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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를 만드는 사람들
ComeUp Partner Interview #30
비보이 배틀 리그전 '사이퍼 쇼크' 기획자 이준학
우리나라는 스트리트 댄스 분야에 훌륭한 인적 자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댄서 양성이 안되고 있어요. 비보잉이 '201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의 한 종목으로 채택되어서, 전 세계적으로 20세 이하 댄서들을 데리고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만 진행이 안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그냥 놔두면 금세 5년, 10년 금방 뒤처지겠죠.'사이퍼 쇼크'를 통해서 비보이 문화를 다시 확장시키고, 나아가 스트리트 댄스가 하나의 생활예술로 인식될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스트리트 댄스 문화를 잘 가꾸고 어필해서 일반 대중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제시해 줘야 할 것 같아요. 운동이나 생활체육이나 생활예술로 참여할 수도 있고, 전문적인 댄서로도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요.
언젠가 그런 시절이 있었다. 장롱 속에 힙합 바지 하나쯤은, 책가방 속에 힙합 만화책 하나씩은 누구나 품고 있던 그때 그 시절.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춤을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성행하며 비보잉 역시 힙한 언더그라운드 문화의 상징으로서 소비되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비보잉은 더 이상의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채 언더그라운드에서, 더 언더그라운드로 서서히 내려갔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비보잉 문화의 부활을 꿈꾸며 2017년 새롭게 시작된 공연이 있다. 바로 비보이 배틀 리그전 ‘사이퍼 쇼크’다. 기획자 이준학은 인터뷰 내내 스트리트 댄스가 다시 확산되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대중과 트렌드를 고려한 기획과 경영 방식을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퍼 쇼크를 기점으로 다시 비보잉 씬을 확장시키고, 더 나아가서는 대중과 비보잉 문화가 좀 더 친숙하게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접점들을 키워가고 싶어요." 바라보기만 하는 비보잉이 아닌, 우리가 함께 즐기는 비보잉! 스트리트 댄스의 생활 예술화를 꿈꾸는 ‘사이퍼 쇼크’의 기획자 이준학을 만났다.
Q.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Gamblerz Crew(이하 갬블러크루)와 무대위사람들에서 운영 및 기획 총괄을 맡고 있는 이준학이라고 합니다. 무대위사람들은 비보이팀 갬블러크루와 팝핀팀 애니메이션크루가 모여 2014년에 설립한 스트리트 댄스 주식회사예요. 각 크루의 개별 공연과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신뢰성이 필요한 큰 규모의 프로젝트도 진행하기 위해서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롤링핸즈라는 여성 락킹 크루도 포함되어 있어요. 또, 2015년에 사단법인 한국스트리트댄스협회를 설립해 활성화시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스트리트 댄스 문화 전반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단체로서 씬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공공활동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재 163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는데 내년부터는 스트리트 댄스 씬에 종사하고 있는 더 많은 분들께 협회를 알려서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들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댄서에게 특화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각 팀이나 댄서 개인 처리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협회가 대신해서 처리하고자 해요. 스트리트댄스 씬의 중요한 소식도 알릴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구축해 가려고 합니다.
Q. 준학님도 원래는 댄서로 활동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직접 기획까지 맡게 됐나요?
저도 17년 이상 댄서로 활동했어요. 그러다 예술경영에 관심이 생겨서 현재는 관련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에요. 지금은 무대에 서는 것보다는 기획,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이 저희 팀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기획이나 경영만 하던 게 아니라 실제로 씬에서 댄서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직접 기획이나 행정을 배워서 꾸려가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양쪽 입장을 잘 조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필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댄서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부분이 뭔지 잘 캐치하고 대변할 수 있고 동시에 기획자의 고충도 이해할 수 있고요. 양쪽의 이해관계를 더 잘 조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올해 처음 ‘사이퍼 쇼크’ 비보이 배틀 리그전이 시작됐어요. 어떤 취지의 행사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공연예술 유통 및 시장 개발’을 위한 공모 사업이 올라왔어요. 그걸 보고 이걸 어떻게 스트리트 댄스나 비보잉과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비해 현재 스트리트 댄스 문화가 하향세라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우리끼리만 춤추고 배틀하고 그럴 게 아니라, 비보이 배틀에 새로운 룰을 도입해서 프로게임을 구경하듯이 대중이 좀 더 편하게 비보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다행히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요.
Q. 일반 대중도 비보이 배틀을 프로게임처럼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새로운 룰을 도입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가요?
올해 같은 경우는 ‘사이퍼 쇼크’ 1, 2, 3회를 연속으로 진행해요. 2회까지는 이미 진행됐고, 12월 3일 일요일에 3회가 열려요. 새롭게 도입한 룰은 포인트제인데, 우선 예선을 통과해 본선 8강에 진출하게 된 팀이 포인트 3점을 획득하고요. 4강에 올라가면 2점, 결승에 올라가면 1점, 우승을 하게 되면 추가 1점을 확보하게 돼요. 3회 배틀을 진행하는 동안 각 회차에 해당하는 우승 팀을 뽑아 상금을 지급하고, 3회 전체 누적 포인트가 가장 높은 팀에게는 추가 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에요. 올해는 3회로 진행하지만, 추후 좀 더 큰 재원이 조성되어서 8회나 16회로 진행하면 댄서들이 굉장히 재미있어 하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한 배틀에서 쌓은 포인트는 추후 배틀과도 계속 연결이 되는 거죠. '사이퍼 쇼크’ 기간과 맞물려서 강연도 준비했어요. 스트리트 댄서로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면서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확장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고요. 국내 시장의 이해, 해외 시장의 이해라는 두 가지 트랙으로 준비했어요.
Q.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 진행하면서 이런저런 어려운 점도 많을 것 같은데요?
우선 재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죠. 어느 정도의 돈을 가지고 어떻게 행사를 운영할 것인가를 생각할 수는 있지만, 제안하는 단계에선 모든 게 불확실하잖아요. 공모든 입찰이든 될지 안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단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좀 불안했죠. 물론, 다행히 잘 진행됐지만, 제안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게 진짜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나 걱정이 많았어요. 또, 공모 사업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과정에서는 심사하는 분들에게 이쪽 씬을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스트리트 댄스 문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기 때문에 설득을 해야 하는데, 다섯 페이지의 문서 안에 우리가 어필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가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갬블러크루에 국한된 게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적인 스트리트 댄스 시장을 소개하고 어떻게 확장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려고 했어요.
Q. 이번 ‘사이퍼 쇼크’ 인터뷰를 통해 비보잉 문화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 그런 컴업 유저들을 위해서 프레젠테이션 때 이야기해 주신 것들을 조금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는 이런 댄서들이 있고, 과거에 어떤 대회를 나가서 이 정도의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몇 년 전부터는 기업이나 국가 기관이 이쪽 문화를 지원하지 않으니 시장이 발전할 수가 없다는 점을 설명했어요. 실제로 독일이나 영국의 경우 과거에 그쪽 비보이 대회에 한국 팀이 나가서 우승을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국내 지원이 없어서 참여가 어렵다 보니 이제는 아예 한국을 빼고 대회를 여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국제 대회에 한국이 참가하면 일본은 단 한 번도 우승을 못했거든요. 그런데 한국이 참가를 못하니까 2016년에 일본이 바로 우승하더라고요. 저는 그거 보고 너무너무 아쉬웠어요.
또, 독일에서 열리는 ‘배틀오브더이어(Battle of the Year)’라는 대회가 있는데 독일 정부가 직접 지원하고 관객도 3만 명 이상이 오는 아주 큰 대회예요. 갬블러 크루는 다섯 번 참여한 적이 있고 우승도 두 번이나 했어요. 그 대회가 2020년에 30주년을 맞이하는데 한국 팀들이 연합으로 팀 코리아를 만들어서 나가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한국 연합 팀이 대회를 나가면 이길 수 있는 나라는 절대로 없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한국 비보이들이 정말 잘해요. 2020년 '배틀오브더이어'를 기점으로 해서 ‘사이퍼 쇼크’를 통해 비보이 문화를 다시 확장시키 겠다는 계획을 구상했어요. 그래서 기업 투자도 받고, 그걸 바탕으로 시장을 더 활성화시키고, 나아가 스트리트 댄스가 생활 예술로 들어가서 일반인들도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성장하려고 한다는 걸 설명했었죠.
Q. 향후 ‘사이퍼 쇼크’ 확대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올해는 시작인 만큼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더 외부로 나가려고 해요. ‘사이퍼 쇼크’ 공연 자체가 원형의 사이퍼를 만들어 그 안에서 댄서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관객이 원 바깥을 둘러싸면서 스테이지와 객석이 생기는 방식이에요. 그러다 보니 ‘사이퍼 쇼크’라는 말 때문에 무대에서 하면 취지에 안 맞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부제를 달아서 진행하려고 해요. ‘사이퍼 쇼크 - 더 스테이지’가 되면 그날은 무대에서 하는 공연이 될 거고, ‘사이퍼 쇼크 - 더 스트리트’는 거리에서 하는 공연이 될 수 있겠죠.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해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더 키워가려고 해요. 또, 지금은 스트리트 댄스 중에서도 비보잉만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추후에는 팝핀이나 락킹 등의 여러 장르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Q. 좋은 취지의 행사인 만큼 어떤 단체들이 함께 도와주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우선 주최 주관은 갬블러 크루이고 국민체육진흥공단,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후원을 해주고 있어요. 또, 무대위사람들, 애니메이션크루, FAKER SEOUL, bibiem, 다비치안경, LAKAI KOREA, SCENEDIT가 협찬사로 도움을 주고 있고요. ‘사이퍼 쇼크’가 국가 지원 사업이다 보니 관객이나 참여 댄서들로부터 입장료나 참가비는 일체 받지 않아요. 협찬사에게도 비용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물품 지원을 받고 있고요. 관객이나 아티스트들이 공연 중에 마실 수 있는 음료수, 우승 상품이나 이벤트 상품으로 제공되는 의상, 선글라스 등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Q. 앞서 ‘사이퍼 쇼크’를 통해 비보잉 문화를 확장시키고, 나아가 스트리트 댄스를 일반 대중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생활예술 문화로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혹, ‘사이퍼 쇼크’ 외에 일반 대중을 위해서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우리나라 교육 체계가 점점 발달하고 있잖아요. 중학교에는 학교 수업 대신 진로적성 체험을 받을 수 있는 자유학기제가 있는데, 이게 내년부터는 자유학년제로 확대돼요. 문화예술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가는 거죠. 학교 외에도 실생활에서 문화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 많아지고 있는데, 스트리트 댄스도 그런 데서 수요가 굉장히 높을 거라 생각해요. 물론 ‘비보잉은 어렵지 않아? 다칠 수 있지 않아?’라는 편견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전문 댄서가 아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면 어려운 건 빼고 적합한 동작들 위주로도 커리큘럼을 짤 수 있어요. 쉽게 배울 수 있는 스트리트 댄스 커리큘럼을 만들어 생활 속에서 확산시키고 싶어요. 어른들은 동호회 활동처럼 취미로 즐길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진로적성 체험이 될 수 있고요. 춤이 매개체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기르는 예술교육이 될 수도 있겠죠. 실제로 서울문화재단이나 마포문화재단과 비보잉 관련 예술 교육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이 자체가 아이들에게 스트리트 댄스가 좋다는 게 어느 정도 검증된 거라 생각해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도 갬블러 크루가 5년 간 부처간협력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에요.
특히, 국내 각 지역마다 이런 교육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을 거잖아요. 비보이 팀들도 각 지역마다 있고요. 문제는 비보이 팀이 이런 것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고, 교육 체계도 구축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스트리트댄스협회가 교육 사업 전반을 총괄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운영 체계를 매뉴얼로 만들어 각 지역 팀들에게 뿌려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전라도는 전라도 팀이, 제주도는 제주도 팀이 교육을 진행을 하되 정산이나 보고서 같은 것들은 서울 본부에서 처리해 주는 거죠. 혹 아티스트가 모자랄 경우에는 협회에서 타 지역 댄서를 연결해 줄 수도 있고요.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면 생활 예술로서의 비보잉 문화가 더 빨리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Q. 스트리트 댄스의 생활 예술화..! 이게 잘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비보이들의 참여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혹시 스트리트 댄스 종사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일단 댄서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의견을 모아야 씬이 변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먼저 동참하지 않으면 굉장히 더디게 움직일 수밖에 없겠죠. 어느 정도의 단체가 구성되어 있는 팀들에게는 우선 관련 내용에 대해 공지를 한 상황이에요.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문화가 소외받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가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고, 스트리트 댄스 문화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연구하고 고민해야 하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분들이 좋은 취지로 함께 해 주셨으면 합니다!
Q. 인터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이퍼 쇼크’를 통한 최종 목표 말씀 부탁드립니다.
스트리트 댄스 안에도 비보잉, 팝핀, 락킹, 힙합, 하우스, 왁킹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비보잉이 '201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의 한 종목으로 채택됐어요. 가까운 일본,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20세 이하 댄서들을 데리고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아직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런 식으로 그냥 놔두면 정말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5년, 10년 또 금방 뒤처지겠죠.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한국이 너무 잘해서 향후 몇 년간은 절대 한국을 못 따라갈 거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 달라요. 특히 중국은 시장 규모가 워낙 크고 그만큼 재원도 크니까 투자를 많이 하죠. 유럽, 미국에서 유명한 댄서를 불러와 자국민들에게 계속 춤을 가르치고 있고요, 일본도 전 지역을 돌면서 비보잉 공연을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거기에 한국 팀을 섭외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훌륭한 인적 자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댄서 양성을 못하고 있는 거죠. 30세 이상 댄서들이 소위 이제는 골병들었다고 말하면서도 사람이 없으니까 계속 대회를 나가는 거예요. 10대, 20대 새로운 인재가 나와야 문화적으로 사이클이 제대로 돌 수 있는데 그러지를 못하니까 발전이 안돼요.
이건 미디어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춤을 다루는 콘텐츠가 많이 없잖아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TV 프로그램이든 만화책이든 춤 관련된 콘텐츠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비보잉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K-POP 아이돌 중심이다 보니 아이들이 비보잉을 접할 수 있는 배경 자체가 조성되기 힘들어요. 또, 부모님들이 스트리트 댄스 문화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경우가 있어서 아이들이 애초에 이 씬을 경험해 볼 기회가 없기도 하고요. ‘사이퍼 쇼크’를 통해 이 문화를 좀 잘 가꾸고 어필해서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제시해 줘야 할 것 같아요. 취미 운동이나 생활 체육이나 생활 예술로 참여할 수도 있고, 전문적인 댄서로도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요. 댄서들 스스로도 많이 고민하면서 트렌드에 맞는 스트리트 댄스 문화 경영 방식을 찾아야겠죠. 전문 댄서들을 위한 공연도 있지만,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도 같이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출처: https://m.blog.naver.com/stindex/221153072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