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은 오전에는 트빌리시 시내 외곽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조지아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아름다운 러시아군용도로를 달려 코카서스산맥의 카즈베키산을 만나러 가는 날입니다.
조지아의 옛 수도인 므츠헤타시는 트빌리시에서 20kn 정도 떨어져 있으며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풍스런 곳입니다. 므츠헤타시에 도착해 처음 방문한 즈바리성당(십자가의 교회)은 6세기에 세워진 곳으로 성상도 성화도 없는 소박하고 고풍스러운 초기교회의 모습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습니다. 성녀 니노가 조지아에 도착해 처음 십자가를 꽂은 교회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성당 안에 큰 나무십자가가 보입니다.
즈바리성당에서 바라보는 므츠헤타시 경관이 일품입니다. 강변을 따라 조성된 아름다운 옛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던 곳입니다.
즈바리수도원을 내려와 므츠헤타 도시 안쪽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방문한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은 예수님의 성의가 보관된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셨을 때 로마병사들이 나눠가진 옷을 조지아 사람 엘리아가 로마병사에게서 사서 자기 나라로 가지고 왔고, 예수님 성의를 받아들고 감격한 그의 여동생 시도니아가 쇼크사로 사망하고 성의가 품에서 빠지지 않아 여동생시신과 함께 묻은 곳이 바로 스베티츠호벨리 대성당이라고 합니다. 이 성당은 그 이후 여러번 재건했지만 혹여 성의가 훼손될까봐 교회를 부수지 않고 교회 위에 교회를 덧 짓는 방식으로 재건해 왔다고 합니다.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곳 아래에 예수님 성의가 묻혀있다고 합니다. 많은 시민들이 와서 헌화하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름다운 코카서스산맥의 만년설 카즈베키산과 삼위일체 성당을 만나러 갑니다.
러시아가 1799년 건설한 213km 길이의 아름다운 러시아 군용도로를 따라 장엄한 설산을 만나러 갑니다.
러시아군용도로를 달리는데 도로 곳곳에서 버스와 양떼가 맞부닥칩니다. 수없이 떼지어가는 양떼와 양치기들 소와 개까지 조지아 외곽에서 여행 내내 자주 만난 풍경입니다.
슬슬 해발 5,033미터의 만년설 카즈베키산을 만나러 가는 느낌이 듭니다. 점점 해발고도가 높아지고 곳곳에 눈쌓인 산들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러시아가 군용도로 건설 2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기념조형물입니다. 여기가 해발 2200미터 지점입니다. 풍경이 장관입니다.
드디어 해발 1800미터 지점에 위치한 카즈베키산 자락 스테판츠민다 마을에 도착합니다. 서너명씩 지프차에 나눠타고 비포장 산길을 30여 분 달려 게르게티 삼위일체 성당에 올랐습니다. 구름에 살짝 정상부분이 가린 해발 5,033미터의 카즈베키산을 만납니다. 조지아 사람들이 꼭 한번 오고 싶어하는 삼위일체성당을 찾는 길은 이렇게 쉽지 않은가 봅니다. 긴 비포장 군용도로에 짚차로 산길을 오르고...
삼위일체 성당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멋집니다. 한쪽으로는 만년설 카즈베키산 정상이 정면으로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우리가 오늘 밤 묵을 스테판츠민다 마을풍경이 시원스레 한눈에 들어옵니다.
모든 객실이 카즈베키산 정상을 볼수 있게 설계된 아름다운 호텔에서 해지는 카즈베키산과 해뜨는 카즈베키산까지 실컷 볼 수 있는 멋진 하룻밤이었습니다. 아침해에 빛나는 카즈베키산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잠을 설치며 카메라에 담기도 했습니다. 15분마다 날씨가 변한다고 하더니 정말 구름이 쉬지 않고 움직입니다. 우리는 전날 오후부터 떠나는 다음날 오전까지 골고루 잘 보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아름다운 러시아군용도로를 다시 되짚어 달리며 다음 행선지인 스탈린의 고향, 고리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