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산행 산행 및 시산제
언제 : 2011년 2월20일
누구와 : KT산악회원
어디로 : 대금산(704 m)
EBS 프로그램 중 내가 즐겨보는 코너가 있다. 저녁 9시30분부터 30분간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주 군 단위로 한곳을 지정 향토기행이라는 프로 명으로 방영하기에 가끔은 내 마음의 고향을 그리며 언젠가 우리고향도 나오겠지 고대하던 중 지난주(14~18일)에 내포의 땅으로 유명한 서산이 방영되었다. 구제역으로 인하여 설 명절에도 못 내려간 망향의 한을 다소나마 해소하기에 안성 맞춤이 되었다. 고향집 앞에서 낙조를 감상 할 수 있는 도비산이며 간월도의 어리굴젓과 백제의 미소라고 하는 삼존마애불상과 이름처럼 시골 향이 늘 씬 풍기는 대산 앞바다의 웅도 섬에서 살아가는 촌부들의 삶, 그리고 내가 어릴 때 뛰놀던 해미읍성의 호야나무에 연관된 천주교도들의 박해등 모든 것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들며 달려가고 푼 곳이다. 가끔 선배 한 분이 서산에서 태어나서 서산도 잘 모르냐는 가시가 느끼는 농담을 할 때면 난 그것이 농담이 아니라 나에게 더 고향을 생각하라는 충고로 받아 들이고 싶어 나 또한 지난 가을부터 고향에 대하여 기록을 모으는 중이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구석구석 다녀보고 느끼며 기록하고 남기고 그리고 자랑하고.ㅋㅋㅋ
토요일(19일)이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이니 추위도 다 지나간 듯 날씨가 무척 포근하다. 토요일 자동차 검사를 하기로 계획했지만 검사소에 연락해보니 종료일부터 앞 뒤로 한달 내에 하면 된다기에 다음에 하자 미루고 아들넘을 꼬셔 삼각산 둘레길 중 하늘길과 마실길을 돌고 내려와 일요일 출발하는 시산제 산행 준비를 한다. 작년에 사용하던 확성기를 가지고 오라기에 다시 한번 점검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배낭을 작은 것으로(38리터) 준비 중, 총무인 승호가 구곡폭포 빙벽에 있다고 연락이다. 아침에 회원 한 분이 참석한다고 했기에 통보 후 안전산행 당부, 늦은 토요일 아늑한 휴일을 즐긴다.
이번 산행은 2월 정기산행이며 14번째 시산제를 겸한 산행이라 많은 회원들이 참석 예정이다. 출발시간이 한 시간 늦춰진 관계로 여유롭게 준비 후 강변 역에 도착, 회원들과 만남의 기쁨을 즐긴다. 1호 차는 강남 쪽에서 신청한 회원들이 탑승, 우리가 탑승한 2호 차는 당연 강북에서 신청한 분들이다. 출발시간보다 조금 늦은 8시12분 출발이다. 한강의 물결은 아직도 얼음 속에서 흐르지만 강변 도로에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이며 자전거로 바람을 가르는 시민들의 모습에는 완연한 봄을 느끼게 한다. 50여분 달려 청평입구에서 구제역 소독시설을 지나 에덴휴게소에 잠시 정차 후 산행 들머리인 두밀리 방향으로 접어들면서 또 다시 소독장치를 통과한다. 어서 빨리 이 시설이 철거해야 되는데 걱정이 앞선다. 두밀분교터를 지나며 외길이 나타나며 버스 종점인 산행 들머리에 9시46분에 도착, 대금산 산행이 시작된다. 이곳 대금산은 명지지맥의 한 봉우리이며, 연인산에서 한 가지는 북면 쪽으로 뻗어 노적봉(구나무산:858.8m)을 빗어 놓고 가평천으로 스며들며, 한가지는 우정봉(910m)에서 깃대봉(909.3m), 약수봉(850m)에 이어 대금산을 빗어 놓고 계속 이어지는 산릉은 남동으로 나아가 불기산, 호명산을 들어 올려 놓은 다음 여맥을 청평에서 북한강에 가라앉힌다. 대금산(大金山)은 일제 때 이 산에 있던 소림광산에서 말(馬)만큼 큰 금광석이 나왔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기 시작했다고 하며, 산 아래 두밀리는 예부터 나라에 난리가 날 때면 다른 지방 사람들이 이곳을 피난처로 이용했다고 한다. 산세가 비단결처럼 부드럽다고 하여 대금산(帶錦山)이라고도 불리었다는 이산은 이른봄이면 능선에 만개한 진달래가 일품이며 주변 산세로 둘러 있어서 아늑하여 겨울 야영산행 메니아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어제 회장님이 답사하였기에 자세한 설명을 회원들에게 전하고 5분 진행하여 고로쇠 작목반 사무실로 운영하는 컨테이너 박스에 도착한다. 좌측 임도 따라 진행하면 두밀고개 방향이고 우린 우측으로 진행한다. 대금산 정상 2.4Km라는 안내판을 지나 좌측 양지바른 곳에 아담하게 지어진 주택을 보며 이곳에서 살았으면 하는 욕심을 내보지만 바로 생각을 접는다. ㅋㅋㅋ 정상 1.9Km 이정표를 지나면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피톤치드 향 그윽한 잣나무 숲을 지나 마지막 주택이 나오며 기온이 높은 관계로 두꺼운 상의들을 벗어 배낭에 챙긴다. 이 고장의 대명사인 듯 쭉쭉 뻗어 있는 잣나무 숲 경사길을 올라 좌측에 묘 1기를지나 들머리에서 23분만에 고개에 올라선다. 우측으로 희미하게 길이 나있지만 이정표에는 등산로 없음으로 명시되어 있고 우린 좌측 능선 길로 올라선다. 좌 우측으로 부는 바람의 느낌은 이제 완연한 봄바람이며, 완만한 경사길을 진행 우측에 대금산 정상 1Km 이정표가 잔설 위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지나는데 소화제 가지고 있는지 후미에서 호출이다. 형수님 한 분께서 아침에 급하게 드신 빵으로 인하여 체증이 있단다. 배낭에서 비상약품을 챙기고 동행하는 회원 분에게 혹 매실 엑기스 있는지 알아보니 현동씨와 동행한 회원 분이 보온병을 꺼내어 내준다. 한잔 받아 들고 내려가 응급처치를 하고 다시 통증이 오면 연락 부탁 후 우린 다시 오름 짓을 한다. 약간의 내리막을 지나 고개에서 32분만에 정상 800m의 이정표를 지나 멋진 소나무가 서있는 전망대에 도착 간식을 얻어 먹고 산 아래를 조망해본다. 잔설이 남아 있는 두밀리 마을은 산 봉우리들에 둘러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건너편 산세가 파노라마 되어 다가 온다. 그러기에 앞에서도 기술했듯이 피난처로 으뜸이지 않나 싶다. 후미에 처져 있던 일행들도 다행이 아무일 없듯이 올라오는 모습을 뒤로 낙엽이 깔려있는 경사길을 오르니 전방에선 숲 해설가로 변신한 임홍순 선배님이 회원들을 모아 놓고 해설에 열띤 모습이다. 아마 정종백자문위원님도 다음주부터 숲 해설가 교육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두분 선배님을 볼 때면 퇴직하고 나서 사회 활동을 더 왕성하게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어느덧 정상의 모습이 눈에 다가 오며 들머리에서 1시간22분만에 중간에 금 이간 정상석 앞에 선다. 날씨가 좋아 조망권이 으뜸이다. 지난주에 서울시연맹 설제 산행을 한 옥녀봉이 우측에서 버티고 있으며 약수봉과 깃대봉 뒤로 연인산까지 눈앞에 들어 온다. 후미팀 단체사진 찍은 후 방화선이 구축된 청우산 방향 남능길을 내려간다. 2분도 채 안되어 길이 끊기며 단애가 나타난다. 우측에 보니 리본과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며 급경사가 시작된다. 응달이라 조심성 있게 내려서니 바로 앞에 급사면으로 우측으로 한없는 낭떠러지길이 기다리고 있다.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눈이 많이 왔을 경우 조심해야 될 구간이다. 경사길을 지나 또다시 바위지대가 기다리고 방화선 구축으로 앞서가는 회원들의 모습이 형형색색 아름다운 모습이다. 잠시 휴식을 하며 전방을 주시하니 조종암이 있다는 대보리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어떻게 보면 대보리쪽이 명소가 많아 찾는 이들이 많겠지만 대부분 산행은 두밀리쪽이 선택이 된다. 교통은 두 곳 다 불편하지만 그래도 두밀리가 약간은 좋은 편이기에……
경사가 다시 시작되는 지점에서 을지팀이 정상에서 못 마신 정상주를 돌리고 있다. 한잔 받아 마시니 뱃속에서 짜릿한 기별이 오며 오랜만에 만나기에 너도나도 이야기 꽃을 피운다. 겨울철 건조한 등산로는 걸을 때마다 먼지가 발생하며 특히 낙엽길이기에 앞 선 등산객의 발 아래는 자욱한 먼지투성이다. 하산하며 오늘 처음 만나는 우리 외 다름 팀을 만나니 반가워 인사로서 길을 열어준다. 11시41분 두밀리고개에 도착하여 몇몇은 청우산 방향으로 산행을 좀 더하기로 하고 눈 덮인 경사길을 오른다. 와이프 아이젠 착용을 도와주고 있는데 고영국자문위원님이 눈 위에서 부부동반 사진을 찍어준다기에 부탁(?)을 들어주고 급경사가 기다리는 좌측 두밀리 버스 종점으로 향한다. 바로 앞에서 한눈 파는 사이 미끄럼을 탄다, 다행이 엉덩방아는 안 찍었지만 위험 천만의 길이다 기온이 오르면서 얼었던 등산로가 완전이 풀리지 않아 미끄럼이 도사리고 있다. 스틱 하나로 간신히 버티면서 5분을 하산하니 고로쇠 채취파이프가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뒤로 개울을 지난다. 얼음이 얼어있는 개울은 솔잎으로 뿌려 놓아 미끄러지지 않게 조치해 놓아 수월하게 지난다. 먼저 지나간 우리 팀들의 배려가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고개에서 13분만에 임도에 도착, 2Km남은 버스 종점까지 길을 재촉한다. 중간에 바리케이드 시설을 지나 첫 번째 집이 나오며 그 아래로 작물을 심으려는지 아님 집을 지으려는지 학교 다닐 때 머리 길다고 선생님들이 이발기로 머리를 고속도로 만든 것처럼 보기 흉한 개간지를 지나 아래에서 회장님의 무전소리가 들려온다. 임도 따라 하산하면서 묘가 있는 곳으로 진행하라고 하는데 후미는 헤 메고 있다. 하는 수 없이 세 팀으로 나누어 내려서니 양 옆으로 가로 막혀있는 양지바른 장소에서 산제 준비에 한창이다.
※후기 : 이곳 가평지역은 청정지역이며 계곡이 많다. 깃대봉에서 발원한 경반리계곡이며 그 옆으로 승안리 용추계곡이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도 유명하며 또 한 대보리에 위치한 숭명배청(崇明排淸) 사상을 잘 보여주는 조선시대의 유적지인 조종암(朝宗巖:경기 기념물 28호)이 있으며 그 옆으로 자연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대금산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준 탄광 터도 있어 가족단위 탐방객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지고 있지만 계곡마다 펜션이며 민박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자칫 난 개발이 되어 자연훼손이 염려되기도 한 곳이다. 시산제가 어느덧 14번이라는 횟수가 지난다. 개인회사에서 그것도 회사지원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순수한 산에 대한 열정으로만 뭉쳐있기 때문이다. 산제 준비한 임원진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올 한해 산행에 안전산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빈다. 특히 나는 올해의 목표가 있기에 헌작을 하며 한북, 한남정맥을 아무 탈없이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대금산 신령님에게 부탁, 각오를 더욱 다지고 나니 마음 한편으로 홀가분하다. 아울러 근무 일도 마다하시고 열심히 산행에 참석하여 공로패를 받으신 이갑철 형님에게 거듭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이번 산행에 부부동반으로 오신 회원님들에게도 감사의 말 전한다.
일찍 귀가 낙조가 보고 싶어 자전거를 타고 성산대교로 달려가니 마지막 태양빛이 김포 쪽 아파트너머로 사라진다. 태양을 쫓아 행주대교 쪽으로 달려보지만 난지도 캠핑장 앞에서 뒤 돌아선다.
아~ 떨어지는 태양을 볼게 아니라 희망을 느끼게 하는 떠오르는 태양을 봐야지. 그래 희망을 느끼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