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제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보며
"이젠 4년 후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김용필 동포세계신문 편집국장
먼저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정치는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선거의 후보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한국정치에 있어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었던 것같다.
국내 상황은 고학력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헤매이고, 연일 아동폭력 사건과 게임에 중독된 20대 아들에 의해 아버지가 무참하게 사망한 사건 등 어두운 뉴스가 한국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놓고 있는 가운데 밖의 상황은 어떤가? 북한정권은 핵실험이다 미사일발사다 하며 극도로 전쟁위기를 조장하고, 이로 인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또한 첨예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 국민적 불안감은 극도에 달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것 같아 씁쓸하다. 하루라도 빨리 처리해야 할 일들이 선더미처럼 있지만, 국회의 업무는 정체되어 있고, 야당은 이리 저리 쪼개지고, 여당도 계파 갈등으로 내분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한국정치판에서 나도 정치를 해보겠다고 비례대표 도전장을 내민 다문화와 중국동포 등 소외집단에게 정당이 관심을 가질 여력이 있을 리가 없다.
이번 선거에는 중국동포 출신 귀화자 여러 명이 비례대표 후보신청을 내 관심을 끌었다. 중국동포들이 밀집거주하고 있는 구로구와 영등포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사람도 있었지만, 생소한 사람들도 있었다.
재한중국동포 70만 사회를 이루고 있는 현 시점에서 중국동포 출신 국회의원이 한명 정도는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에 누구나 공감은 하겠지만, 그렇다면 누구를 국회로 보내느냐 하는 데에는 딱히 누구라고 말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제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탈북자 출신과 다문화 인사를 비례대표로 공천해 국회의원 뺏지를 달아주었다. 하지만 제 역할을 다할수 있었는가에는 의문이 생긴다. 19대 국회는 ‘특권만 누리지 일하지 않는 집단’이라는 인상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은 제대로 일하는 국회의원을 뽑길 원하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당은 오로지 '선거에서 어떻게 하면 승리하느냐' '어떻게 하면 우리 세력을 유지하느냐'에 몰두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제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은 끝났다. 결과는 뻔하다. 탈북자 출신도 없고, 다문화 인사도 없다. 250만 재외국민을 대변할 재외동포 인사도 없었다. 70만 재한중국동포를 대표하겠다고 나선 중국동포 인사도 없다. 그래서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보다 중국동포와 다문화, 재외동포 문제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앞서 나오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나올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가져본다. 국회의원이 꼭 나오기를 바란다면 요행수로 줄 잘 서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열심히 비전을 갖고 동포사회를 위해서 일했으니 우리를 위해 국회에서 일해달라고 등을 떠밀어주는 사람들의 후원에 힘입어 되는 것이 중요하고 바람직하다.
이만큼 단체를 이끌어갔으니 보상 받아야 된다는 식의 도전장은 안된다. 재한중국동포사회가 진정 국회의원을 배출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각 단체장은 내가 단체장이니 내가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인물을 발굴하고 양성하는데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동포사회를 위해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기 비전을 당당하게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해 정치신인으로 무대에 당당히 설수 있도록 밀어주어야, 19대 처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올바른 정치인을 낼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진정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겠는가.
"이젠 4년후를 준비해야 할 때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