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울산만으로 흘러드는 태화강의 지류로는 대곡천, 반곡천, 둔기천, 보은천, 덕현천, 간월천 등 여러 개가 있다. 이 가운데 천전리 각석과 반구대 암각화가 자리잡은 대곡천과 사연호 주변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접근하기에 쉽지 않다. 태화강 상류에서 피서와 유적답사까지 곁들일 수 있는 곳이 석남사 계곡이다.
가지산 동쪽자락에 있는 석남사는 능동천이 흐르는 물 맑은 계곡의 해발 360m지점 언덕에 세워진, 비구니들의 수도사찰로 잘 알려진 고찰이다. 대웅전을 비롯해서 극락전, 조사각 심검당, 금당, 정수원 선열당, 조사당, 설성당, 침계루, 종루 등 30여 동이 배치되어 있다. 신라 헌덕왕 16년(824년) 중국으로 부터 선종을 처음으로 도입한 도의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한다.
석남사 윗편 운문령이나 능동천, 덕현천에서 언양읍을 향해 흘러내려가는 물은 매우 맑은 편이다. 크고 작은 너럭바위들은 피서객들의 훌륭한 쉼터로 탁족을 즐기기에 좋다. 바위와 바위 사이로는 자그마한 폭포와 그리 깊지 않은 소가 형성되어 있다. 아쉬운 것은 계곡 길이가 불과 1km 정도로 짧다. 경주시 산내면으로 넘어가는 921번 지방도에서 약간 비껴 난 와항재에서 내려오는 물이 덕현천과 합수하는 궁근정에서 부터는 적절한 피서지를 찾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