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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에서 여행후기를 부탁해서 적어본 글입니다.
풀로리다를 다녀와서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나의여행은 새로운 곳과 새로운 것들에 대한 기대 때문에 설렘으로 시작한다. 또한, 나는 여행하는 동안 무엇을 얻고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항상 먼저 생각한다. 가끔은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삶의 지혜를 여행의 경험에서 찾아 앞으로의 삶에 촛불을 만들고 싶은 욕심도 부려본다. 이번 여행계획은 김동준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 딸이 선택했다. 김사장님은 여행지의 보아야할 곳과 각종 놀이에서 인기 있고 재미나는 곳을 선택해 주셨다. 연수차 미국에 온 딸이 정착한지 열흘도 되지 않아 언어도 서툴고 문화와 음식, 모든 것이 낮선 상태에서 출발한 여행이었다. 그런 우리를 김동준 사장님과 그의 아들 브라이언이 완벽하게 즐거운 여행으로 이끌어 주었다. 즐겁고 신나고 행복한 여행에 수고를 아끼지 않은 김동준사장님과 그의 아들 브라이언에게 감사를 드린다. 손자의 마음속에는 브라이언 형의 바른 예절과 친절한 마음 씀씀이에 대한 고마움이 오래도록 머물 것이다. 브라이언이 사준 돌고래의 이름을 브라이언이라고 부르며 잠자리에서 안고 잠을 잔다. 먼 훗날, 손자가 철이 들어 어른이 되어갈 때 브라이언의 언어와 행동과 예절을 떠 올려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고국을 떠나 이곳 미국에 정착한 김동준씨는 성공한 재미교포중 한사람 일 것이다. 그의 아들 브라이언을 보면 알 수 있다. 브라이언은 미국의 정서와 한국의 정서를 함께 갖고 있었으며, 미국인 특유의 예절교육을 잘 받은 훌륭한 젊은이로 보였다. 여행이란 무엇을 즐기고 체험하고 느끼고 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나는 또 다른 방법 중의 하나를 사람들과의 만남과 그들을 통하여 참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다. 이번 칠박팔일의 여행은 많은 것을 얻은 알찬 여행 이었다. 볼거리도 풍부했고 체험할 것도 많았으며, 마이애미의 자연과 키웨스트의 풍경은 최고의 보고 느끼고 생각에 잠기게 한 멋진 여행코스였다. 또, 한 가지 더 행운을 잡은 것은 브라이언과의 만남이었다. 자기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예절과 친절을 잃지 않아 우리를 편안하고 행복하게 했다. 지금도 눈앞에는 그날의 브라이언이 풋풋한 젊은이로 마이애미와 키웨스트를 배경으로 살아있는 그림으로 우리들의 기억 속에 살아있다.
여행 첫째 날, 딸과 외손주들과 함께 꿈에 그리던 풀로리다로 출발했다. 풀로리다의 올랜드 공항에는 여행사의 김동준 사장님이 손수 우리를 맞으러 나오셨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꿈의 도시 올랜드는 도시전체가 놀이공원인 듯했다. 한인식당 '비원' 에서 점심식사를 시작으로 첫날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멀고먼 이국의 땅에서 '비원'이라는 글씨만 보아도 반갑고 편안했던 것은 우리가 한국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식사 후, 김동준 사장님이 우리를 놀이공원 'Ep Cot' 으로 안내했다. 입구에서 배를 타고 유람하면서 갔다. 'Ep Cot'은 커다란 인공호수를 중앙에 두고 그 둘레에 관람관이 있었다. 농경문화관에는 농경문화의 변천, 고대부터 현제, 미래의 농경까지 전시되어있었다. 미래관의 커다란 수조 위 선반에는 채소가 자라고 아래에는 물고기를 기르는 형태였다. 농경문화관을 나와 여러 나라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살펴보았다. 각 나라의 역사관 옆에는 그 나라의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음식점도 있었다. 그중에 우리나라의 역사관도 있었으면 하고 아쉬워했다. 시간이 넉넉지 않아 여러 나라의 역사관을 돌아볼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우리가 선택한 몇몇 나라의 역사관을 관람했다. 역사관 안에는 그 나라를 알리려는 많은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입체 영상을 통하여 축약한 역사를 보여주는 곳도 있었다. 관람한 나라들 중에서 개척당시의 미국역사를 입체영상으로 보았던 것이 가장 또렷하게 남아있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각 나라의 역사와 그 나라 문화의 특이성도 설명해 준다면 아이들에게 'Ep Cot' 은 최고로 교유적인 관람공간이었을 것이다. 넓은 지역을 걸어서 다니느라 아이들이 지쳐갈 때 어둠은 소리 없이 찾아들고 있었다. 저녁식사를 일본인 식당에서 끝마친 우리는 사장님과 연락 하여 호텔로 갔다. 우리가 앞으로 3일 더 머물 호텔은 이 도시에서 우뚝하게 높은 쎄라톤 호텔 19층이었다.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올랜드의 야경은 우리를 별나라에 데려준 것 같았다.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 고생하던 나도 설렘과 함께 잠들 수 있었다.
여행 둘째 날, 또 다른 놀이공원 'UNIVERSAL'에 우리를 데려다 주셨다. 그곳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환상적인 꿈의 놀이공간이었다. 그곳도 중앙에 호수가 있고 둘레에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조성되어 있었다. 모험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장소에서는 실감나는 입체영상과 뜨거운 느낌과 차가운 느낌, 심지어는 냄새까지도 체험할 수 있었다. 과학은 어디까지가 한계일까?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들이 현실로 만들어져가는 것이 경이롭기 그지없었다. 체험 중에서 우리 손주들이 가장 즐거워했던 체험은 'Harry Potter' 영상관과 배를 타고 즐기는 'RIVER ADVENTURE' 일 것이다. 'Harry Potter' 관은 예약도 되지 않았고 두 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할 만큼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입체영상 체험관이었다. 주인공들과 함께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은 나이 많은 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우의를 입어야만 즐길 수 있는 'RIVER ADVENTURE' 체험은 겁이 많은 나를 제외한 딸과 손주 둘이 즐겼다. 낭떠러지를 떨어지는 스릴과 바위에 부딪치는 모험, 그리고 물벼락을 맞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 그것이 그리도 좋던지 아이들은 세 번씩이나 되풀이하여 즐겼다. 'The CAT In The HAT' 체험관에서 아이들은 재미있었지만 나는 무슨 뜻의 이야기인지 알 수 없었다. 영어 듣기에 얼마큼의 수준인 아이들이야 그게 무슨 이야기 인지를 알 수 있었으니 재미있었지만 나는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기분이었다. 모험적인 스파이더맨이나 여러 영상체험을 끝내고 아이들이 말했다. "할머니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라서 무섭지도 않았지요." 하면서 자기는 무서웠노라 했다. 아는 만큼 볼 수 있고 알 수 있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늦었지만 나도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욕심이 일었다. 원래 올랜드는 아이들을 위해 봉사할 생각이었지만, 겨울의 날씨에도 열대의 푸른 수목들과 경관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볼거리는 충분했다. 아마도 내가 영어를 반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면 아이들보다 더 즐겼을 것이고 여행의 행복감을 많이 얻었을 것이다.
여행 셋째 날, 우리는 김사장님의 차를 타고 'Disney's ANIMAL KINGDOM' 으로 갔다. 입구에서 부터 푸른 숲으로 덮인 정글이다. 동화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커다란 바오밥나무가 우리 앞을 막아서며 반겨주었다. 영상으로만 보았던, 조화처럼 꾸며진 것 같았던 나무가 진짜 바오밥나무이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곤충관을 둘러보고 나비를 입체영상으로 관람하였다. 동물과 식물들이 어울려있는 곳에는 헤아릴 수 없는 동물들과 곤충.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종류들이 다양하게 있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자연에서 방사되고 있는 동물 투어에 나섰다. 처음으로 만난 것은 아름다운 하얀 깃털이 달린 새였다. 우아한 자태로 날아다니기까지 하는 모양은 탄성을 지르도록 아름다웠다. 다음에 만난 것은 아기 코끼리와 어미 코끼리, 숲을 돌자 원숭이도 보였고 양들이 풀을 뜯고 사자가 어슬렁거리거나 누워서 오수를 즐기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초원처럼 바오밥나무가 곳곳에서 자태를 드러냈다. 하마는 그 커다란 몸으로 느리게 움직였고 곰은 누워있었고 치타는 나무 뒤에서 살짝 모습을 나타났다. 타조가 성큼 걸어가는 나무 사이에는 큼직한 알들이 있었다. 초원에는 개미집이 탑처럼 우뚝우뚝 솟아있었다. 조그만 호수에는 플라밍고가 분홍의 깃털로 우아하게 날개를 펼치고 모여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어느 냇가에서는 악어도 보였고 기억에 남지 않은 동물들도 많았다. 새로운 동물들을 정글 속에서 만났을 때 카메라의 찰각거리는 소리와 와!! 하는 감탄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우거진 정글과 동물들과 인간이 함께 어울려 평화롭게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그곳에도 아이들이 스릴을 즐길 수 있는 탈거리들과 볼거리가 많았다. 궤도차를 타고 정글을 구경하고 양에게 먹이를 주며 쓰다듬는 체험도 가졌다. 남의 꼬임에 빠져 잘못되어가는 '리모' 를 찾아다니는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 '리모'는 아이들에게나 부모들에게 많은 메시지를 주는 교육적인 공연이었다. 새가 벌이는 묘기도 구경했고 수풀이 우거진 길 위를 걸어서 다니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나도 'RIVER ADVENTURE'를 아이들과 즐겼다. 자연에다 인공을 가미하여 조성 하긴 했지만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편안하고 즐거운 관광지였다. 'ANIMAL KINGEOM' 은 어른들도 아이들도 함께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좋은 놀이공간이었다. 여름에 이곳을 찾는다면 더없이 좋을 관광과 휴양과 피서를 동시에 즐길 수 있을 곳이었다. 저녁식사를 겸한 아라비안나이트 쇼를 보러갔다. 아름다운 조명과 젊은이들의 환상적인 쇼를 구경하며 외국의 음식 문화에 젖어보았다.
넷째 날 우리는 'SeaWorld' 구경을 갔다. 'SeaWorld'는 바다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구경하고 체험하며, 바다동물들의 쇼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조성되어있었다. 잘 가꾸어진 정원 사이사이에 관람 관과 쇼를 하는 스투디오가 있었다. 우리는 돌고래가 유영하는 곳을 구경하고 펭긴이 모여있는 곳도 보았다. 펭긴은 작은 종류의 것과 큰 종류의 것을 서로 다른 장소에 두고 있었다. 상어관도 있었고 바다사자에게 먹이를 던져주면 새가 와서 빼앗아가는 곳에서는 손주는 애가타서 새가 밉다고 속상해했다. 인간세상에서 삶을 위한 생존경쟁의 한 단면을 여기서도 보았다. 먼 훗날 손주가 철이 들고 성인이 되었을 때, 그 기억을 떠올려 생존에 임할 길잡이로 활용할 것이다. 물개쇼도 보았고 돌고래쇼도 보았다. 인간의 지시에 따라 쇼를 벌이는 돌고래는 내가 지금까지 보았던 돌고래 중에서 가장 큰 돌고래였다. 곳곳을 돌아보며 아름다운 정원에서 휴식도하며 분수가 만들어내는 오색의 무지개 앞에서 아이들은 탄성을 쏟아냈다. 볼 것과 즐길 것이 많았지만 휴식도 필요했다. 오후에는 다음 여행지 '마이애미'로 출발해야 했다.
마이애미로 출발!!
올랜드에서 마이애미까지는 승용차로 네 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김동준사장님의 아들 '브라이언'이 우리를 마이애미 여행의 가이드를 맡기로 했다. 스물한 살의 젊은 대학생이었다. 방학을 맞아 아버지의 일을 도와주는 모양이었다. 새싹처럼 풋풋해 보이는 동안의 브라이언을 보고 아홉 살짜리 손자가 "운전면허증 있어요?" 물어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손자가 보아온 한국 정서로는 그 의문이 당연했을 것이다. 오후 세시쯤 출발하여 마이애미에 도착했을 때, 도시를 밝히는 불빛으로 하늘의 별들이 지상에 내려온 듯 별천지 같았다. 반시간을 넘게 달려 한인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위해 호텔로 갔다. 호텔은 ㅁ자형으로 중앙에는 정원을 아름답게 조성하여 쉼터로 사용하고 있었다. 밤의 불빛과 분수와 열대식물들이 어울려있는 화려한 호텔 정원이었다.
여행 다섯째 날, 호텔에서 아침식사 후, 마이애미비치로 갔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과 옥빛 바다의 수평선이 하늘과 맞물려 반원을 그리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고운 모래사장, 뒤쪽으로는 깨끗하게 반짝이는 건물들이 병풍처럼 둘러있었다. 하늘이 티 없이 맑고 파래서 진한 청색 비단인들 이보다 고울 수 있을까 하고 감탄했다. 키웨스트로 출발하면서 브라이언은 마이애미의 섬에 자리하고 있는 부자마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마이애미 마지막 날 그곳을 선상유람으로 구경할 것이라 했다. 마이애미에서 키웨스트까지는 네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낮게 착 가라앉은 느낌의 직선도로는 양쪽에 열대의 수목들이 우리를 사열하듯 쭉 늘어서있었다. 시가지를 벗어나자 양 옆으로는 바다가 시작되고 바다 습지가 섬처럼 떠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옥빛의 바다, 잔잔하게 부서지는 은빛의 물결, 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수평선을 양쪽으로 거느리고 달리는 기분은 도로가 아닌 바다 위를 달려가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고기잡이배조차 보이지 않는 망망한 대해를 자동차로 달리는 기분을 겪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몇 번을 달려도 싫증나지 않을 키웨스트 가는 길, 언제다시 올수나 있을까? 길은 끊어질 듯 이어지는 외줄 도로, 한참을 달려 바다위의 긴 다리에 잠시 내렸다. 세찬 바람이 불었으나 물결은 잔잔하다. 깊이를 보니 손을 넣으면 바다 밑 바닥이 잡힐 것 같이 얕다. '바다는 하늘을 사랑해서 푸름을 닮으려 했을까. 하늘은 바다가 사랑스러워 끝없는 세월동안 내려다보고 있을까.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은 파란 몸을 쪼개고 쪼개서 더 작아질 수 없고야 하늘에 닫으면, 하늘은 그리움이 눈물 되어 바다에 닫겠지.' 상상 속을 여행하는 동안 키웨스트에 도착했다. 그곳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시켰다. 음식은 역시 짰다. 음식 값에 팁까지 합하니 칠십 불이 넘었다. 쇼핑에 기겁을 하는 아이들 때문에 길거리관광은 할 수 없었다. 우리는 헤밍웨이가 생전에 살았던 집으로 갔다. 아름답게 가꾸어진 정원과 정원에 있는 커다란 수영장, 그리고 헤밍웨이가 살았던 건물을 구경했다. 그곳에는 한국어로 번역된 헤밍웨이에 대한 기록이 있어 반가웠다. 열대림 사이사이에는 그의 아내가 사랑했었던 고양이의 후손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긴 역사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 중에는 발가락이 여섯 개나 된다는 특이한 고양이의 혈통도 있단다. 헤밍웨이의 집을 방문해보고 그의 지난 삶들을 읽어보며,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기념품점에서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한권 샀다. 모두들 소설을 가공의 세계, 허구라고 하지만, 소설은 허구가 아닌 남다른 체험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를 바탕에 깔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헤밍웨이가 살았던 환경과 전쟁에서의 종군기자로의 체험이 없었다면 어찌 그리도 독자의 가슴을 적시는 명작을 만들어낼 수 있었겠는가? 소설은 작가의 체험에다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가미해 만들어낸 문학작품일 것이다. 키웨스트의 아름다운 일몰을 보기위해 시간을 맞추어 일정을 짜 주셨지만 일몰은 구름과 바람의 방해로 보지 못해 아쉬웠다. 일몰관광을 위한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자기 나름의 어려운 몸짓의 쇼를 벌이고 있었다. 딸 은 그 사람이 불쌍해 보였던지 5불을 그릇에 담아주었다. 브라이언은 우리를 키웨스트의 비치로 안내했다. 조용하고 아담한 비치의 모래는 산호초가 부서진 모래인 듯 몹시도 반짝였다. 사람을 날릴 듯이 불어오는 바람과 얕은 수심과 옥빛의 바닷물, 바다위에는 '가마우찌'가 해면으로 내리 꽂히면서 생존을 위해 고기를 잡고 있었다. 아이들이 피곤할 것 같아 호텔에서 휴식을 하기로 하고 브라이언과 헤어졌다. 물위에 나직이 떠 있는 키웨스트, 다시 찾아 일몰을 즐길 수만 있다면, 내게 그런 기회가 또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눈만 감으면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은 환상의 섬 키웨스트, 내 기억 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그리움으로 박혀있을 것이다.
여행 여섯째 날, 다시 마이애미로!!
키웨스트에서 마이애미로 출발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브라이언은 아이들의 이야기에 동참해 주었다. 아주 친절하게 아이들의 물음에 대답하며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영어로 아이들의 회화터득에 도움을 주었다. 이틀간의 동참에서 손자는 브라이언 형에게 완전히 매료되었다. 마이애미로 돌아오는 길에 돌고래 체험을 하기로 예약되어 있었다. 노천의 바닷물에 돌고래와 유영하며, 뽀뽀도하고 묘기를 부리는 돌고래의 등이며 배를 쓰다듬는 일과 돌고래의 등지느러미를 양손으로 잡고 달리는 체험, 누워있으면 두발에 돌고래의 코로 밀고 달리는 체험, 훌라후프를 잡고 있으면 그곳을 통과하는 묘기 등이 즐거웠으나 수온이 차가워 즐거움이 반감되었다. 우리가 마이애미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무렵이었다. 호텔과 가까운 한인식당 '신라'를 찾았다. 손님으로 붐비는 식당에서 오랜만에 맛있는 우리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외국인들도 우리의 음식을 즐기는 것을 보고 마음이 흐뭇했다.
여행 일곱째 날, 아침 일찍 악어 체험에 나섰다. 배를 타고 습지를 돌아다니며 악어도 보고 새들의 날개 짓도 구경하는 체험이었다. 습지 속에 숨어있던 악어가 나타나면 탄성을 지르며 카메라를 터트리는 관광객들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우아하게 날아다니는 새들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눈들이 반짝였다. 살아있는 악어를 안고 사진을 찍는 곳에서는 안전을 위해 악어의 입을 테이프로 묶어두어 손자의 마음이 아픈 모양이었다. 마이애미 시내로 돌아와 선상유람으로 부자들이 살고 있는 섬으로 떠났다. 선상에서 본 마이애미는 그야말로 아름답고 환상적인 도시였다. 말끔한 현대식 고층건물과 맑고 고운 바다와 하늘이 어울려 조화로운 그림으로 시야에 들어왔다. 한 시간 반 동안의 선상유람은 아름다운 섬과 아름다운 건물들에 탄성을 지르기도 숨을 죽이기도 했다. 세계의 부자와 유명한 배우들이 살고 있다는 섬은 몇 개의 작은 섬으로 되어 있었다. 열대림이 잘 가꾸어진 정원들 사이사이에 붉고 흰 지붕을 이고 그림처럼 앉아있는 집은 부러움이 일도록 아름다웠다. 우리에게는 그냥주어도 살지 못할 집이지만, 부자들에게는 더없이 안전하고 편안하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집집마다 요트가 있어야만 갈수 있는 곳,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와 조화를 이룬, 동화처럼 환상적인 아름다운 부자동네에 넋이나가 탄성조차 멎어 버렸다.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은 거짓이다. 천차만별의 인간과 천차만별의 삶, 헤아릴 수 없는 계층의 사람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 인간세상임을 또다시 깨닫는다. 오후 두시가 넘어 우리는 올랜드로 향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평원과 수풀들 사이를 곧게 뻗은 도로 위를 달리면서 우리는 즐겁게 노래를 불렀다. 해가 뉘엿뉘엿 나무사이로 하루를 고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붉게 타는 노을을 바라보면서 키웨스트에서 즐기지 못했던 일몰을 사진에 듬뿍 담았다. 여행 중 너무 짜고 너무 달았던 음식에 진저리를 쳤던 우리는 다시 비원을 찾아 저녁을 즐기고 올랜드공항 앞 세라톤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다음날, 우리가 잠시 정착해 살고 있는 신시내티로 무사히 돌아왔다.
첫댓글 우와! 고품격여행을 하셨네요. 손자들에게 무지 유익한 경험들을 누리게 하셨구요. 미국 아직 가보지 않은 땅. 선생님의 글을 읽어며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일으킵니다. 글따라 상상으로 동행한 여행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세하고 아름다운 여행기를 보며 간접여행을 하는 기쁨을 누렸어요. 환상적이고 실감나는 글에 감탄과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여행 잘 하세요
요즘 해외여행에 관한 책을 자주읽는데, 사진 많이 찍어오셔서 책하나 내셔도 좋을 것같네요. 요즘 여행작가들의 글이 현장감있게 넘 재미있던데, 이글을 읽으면서 내가 책을 읽고있는 착각에 빠졌어요. ~~ㅠㅠ
외손주와 언제나 함께 있어도 좋은 것을.., 좋은 여행이 되였다니 다음에 만나면 좋은 여행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정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