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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약간의 영양 결핍만으로도 아기의 발육을 방해할 수 있다.
그래서 자연은 엄마의 건강이 다소 위험해지더라도 아기를 잘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자원을 태반에 할당하는 내장형 안전장치를 준비해놓았다.
아기를 보호하는 이 장치는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패스트푸드만 먹고 사는 여성도 손가락 열 개, 발가락 열 개가 달린 아기를 낳을 수 있다.
글래스고 대학의 존 더닌 박사는 이 장치를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설명한다.
“태아는 어머니가 영양 결핍이어도 안전하다.
마치 숙주의 건강 상태를 전혀 모르는 기생충처럼 행동한다.”
엄마의 식단에 칼슘이 부족할 경우, 태아는 엄마의 뼈에서 칼슘을 빼앗아간다.
뇌를 만들 지방이 부족하면, 엄마의 뇌를 구성하는 지방을 찾아 뽑아낸다.
이처럼 여성의 몸은 임신으로 인해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물질을 빼앗긴다.
모유 수유를 할 때는 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하다.
임신을 하면 아기는 철, 엽산, 칼슘, 칼륨, 비타민 D와 A, 카로티노이드, 마그네슘, 요오드,
오메가 3, 인, 아연, DHA, 기타 필수지방산, B12, 셀레늄 등
갖가지 영양소가 들어 있는 어머니의 창고를 쥐어짠다.
예컨대 태반 입장에서 엄마의 중추신경계는
단순히 아이의 중추신경계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각종 지방이 잔뜩 쌓인 창고나 다름없다.
어머니의 뇌가 주로 단기 기억과 감정을 조절하는 해마와 측두엽 쪽에서
실제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이 뇌 영역은 호흡이나 혈압 조절 같은 기본 기능을 담당하지 않으며 비교적 소모적이다.
태반이 가진 이 놀라운 영양소 탐색 능력 덕분에
인간은 모체의 영양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비교적 건강한 첫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한편, 엄마는 척추가 휘고, 입술이 얇아지고, 기억을 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어려움을 겪고,
혹은 산후우울증 때문에 불안과 의욕 저하를 느끼는 시기를 전후해 몸이 축날 수도 있다.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는 단순히 ‘이기적인 유전자’가 작용한 것일 뿐이다.
좋은 유전자는 이를테면 탐욕스러운 해적처럼 행동한다.
즉 자신을 최상으로 복제하기 위해 모체의 영양 창고를 빼앗는다.
하지만 그 창고가 다시 채워지기도 전에 임신을 할 경우 태아는 상당히 좋지 않은 환경에 놓인다.
열악한 조건에서는 태아의 유전자가 원하는 모든 영양분을 어머니에게서 빼앗고,
이번에는 산모의 목숨이 매우 위태로워진다.
하지만 유전자의 생존이 상생 원칙을 따름으로써
생물은 실제로 태아가 자라는 동안 어머니를 죽이지 않고 오히려 타협하는 길을 택한다.
그래서 둘째 아이는 어머니의 회복을 위해 열악한 조건에서 성장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조건은 아이를 각종 건강 문제에 노출시킨다.
아이가 자라면서 문제는 점점 뚜렷해지고, 심지어 심신이 약해지기도 한다.
고려해야 할 것이 또 있다.
설탕과 식물성 기름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유연하게 이루어지는 데 필요한 신호를 차단하는
화학적 잡음 역할을 한다.
오늘날의 여성은 대부분 잃어버린 영양소 때문에 이미 성장 장애를 겪은 데다
설탕과 식물성 기름 섭취량도 많다.
설탕과 식물성 기름을 많이 섭취하면 모체의 신진대사가 무너지고
임신성 당뇨, 자간전증(산모의 몸이 태아에 대해 부분적인 거부 반응을 일으켜 조산에 이르게 하는 면역 체계 질환-옮긴이) 등
임신으로 인한 기타 합병증을 일으킨다.
그뿐만 아니라 발육 중인 태아의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는 설탕과 식물성 기름은
자궁 내 신호를 막아 매우 민감하고 상호 의존적인 발육 활동을 방해해
건강한 출산을 기대할 수 없게끔 만든다.
영양소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독소가 유입된 결과는
유아의 후성유전체 내 변화를 통해 주로 나타난다.
2장에서 살펴보았듯 후성유전체는
DNA에 붙는 분자, 유전자 스위치를 켜거나 끄는 것을 조절하는 기타 핵물질로 이루어진다.
이 유전자 스위치는 생리 기능의 모든 측면을 알려준다.
암과 당뇨병, 천식 심지어 비만에 이르기까지
전에는 영구적 돌연변이 때문인 것으로 믿어졌던 질병은
사실 유전자 발현 시기를 놓친 탓에 발생한 것이다.
유전자 발현 시기를 잘 맞추기 위해서는 특정 영양소가 특정 농도만큼 필요하다.
따라서 만약 둘째 아이를 첫째보다 안 좋은 영양 환경에서 잉태한다면
둘째의 후성유전체 발현은 차선으로 향할 수밖에 없고 성장과 발육 또한 나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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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데는 많은 양의 비타민과 무기질이 필요하고
임신 터울이 짧으면 엄마의 몸에 첫 아이가 다 써버린 모든 비타민과 무기질을 다시 채울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연년생 아이들은 생김새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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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강렬한 턱 선과 균형을 이루는 넓은 이마, 보기 좋게 튀어나온 광대뼈와
깊은 눈 위에 돌출한 눈썹을 가진 사람의 얼굴에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한다.
이것은 얼굴 각도의 균형을 더욱 완벽에 가깝게 하는 특징이기도 하다.
짐작했을지 모르지만, 그레타 가르보나 안젤리나 졸리 같은 모델 또는 영화배우는 동적 대칭이 풍부한 편이다.
아울러 그런 사람들은 가족 중 첫째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동생들의 얼굴은 확실히 대칭이 덜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동생은 얼굴 중간 부위가 좁고 둥글며
코와 광대뼈, 눈썹 등의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고 아래턱과 턱 끝이 약하다.
그렇다면 일류 스타들은 모두 첫째 아이일까? 물론 아니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어머니가 영양 부족 상태에 놓여 있을 경우
자궁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거의 예외 없이(특히 톰 크루즈)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스타는 터울이 두 살이나 세 살 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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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암시했듯 둘째 아이 증후군에는 반드시 언급해야 할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이런 현상은 본질적으로 영양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설탕과 식물성 기름의) 화학적 간섭으로
엄마의 몸과 자궁 사이의 신호 전달이 지연되어 생기는 것 같다는 사실이다.
둘째로 태어난 여성 중에는
손위 자매보다 도톰한 입술과 여성성이 잘 드러나는 턱과 눈썹을 가진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아래턱은 남성보다 조금 더 뾰족하고 덜 각지다. 또 여성의 눈썹은 남성보다 곡선형인 반면 남성의 눈썹은 더 낮고 직선형이다.)
여성의 뾰족한 턱과 우아한 곡선을 이룬 눈썹은
여성과 남성 사이의 서로 다른 발달 관계를 나타내는 성적 이형의 사례다.
남성은 아래턱이 강렬하고 각이 지며 어깨가 넓은 반면,
여성은 아래턱이 작고 둥글며 어깨가 가느다랗다.
아울러 여성은 엉덩이가 넓고 가슴이 풍만하다.
그렇다면 둘째 여동생들이 더 매력적이고 성적 특징도 두드러지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여성의 몸은 임신 직후 놀라운 변화를 겪는다.
모든 장기는 새로운 생리적 지시의 영향을 받고,
급속하게 분할되는 작은 세포군이 모든 호르몬에 변동을 일으킴에 따라 그 기능이 바뀐다.
이런 변화 가운데 대다수는 영구적이다.
물론 자궁만큼 뚜렷하게 영향을 받는 장기는 없다.
그러나 현대의 음식은 호르몬의 신호 활동을 방해한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호르몬의 신호 활동이 방해를 받으면
적어도 처음에는 자궁이 특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자궁의(그리고 태반의) 에스트로겐 신호 활동이 둔해지면
첫딸에게서는 에스트로겐의 효과가 적게 나타난다.
이 에스트로겐의 효과가 억제되면 눈썹과 턱이 약간 지나치게 돌출하거나,
눈썹의 모양이 공격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입술이 그다지 도톰하지 않은 등 상대적으로 남성적인 특징이 나타난다.
보기 좋은 외모일 수는 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돌아볼 정도는 아닐 것이다.
이제 자궁의 체계가 제2기로 접어듦에 따라 에스트로겐의 효과는 최적화한다.
첫째 딸의 여동생(크리스티 털링턴이 완벽한 예다. 그림 5-4 참조)은 비슷하지만
여성적인 골격 구조를 띠는 데다 도톰하고 둥근 입술이 절묘하게 어울려
남성들을 단번에 매료시킬 것이다.
남성들은 마치 특별히 그 이미지의 매력에만 민감한 반응을 보이도록 진화한 것처럼
그녀의 이미지에 홀린다.
… 그런데 만약 둘째 아이가 아들일 경우 에스트로겐 수용성이 폭발하면
이번에는 여성화 효과를 낳아 아래턱 가운데가 날카롭고, 눈썹은 아치 모양을 띠고,
이마는 둥글고, 입술은 도톰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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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금 설명했듯 어떤 아이도, 심지어 첫째라 하더라도
둘째 아이 증후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왜냐하면 근본적인 문제는 출생 순서가 아니라 영양 부족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영양 부족으로 인해 손아래 아이들은 뼈와 신경 등을 구성하는 물질이 상대적으로 적고,
호르몬 수용성이 나쁘다.
또한 이목구비는 가늘고 단조로워 늙어 보인다.
손위 아이들의 경우는 설탕과 식물성 기름이 정적인 간섭을 일으켜
종종 태반의 호르몬 생성을 둔화시킴에 따라 성적이형이 감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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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비타민 정제는 몸에 영양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 개선 효과가 있지만,
진짜 음식을 대신하는 변변찮은 대체물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합성 비타민 정제는 자연이 만드는 것과 다르다.
많은 비타민이 자연에서 분자군 형태로 존재하는데,
그중 공장에서 재생산할 수 있는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예컨대 비타민 E의 이성질체는 100개 이상이지만 알약에 들어가는 것은 단 16개뿐이다.
둘째, 합성 비타민 가공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분자형 부산물이 만들어지는데,
그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비타민 E 정제 내용물의 절반가량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이성질체이며,
이 사실은 비타민 E 보충제를 복용했을 때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일부 연구 내용을 뒷받침해준다.
셋째, 적당한 매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만 흡수되는 비타민이 많다.
넷째, 많은 비타민이 우리로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다른 영양소와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다섯째, 정제 안에 다른 어떤 성분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보충제 산업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규제가 없는 데다
생산한 보충제는 납이나 구리 함유량이 위험할 정도로 많은 등 독성 화합물에 오염되어 있다.
그럼에도 어쨌든 특히 임신 중에는 특정 보충제를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지금의 식품은 불과 70년 전의 음식과 비교할 때 영양소를 많이 잃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산전 영양제의 진짜 위험은 심리적인 효과인데,
산모는 산전 영양제만 먹으면 영양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강 전문가와 환자 사이에서도 ‘고급’ 임신 건강관리의 일환인 이 산전 비타민제가
영양 구성이 매우 불균형한 현대 식단을 보완해준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엄마가 음식을 통해 태아에게 공급할 수 없는 영양은 무엇이든
산전 비타민제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믿음이다.
이러한 생각이 은연 중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엄마들은 평범한 식사를 계속하고,
태아의 성장을 방해하기 딱 좋은 음식들에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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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기에 부모의 역할 중 하나는 아이가 병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우리 자신이 다들 아픈 사람이다.
그래서 병이란 살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라 여기며 자랐고, 아이들도 그렇게 성장한다.
지금의 아이들은 건강하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충격적이고 무서운 선포를 하기보다
우리는 점점 쌓여가는 증거를 외면한 채 다음 처방을 따르며,
아이들에게는 온갖 예방 접종을 맞히는 게 당연하다는 듯 그것을 정상적인 건강 기준으로 여긴다.
가장 최근의 세대에 속하는 어린이는 적어도 3대가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고
설탕과 식물성 기름에 있는 새로운 인공 지방을 과다 섭취한 탓에 후성적 손상을 축적했다.
가족 유전자 관점에서 보면, 거의 한 세기 동안 가차 없이 학대를 받은 것이다.
심지어 가장 핵심적이고 정교한 복제의 시기에도 말이다.
이렇게 쌓인 유전적 상해의 생리적 결과는
연골, 뼈, 뇌, 기타 장기가 잘못 발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첫댓글 김사합니다!!!
왜 우리는 전통음식을 먹어야 하는가
이게 책 제목 일까요?
그렇습니다.
지금은 절판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