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5일 새벽 4시에 아내를 깨우기 위해 전등을 켰습니다.
나도 서너 번 일어났다 다시 자다깨다 두시 반에 일어났습니다. 다시 자면 못 일어날 것 같아 머리맡에
둔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읽으며 기다렸던 것입니다.
아내는 눈을 감고 자는 것 같았는데 “잠을 설쳐서 한 밤을 헤매었어요!”하며 일어났습니다. 오늘 6시 버
스 편으로 서울 강남 성모병원을 가야하니 4시에 깨워달라고 했기 때문에 둘 다 잠을 설친 것입니다.
오늘은 2015년 10월 28일 세벽부터 17시간에 걸친 두경부암을 수술한지 마지막 5년차 검사를 하였기에
그 결과를 집도한 의사로부터 듣는 날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암 발병 후 5년이 지나기까지 재발할 비율이 6.3%-7%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마침 건강보험공단에서 공문서가 왔는데 5년이 지나는 10월6일부터는 암환자에게 주는 5%할인 적용이
폐지되며. 이후에는 일반 환자 수가로 전환된다는 내용이 골자였습니다.
7시 50분경에 병원에 도착하여 방역수칙에 따라 입구에서 출입확인증을 받았습니다. 발열 첵크 절차를
마치고 우선 혈액과 소변검사를 하였습니다. 병원의 모든 절차들이 전자식이어서 아내의 도움없이는 어
렵습니다. 아내는 이곳 저곳을 오르내리며 수속을 잘 밟도록 안내를 해줍니다. 음성검사를 30여분동안
어렵게 마치고 10시 20분 까지 이비인후과에서 집도했던 교수님의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9월.2-.4 양 일 간 금식하고 암에 대한 5가지 기계검사와 연하(음식물 삼킴장애)와 음성장애검사
등 5년차 마지막 검사를 마쳤습니다. 코에 마취약을 넣고 기다리는 순간은 마음이 흔들려 기도하면서 초
조하게 기다렸습니다.
코 내시경 검사를 마치고 이비인 후과 김민식 교수님의 입을 처다보는 시간은 온 머리의 신경이 곤두섰
습니다. .드디어 교수님은 “진료 및 모든 판정결과 깨끗합니다. 앞으로 잘 관리하고 내년 9월에 검사 다
시 받는데 그 때 봅시다, 음식 먹는 문제와 음성검사결과는 나쁜데 어쩔 수 없다"고 하며 조금 전 환자도
같은 나이인데 비슷했다”고 자상하게 예기해주셨습니다.
언제나 뵈올 때마다 웃으시면서 친절하게 하시는 명의 의 말씀에 신뢰가 깊어집니다.
5 년동안 함께 하여주신 하나님 은혜감사를 드립니다. 담임목사님과 성도님들의 기도도 감사합니다. 양
가 가족들과 친구들도 감사합니다.
아내는 “선생님이 아니였더라면 이 이는 죽었을꺼예요“하면서 허리를 최대로 구부려 마음에서 울어나오
는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떤 생명이라도 포기하지 않겠다, 진료는 의사가 하고 치유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성모병원의 표어가
다시 절실하게 가슴에 고마움으로 박힙니다.
대규모 병원시스템이 환자 하나하나에 대해 놀랍고 친절하게 작동하는게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전에는 왜 실력있는 학생들이 의과대학으로 몰리는가? 하고 국가의 균형발전 면에서 불평을 하였는데 내
치료과정과 오늘날 코로나 바이러스19 방역과정에서 보여주는 의료진들의 실력을 세계인들이 부러워한
다는 현실을 보면서 괜한 불평이었음을 후회하게 됩니다.
아내의 고마움에 대한 표시로 아침겸 점심식사를 잘 대접하려는데 아내는 아침에 먹은 영양통조림이 설
사를 유발했다며 구지 김밥을 사고 빵을 사서 먹자고 합니다. 밥을 못먹는 나를 배려 한 것입니다.
근심과 불안을 앉고 올라왔으나 내려가는 버스에서 보는 하늘은 뭉게구름이 등실 떠 흐르고 유난히 밝고
빛나는 가을 햇볕과, 선들바람이 짓 푸른 숲의 나무들을 춤추게 하여, 온통 자연들이 축제를 벌리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옆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이 여인!내가 바싹 움직임만 해도 온 신경을 내게 쏟아 가려운데를 긁어주고
필요한 조처를 다 해주는, 오직 나만을 위해 움직이는 듯한 이 여인에게 내가 52년 동안 배필로서 해준
것 없이 얼마나 괴롭게 했던가?
한번도 부유함도 작은 기쁨마져 주지 못한 못난 남편을 위해서 해준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습니다.
오직 내 일거수 일투 족에만 관심을 가졌고 내 수발을 위해 헌신 했던 아내의 모습이 너무나 송구하고,
큰 사랑의 빚을 지었음을 가슴에 깊히 담게 되었습니다.
영양 죽을 쑤기 위해 하루종일 동동거리던 죽쑤는 날, 국자로 죽이 타지 않도록 하려다 끓는 죽물이 튀어
데이기도 하며 5년동안 한결같던 모습이 애처롭습니다.
이런 고마움으로 쌓인 내 5년의 삶이 전에난 ‘투병’이란 말을 썼으나 잘못 생각했음을 인정합니다.
질병과 내가 싸우다니 이것은 아니란 뜻입니다. 내가 이런 싸움을 했다면 백전백패였을 갓입니다.
내 질병을 해결해주시기 위해서 예수님은 십자가 지심을 마다 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면역력(免疫力)과 자연치유력(自然治癒力) 덕분이고 이런 일을 돕기위해 손발이 되어
준 의료진들이 있어서 고마운 것 입니다.
나는 지난 5년간 1주일에 3일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기 위하여, 이틀은 탁구를 치고, 충대 학술림을 오
르고, 갑천변을 걸었습니다. 고단백질 섭취를 위하여 비록 죽일지라도 아내가 단백질이 풍부한 오리 고
기를 갈아서 만들어 주고, 아들내외가 환자용 완전균형 영양식 통조림을 떨어지지 않도록 택배로 주문해
주었습니다. 균형 영양식 뉴케어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나님께 토설하듯 기도하며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었습니다.성
령님께 항상 기쁘게 살 수있도록 기도하였고 억지로라도 웃음을 잃지 않도록 몸부림을 치게 된 것도 모
두 하나님의 은혜습니다.
아직은 내 목은 만져보면 나무처럼 딱딱 한 게 큰 형틀을 쓴 것 처럼 불편합니다.
죽을 넘기는 것도 힘이 듭니다. 5년 동안 밥이나 김치나 찌개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습니다.내 목소리
에 장애가 있습니다.그래도 움직이고 아무런 통증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만으로 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조금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오직 내가 처음 걸어가는 치료라는 고난의 터널을 잘 견딜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힘을 주셨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하나님께서 목숨을 건져주신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를 생각하면서 살아갈 작정입니다.
“생명은 한 번만의 선물입니다.” 나는 이 선물을 가지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으로 기뻐하라 하
시니라”(눅10:20절 하반절)하신 말씀을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
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라기 4:2)
성령으로 시작했다가 육체로 마치려는가?-(1,2)-는 2016년 11월 26일자로 사랑샘카페에 올린 글 제목
입니다.육체로 마치지 않으려면 하나님과의 관계의 회복이 시급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이 관계의 회복을
위해 5년 동안의 시련을 주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유는 하나님의 은혜로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며, 질병에 걸렸을 때 하나님의 능력으로
병 고침을 받을 것이다, 복음은 전인적인 구원으로 영혼과 육체가 구원의 은혜를 입는 것이다>라는 성결
교회의 사중복음 중 ‘신유’에 대하여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앞으로 나는 하나님의 것이요, 하나님에 속한 것이요, 하나님에 연합된 자로서 성령안에서 살아 갈 것입
니다. 또한 입에 음성의 장애를 준 것은 함부로 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요,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게 한
것은 육체의 음식만을 위하여 살지 말라는 뜻임을 명심하면서, 내 주제를 넘어서 살아가지 않을 작정입
니다.(2020. 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