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행일지 9일, 설화와 함께
2017.11.1, 낭랑
설화를 만난 날은 가을 흐린 날이었다. 옥천에서 목수작업 중에 다쳐서 부모님이 있는 충주로 온지 20일이 지났다고 한다. 목발을 집고 나타났다. 통증치료를 받고 있었는데 차도가 별로 없다한다. 우리는 충주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늦은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으며 앉았다. 그의 건강이 회복되길 바라며
‘초기 아이들과 깃발 들고 순례하는 식으로 진행했을 때부터 종종 참여하였다. 10년 정도 지속 참석하였다. 민예총도 참여했었다. 동학공원에서 행사하면서 120돌쯤부터 접주 활동을 했다.
공동체 무서운 게 뭐냐면 공동체 좋은데 99번 잘하고 1번 오해나 실수로 와해되고 힘들다. 우리 동네 어른신들도 서로서로에게 불만이 있다. 나중에 터지면 난리도 아니겠지. 나는 없는 듯이 지내지. 되도록 피하지
들살이 중 싸워도 크게 싸우지 않고 대부분 오해고 상황이해가 제대로 안 되서 생기는 것 같다.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있어도 구태여 말을 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 생긴다. 사무국장인 무산이 같이 장승을 만들기로 했는데 말없이 대전으로 소목을 배우러가고 사전에 얘기를 하지 않아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무열과 얘기를 많이 안 해 봤지만 가끔 보면 진솔하고 책임감 있을 것 같고 막걸리 좋아하고. 작년 장승 했을 때도 자리 비운사이 애들하고 뭘 하려 했었는데 나한테 한마디 하지 않고 아이들과 색칠하고 있었다. 뭐야 했지만 나쁘지 않고 아이들 활동이 좋아 그냥 넘어 갔다.
올해도 장승을 하기로 했는데 스케치를 내가 했고 복잡하지만 전화로 얘기했다. 서각도 준비했다. 현장에서 구멍을 파는 과정에서 이미 해 놓은 곳을 아무 말 없이 파고 있어 이미 다 해 놓은 거다했다. 서각도 음각과 양각으로 배치했는데 얘기 없이 양각위치를 음각으로 하더라. 이게 뭐야 얘기하니 삐진 것 같았다. 원래 이런 성격을 가진 친구인가? 생각했다. 그럼 양각으로 고칠 께. 음각하다 양각으로 고치는 과정에서 엉망, 망가졌다. 과정에서 얘기를 안 하고 일을 벌인다. 작년에 코도 작업을 실수해서 코를 깎아서 붙인 일이 있었다. 무산이 얘기 하지 않고 소목학원 다녀야 한다는 얘기도 안 하고 장승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필요하냐 어떻게 할까 얘기도 안 하고 이런 문제 때문에 장승도 못쓰게 되었어. 세울 수 없었다. 내가 화를 냈다고 생각을 했는지 너 여기 가만히 있어. 나 집에 갔다가 엔진 톱 가지고 와서 잘라 버린다라고 말을 하더라. 저게 저렇게 할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무산이 이런 성격이었나?
난 화가 나진 않았다. 저 녀석이 내 말에 그렇게 까지 얘기를 하지?
율려공과 술 한 잔 먹으며 저거 어떻게 하지? 무심하게 앉아 있다가 생각했던 것이 세우지 못할 바에는 그냥...하자하고 내가 잘라버렸다. 편안한 맘으로
20분 후 만식이가 잘라놓은 것 보기 싫으니 모아서 천으로 덮어놓자. 해서 가려놓았다. 내가 태워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보기 싫으니까 다미식처럼 하자 해서 휘발류를 뿌리고 태웠다. 생나무라 타지는 않았다.
율려공한테 이 얘기는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자 했고 이후
아시반 이거 어떤 새끼가 불 질렀어? 하고 옆차기를 하며 달려와서 뒤로 물려나면서 밀었고 살짝 맞았다. 지체장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는 한 원불교 교무님이 왜 아이들 앞에서 이런 일을 했는가? 해서 얘기를 해니 교무님이 달한이 한테 가서 왜 폭력적으로 대응했는가 얘기하더니 후에 달한이가 같이 와서 미안하다 사과하더라 그래서 넘어갔지.
교무님이 선생님, 바라봤는데 20년 동안 지체장애아이들 돌보고 있던 그동안의 체증이 다 내려갔다.란 말을 했다. 너무 고맙다고
여자아이가 와서 나와 손뼉치기를 두 번이나 했다. 교무님이 영혼이 맑은 아이는 영혼이 맑은 사람을 알아본다했다.
무산은 화가 낫겠지. 교무님이 다음에도 하셔야죠. 아니요. 그래도 하셔야죠 선생님이 동학을 하고 있는 거라고. 아니다.
이 사건을 이해시키고 할 수가 없었다.
행사 끝나고 대리 불러서 갔다.
작년에는 술을 많이 먹었지만 올해는 조금씩 계속 먹었지만 술 취해있지는 않았다. 장승 생각을 많이 하면서
박범에게 동행 특강 강의 중에 강의하지 말라고 한 것은 예를 차려서 귀솟말로 했다. 다들 듣는데 할 수는 없었다. 그 사람들은 토를 달고픈 사람들이라 강의자를 욕 먹이는 모습이라, 박범이 깍이는 모습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하지 마라 한 거다.
보은취회에 항상 가는 이유는 몸이 먼저 움직인다.
돌아와서 일주일 내내 대성통곡을 했다. 5분 쉬고 30분 울고, 5분 쉬고 1시간 울고. 슬펴서 운 것이 아니라 그냥 울었다.
교무님의 20년 체증이 내렸다, 정말 속이 후련했다는 말이, 장승을 잘랐는데 동학을 했다고 하는 말이 이 하나를 위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예전의 동학도들도 이러했을 거다. 늘 손발이 잘 맞아서 늘 그렇겠어?
곪았으면 터져야한다.
말도 안 되는 조직이지
자질구레하거나 쓰잘 데 없는 일은 안할 거다.
봄길이 자부담해서 자꾸하잖아, 작년엔 그냥 넘어가고 올 해 자주 짜증, 불만, 경직되고 그래서 너가 해서 했으면 그림자처럼 해야하는데 너가 저거하는 것 같아 돌려서 얘기했다. 얼굴이 굳어지며 나는 그런 생각 없었는데 했다.
그래도 정말로 선배로 생각해줘서 얘기했는데 받아서 풀면 좋았는데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풀어주기를 원하는데 그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봄길의 스타일로 원하는데 그러면 끝이 없다. 언젠가 성숙하면 고맙다고 말해주는 날이 오면 좋겠다. 후에 봄길에게 너를 아끼고 사랑해서 하는 말이였다했더니 사랑이 그거야?했다. 달한이도 물건 챙길 때 봄길이 하는 말 듣은 채도 안하고 봄길은 시작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시작한다.
이 시대의 동학으로 가야지
이번에 같은 동학으로 한다고 하지만 짧은 며칠 만에 움직여지는 것들은 개인 각자에게 들어온다. 함께 행사를 하지만 다 같이 동학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홀로 안에서 보냐 못 보냐의 차이지.
의미 없이 행사를 치르고 그러지 말아야지. 엄청나게 큰 것도 아니고
동학을 한다고 해서 되어지는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무엇이 있어야. 그 안에서 사단이 일어나도
머릿속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하늘님과 같이 해야지
동학시작하면서부터 수행이란 공간에서 움직이는 것 하나하나가 다 명상이 되야
이번 일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설득하려고 올릴 수도 없는 거구
나에게 동학공원 공간에서의 느낌이 또 다른 세계에서의 공간으로 보였다. 얘기 잘못하면 오해만 살 것 같아. 안 그러면 현실적인 생각으로 어쩌어쩌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좀 더 지나고 나서...
감정의 폭들이 화합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더 골이 깊어지면 서먹서먹한 것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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