점점 눈이 나빠지는게 현실로 느껴져서......
그래서 너무 두려워....
“너 어제 왜 학교 안왔냐?”
“늦잠 잤어”
“얼굴이 왜그래? 윤동화랑 싸웟어?”
“아니! 내 얼굴이 왜?”
“거울을 봐라 볼썽사납게도 구겨졌다!”
소현이랑 난 고등학교 올라와서 알게 된 친구다.
깍쨍이에다가 얌체같이 생긴거와 똑같이 성격도 깍쨍이다!
우린 그림을 그리러 실습실로 내려갔다.
“석고 거리는 실기시험장이랑 똑같은 거리야! 빛도 그러코!
실기장이 뭐 평소처럼 조은 줄 알았니? 그만 웅성대고 자리에 앉아”
난 맨뒷줄에 앉아 연필을 들었다.
..........................
...........
탁!
“어머! 혜빈아! 어디 아프니?”
“예? 아니여....”
“얼굴이 하얗게 질렷어... 왜그래! 어?”
“............양......호실........좀..........”
“어머. 그래! 누가 부축 좀”
“아니여!!!! 저 혼자 갈께여.....”
난 실습실을 조용히 나왔다.
하! 하!
눈이......눈이.......
순간 석고가 안보였다....
석고의 눈과....코가..... 그냥 하얗게 보였다.....
아리아스 석고가 그냥 하얀 돌덩이 같이 보엿다.
난 쓰러질 듯 휘청거리며 양호실로 향했다.
“어머 어머! 저거 누구야? 짱이다!”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잇는데 소란스러움에 고갤 들었다.
역시나 옆에서 눈썹을 밀고 있던 소현이도
얘들의 소란스러움에 고갤 돌렸다.
우린 멍하니 창밖을 내다봤고 세상에!!!!!!
내가 못살아!!!!!!!!!!!!
“너무 멋지다! 누구 남자친구야? 어?”
“왠일이야~ 쟤네 상진공고애들아냐?”
“아~ 상진공고 윤동화 맞지? 그지? 꺅~ 울 학교에 여자친구 있나?”
창 밖엔 아주 늠름하게 윤동화가 있었고
양 손엔 학교앞 떡복이 집 개업선물로 나눠준 풍선을
아주가득히 열개가 넘는 걸 손에 들고 칠렐레 거리며
현석이랑 뛰어댕기고 있었다.
창문을 뚜러져라 내다보고 있는
우리 여학교 기지배들을 뒤늦게 발견한 저 돌대가리는
손을 흔들며 소릴 질러댔다.
“헤이~~~ 언니들~~~~~ 공부나 하세요~
전 신혜빈이란 여자의 남편 되는 놈이랍니다~~~~~~~~~”
그리곤 5개의 풍선을 하늘위로 날려댓다.
“신혜빈~ 니꺼야~~~”
꺅꺅 소릴 질르며 운동장을 뛰어댕겼고
학교 수위아저씨에게 질질 끌려 교문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날 뚜려져라 째려보는 아이들....
그랫찌....
중학교 때도...... 저랫지..... 씨~~~~~~~
그래서 엄청 욕먹어댔지~
반 아이들의 눈길보다 더 따가운건 소현이....
“아...하.....”
“니 남자친구는 그러타쳐! 저기 저! 저 생각없는 놈은 왜 왔냐?”
“.....소현아..... 현석이 얼마나 착한데... 알고보면.....
생각도 깊어”
“그러치! 그러케 알게 되기까지가 오질나게 오래 걸린단 거
말고 뭐가 문제니?”
소현인 날 마구 갈궈댔다.
조심히 창 밖을 보니깐 수위실에서 바나나를 까먹고 있는
머저리 두명이 보였다.
못살아~~~~~
-너 왜 거깄어! 나가서 기달려!-
삐빅! 문자를 보냇다.
-다리아퍼. 글구 니네 수위 아저씨 짱 조아 바나나도 5개나 줬어
빨랑 나와-
어휴~ 답답해~
난 수업이 끝나자마자 소현이를 붙들어매고 교문으로 달려나갔다.
“헤이헤이!!!!!”
동화는 양손을 신나게 흔들어 댔다.
현석이는 소현일 보고선 아주 입이 찢어져라 웃어댔다.
“빨랑 나와!”
우린 근처 커피숖에 자리잡았다.
“이게 뭐야!”
“풍선이지 뭐야~ 이쁘지 안냐? 거서 춤추는 누님들이 줫어!
나한테 뻑갓나봐~”
“조용히 기달리면 되지! 왜 난리를 피워!”
“이런~ 책상에 코박는 소리하네! 난리는 무슨 난리!
요새 가장 유행하는게 그거라더라.....남편 두고 바람 피는거~
사전에 예방한거야~”
“소현아~ 안녕! 오랜만이야~”
“....응.......”
얼굴이 퉁퉁 부운 소현인......
현석이 얼굴을 볼 생각도 안하는 구나....
“우리가 자릴 피해주자!”
동화는 벌떡 일어났다.
“뭐?????”
소현이랑 난 동시에 소릴 질렀고 현석인 조아라 웃어댔다.
미치겠네!
“동화야 그냥 여기서 가치 놀자...”
“시러 눈치 보여~ 우리 이만 가자!”
난 동화손에 이끌려 질질 끌려나왔다.
소현이는 돼지가 도살장 가기 전의 표정으로 날 바라봤고
머저리 한 놈은 넉마같이 웃어댔다.
“이 바보야! 우리가 나오면 어떡해!”
“왜?”
“소현인 현석이 싫어해”
“뭐????? 왜???? 현석이 인기 존나 많은데?”
“그거야 늬들 사정이고! 어쨌든 난 몰라
현석이 상처 받을 수도 잇어!!!!!”
“괜찬아 그 새낀 지 죽을 병 걸리지 않는 이상 상처란 걸 몰라
우리 노래방가자! 지렁이 등껍질 이탄! 개봉 박두!”
“시러! 미쳣어? 노래방 죽어도 안가!”
“이 여자 이거....그럼 오락실 가!”
영화도 있고 연극도 있고 쇼핑도 있고 그 많고 많은 곳 중에서
저 놈이 택하는 곳이라곤 늘 노래방 아니면 오락실이니~
우린 오락실에 앉아서 퍼즐보블을 햇다.
“아싸! 누가 오래 가나! 죽을 때 까정 해보자!!!!!!!”
띠용! 띠용! 뵹 뿅~!!
........
..............
“야! 너 왜그래?”
“.....어?”
“졸리냐? 왜 자꾸 이상한데다가 겨냥을 하냐?”
.......
.........
두손이 얼어버린 것 같았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르기 시작햇다.
“......나.....화장실......”
하! 갑자기........ 그 안에 잇던 풍선들이 하나로 보였다......
손이 덜덜덜 떨려오고 입술이 바싹 바싹 말랐다.
“신혜빈 공주 거기서 잘라고?”
“.........나가...........”
동화는 화장실 밖에서 서있었다.
“왜그래? 어디 아퍼?”
“응.....좀........집에 갈래”
“그래! 가자! 내가 죽 끓여 주께”
“됐어”
“고마워 하긴.....”
동화는 아무것도 모르고 내 손을 잡고 걸었다.
.....지금 내 심장이 콩알 만해진것도 모르고....
지금 내 눈에 눈물이 가득한 것도 모르고....
지금........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모르고..........
난 집에와서 가만히 누웠다.
들어와 가겟단 놈을 떼어놓느라 우린 한참을 실갱이를 벌였다.
낼이면......낼이면.......
드디어.......
오늘 저녁 식사 시간엔 숨이 막히게 조용했다.
다들 같은 생각.....하고 있겟지?
따르르릉~
“여보세여~”
“야!!!!!!!!!!!”
헉 소현이다
“소...소현아!”
“너 낼 죽었어!!!!!! 오기만 오기만 해봐!!!!!!! 아악~~~~~~
그 무뇌아 같은 놈~~~~~~”
소현인 절규에 가까운 소릴 질러대더니 전화를 끊었다.
무슨 일이있었길래~
따르르릉~
“여보세여!”
“헤이! 나엽!”
“현석아?”
“헤헤헤헤 조아써! 오늘 자네 조아써! 앞으로도 부탁해~”
“뭐뭘?”
“앞으로도 전지현 델구 나와 알겟찌? 히히히히”
“무슨 일있었니?”
“아싸!!!!!! 콩가!!!!!!!!!! 컨츄리!!!!! 끊어!”
상반되는 이들~~
뭔일이래~
똑똑.....
하균이가 들어왔다.
저 새끼가 노크를 할 때도 다있나?
“왜?”
“왜 불은 꺼놓냐? 등신아!”
“뭐? 등신?”
“그래! 이 등신아! 쪼다야!
뭐가 잘났다고 그러케 어두컴컴한데서 자빠져 있어!!!!!”
저 새끼가....
“너 갑자기 쥐약 먹었냐? 왜그래?”
“열받아서 그런다! 열받아서! 잘봐! 알겟냐?
내 얼굴 잘보라고! 똥강아지 같은 자식아!”
난 아무 말없이 하균이를 노려봤다.
“그만해”
“뭘! 뭘! 뭘! 등신같이! 등신같이!”
“신하균! 왜그래!”
“병신! 쪼다! 씹~ ”
“신하균....”
하균인 벌게진 눈과 얼굴로 날 노려봤다.
“씨발~ 누나 걱정마! 내가 다 알아서 해주께!!!!”
“.....알겟어 나가...‘
“누나! 나 믿지?”
“응.... 그니깐 그만 좀 해...”
“.......씨.......”
하균인 그러케 울먹이더니 쾅! 문을 닫고 나갓다.
밀려오는 두려움에 난 엎드려 울어버렀다.
믿고 싶지가 않아서...
그딴 말도 안되는 소리를 부정하고 싶어서...
수업시간에 석고가 안보였던거 믿고 싶지도 않고...
아까 동화와 오락할 때 풍선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믿기지가 않앗는데...
하! 저 신하균 자식!
저러케 슬픈 얼굴로 와서 울고 가면....
난 어쩔 수 없자나...
백내장으로 점점 시력을 잃어가서
나중에 아무것도 안보이게 된다는게.... 정말 현실같이 느껴지자나!
몇시간을 엎드려 울고 동화한테 전화를 걸었다.
지금 이 두렴움을 말끔히 잊게 해 줄 소중한 사람.....
-왔업요!!!!! 내 여자친구 똥구멍 개미 똥구멍 에구에구.....
나는 모기 똥구멍! 기달려봐! 나 지금 바빠! 시간 없어!
힝! 삐진겨? 에헤! 에헤!-
컬러링 또 바꿨어!
“혜빈공주?”
“그건 뭐냐?”
“공주라고 불러주면 조아한다더라? 앞으로 공주라고 불러줄까?”
“됐네요~”
“왜? 혜빈 마마는 어떠냐?”
“시러~ 너지금 일하고 있어?”
“그럼 놀고 잇냐?”
“전화 받으면 안되자나”
“알면서 왜 전화해!!!!!!!”
“.....그냥......”
“무슨 일있어?”
“일은 무슨......심심해서 전화했지”
“낼 월급받는다! 우리 바다가자! 토욜날이니깐! 바다가자!”
“바다? 그래......”
“예? 아...알겟어여”
“바빠?”
“어. 좀따가 끊나고 집앞으로 갈께...”
“피곤한데 안와도되...”
“니 얼굴 봐야 잠잘자지~”
“풉! 목각인형 있자나”
“꿈에 나올라 무섭다! 좀따가 들린다! 끊어!!!!!!”
동화야......
나....무서워..... 정말 정말 너무 무서워.....
점점 희미해지는 내 눈이..... 너무 무서워......
동화야....
동화야.....
난 그러케 침대에 엎드려 눈을 감았다.
톡! 톡! 톡!
쨍!!
깜짝이야!!!!!
벌떡일어나 창문가로 가보니 심술이 마구 난 동화가 매달려 있었다
“동화야?”
“이게! 한 시간 동안 돌던졌어! 보이냐?
여기 있던 돌 다 사라졌어!!!!!”
“그르게..... 그냥 가지.... 바보같이 왜 한시간을 기달려”
“얼굴봐야 꿈에 나오지!!!!!!!”
“넌 맨날 내가 꿈에 나와?”
“당연하지!!!!!!! 넌 안나와?”
“아니 나와”
“안나오기만 해봐 진짜로 니 창문에 매달려
용대가리 노래 불러줄꺼니깐!”
“하하하... 너 학교는 나가지?”
“그럼.... 내가 학교 안나가면 기지배들이 데모해”
“잘낫어~”
“이거 받아!”
또 목각인형!
“이제 이거 그만 좀 가져오지?”
“우리가 키울 애완동물이야!”
“이게뭐야?”
“너 닮았어”
헉! 괴물같이 생긴... 이틴가?...
“동화야 내가 이러케 징그럽게 생겻어?”
“병신... 내눈엔 니가 그러케 생겼어도 이뻐 보인단 거야!”
3년이 됬어도.....
동화의 저런 얘길 들으면 얼굴이 붉어진다.
“너 잠 다잤다~ 그지?”
“치! 빨리 집에가. 너 또 아빠한테 두들겨 맞지 말고”
“우리 대빵 출장갔어... 덤앤 더머 만나러가....
현석이가 한 방 쏜다더라? 전지현이랑 좋은 일 있었나?”
하하하... 글쎄......
“너 낼 또 학교 안가지?”
“갈꺼야..... 안녕! 낼 봐~ 낼 알바 마지막 날이다! 하하하하”
동화는 담에서 탁 내려와 손을 흔들었다.
“동화야!”
“어?”
“고마워”
“병신.... 고맙단 말 말고 사랑한단 말을 해야지!
자! 빨랑 해봐!”
“아! 그래..... 사랑해!”
“알아~ 간다!”
동화는 역시나 폴짝폴짝 뛰어서 다리한번 쫙쫙뻗어주고
빙글빙글 돌면서 사라졌다...
난 사라져가는 동화의 뒷모습만 바라봤다.
동화야....
사랑해.....
정말 사랑해......
사랑한단 말이 아까울 정도로 사랑해.....
너무 사랑해서....
맘이 아플정도로......
정말 사랑해서....
장님이 되는 내 자신보다..... 슬퍼할 니가 생각날 정도로......
사랑해....
그날도 꿈에 동화가 나왔다.
동화는 정말 행복하게 웃고 있었고 내 손을 꽉잡았다.
“안놀꺼다!”
“뭐?”
“내가 목숨이 끊어지지 않는 한! 신혜빈! 넌 내꺼다! 알지?”
.....................
차안이다..
아빠한테 두들겨 맞으면서도 학교를 안가고 따라나선
하균인 내 손이 부러져라 꽉 쥐고 있고
엄마 아빠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떨지마 등신아!”
나도 모르게 떨고 있는 다릴 하균이가 툭치더니 다시 손을 꽉잡았다.
착한 내동생 하균인....
나보다 더 떨리는가 보다....
.........
“신혜빈씨... 들어오세여....”
이쁜 간호사 언니가 우릴 불렀고
우리 네 식구는 동시에 얼음같은 표정이 됐다.
“혜빈이랑 하균인 여기 있거라”
“시러 아빠... 내 눈이자나...”
“혜빈아”
“........무슨 말 들어도 되....
아빠한테 전해듣는 것보다 내가 직접 전해들을래...”
“안돼! 여기 있어”
“어차피 알게 될꺼자나....
엄마 아빠가 빙빙 돌려서 말하는거 듣고 싶지 않아....”
엄만 말없이 고갤 돌리셨고 따라나서겠다는
하균일 꽝꽝 묶어 두고 우린 상담실로 들어갔다.
“흠~~~신혜빈 학생이 이 쪽 분이시져?”
“예....”
의사 선생님은 곰곰이 챠트를 내려다 보셨다.
하느님 아버지.
부처님...
달마신이시여.....
알라신이이셔....
제발.....
제발....
난 미친 개구리가 뛰듯 터질듯한 심장을 움켜쥐고
하얗게 질린 얼굴을하고 의사 선생님을 쳐다봤다.
“하..... 우선...... 이 사진 좀 보시져...”
의사 선생님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선 사진을 보여줫다.
“신혜빈 학생 안구입니다...”
“그리고 이건 일반인의 안구이구여....”
엄만 내 손을 꽉 잡아줬다...
안구가......
일반인과...... 나의 안구가.......
틀리다.......
“흠..... 일단 일반인의 사진을 들여다 보시면
외상에 아무런 이상이 없져? 허나...
신혜빈 학생의 사진을 보면 뭔가가 조금은 다릅니다..
외상이 조금은 다른데.... 이런걸 외상성 백내장이라고 하져....”
더 이상은.......
안돼여......
선생님........
그냥....... 고치면 나을 수 있다고......
그러케........쉽게....... 말해주세여......
“흠~~ 외상성 백내장은 수정체가 파열되는 경우에 생기는 건데....
신혜빈 학생의 경우는 파열되지 않고 심한 타박이나
무리로 인하여 수정체 혼탁이 온 경우 입니다.....”
“고치면 되져?”
다급한 아빤 옆에 내가 있는 지도 모른 채 벌게진 눈으로
쉰목소리를 내시며 물었다.
“흠~ 수술은 해봐야지만....... 하~~~ 글쎄..... 백내장 수술은.....
성공여부는 없습니다.... 수술해서 보인다 하더라도....
일상생활엔.....지장이 있져....”
너무 나도 냉정하게 말씀하시는 의사선생님의 말......
..............
“그럼... 전 장님이네여?”
가만히 있던 내가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못한 채 물었다.
엄만 내 손을 꽉 쥔채 흘러내리는 내 눈물을 닦아주셨다...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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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하늘아래..#
아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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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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