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심리 이야기] 삼체는 외계 침략에 대응하는 지구인의 마음을 다룬 이야기다.

[paipai]

넷플릭스의 삼체를 보았습니다. 제목이 주는 느낌이 그다지 흥미를 주지 않아서 보기를 미루다가 중국에서 넷플릭스 삼체를 비판한다는 뉴스가 있길래, 왜 그런지 궁금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삼체는 우연하게 지구인과 통신을 한 삼체인이 지구문명을 멸망시키려 하고 이에 대응하는 지구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물리학자를 비롯해 관련 학문을 공부한 이들이 삼체는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와 같았다며 흥분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삼체에 대한 물리학적 이해를 가상현실게임처럼 다루는 삼체인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400년 후 마주할 외계 문명을 대응하기 위해 애쓰는 지구인의 전략도 흥미진진 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을 전공한 저로서는 삼체를 보면 볼수록 지구인이 겪게 되는 모든 고난이 결국 인간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예원제는 중국의 문화대혁명 때 아버지의 목숨을 빼앗아 간 사회에 대한 분노 때문에 삼체인이 회신하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기어이 통신을 시도하여 삼체인의 지구 침공을 야기합니다.

그 이후 수십 년이 지나 지구의 과학자들이 이유없이 죽기 시작합니다. 실상은 삼체인들이 과학자에게 알 수 없는 시간 정보를 보여주며, 불안과 공포를 극대화시킵니다. 그렇게 정신과 마음을 망가뜨려서 과학자가 스스로 자살하게 한 것입니다. 한편으론 삼체인에게 동조할 수 있는 과학자를 찾으려고 가상현실게임을 통해 삼체에 대한 과학적 호기심을 이용합니다. 삼체인을 추종하는 비밀조직은 이들을 주님으로 부르며 신격화합니다. 마치 종교와 비슷했습니다. 삼체인은 자존감이 낮은 이들의 마음을 이용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전사로서 선택받았다는 자긍심을 갖게 합니다. 삼체인은 고도화된 과학기술이 아니라, 내부의 적을 만들고, 종교화시키며, 지구인에게 심리전을 펼친 것입니다.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삼체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미래를 준비해서 싸우자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고, 400년 뒤 미래를 비관해서 자살을 하거나, 물건을 사재기하는 등 인간이 갖게되는 두려움과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심리적 반응을 보여줍니다.

자신이 개발한 나노섬유가 사람을 죽이는 도구를 쓰이자 자책하고 괴로워했으며, 결국 나노섬유를 세상에 공개하고 사람들을 돕는 오기를 보면, E=mc² 물리학 개념이 핵무기의 원리로 이용된 것을 알게 된 아인슈타인이 핵무기 사용을 제한하고 반전운동을 한 것을 떠올리게 합니다.

췌장암 4기로 죽음을 직면한 윌은 연명치료가 아니라 친구들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예정된 죽음을 맞이하려 합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초월적 인식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으려고 합니다. 잭에게 받은 유산으로 진에게 별을 사서 선물로 주기도 했고, 안락사를 선택하고 자기 뇌를 분리하여 삼체를 탐사하기 위한 탐사정이 오르며 지구가 아닌 오로지 진을 위해 도우려고 합니다. 진에 대한 윌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었습니다.

게다가 인간이 거짓말을 할 줄 안다는 걸 알게 된 삼체인들은 인간과 대화하는 것을 멈춰버립니다. 인간의 공포와 불안을 이용해서 인간을 다루고 죽이기도 했으면서, 그들조차 인간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삼체인에 대항하기 위해 UN은 과학기술에 기반한 대응 무기를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략가와 과학자 중심으로 3명의 면벽자를 선발합니다. 삼체인이 예측할 수 없고, 계측할 수 없는 인간의 내면을 내세워 무기로 한 것입니다.

알고 보면 드라마 삼체의 이야기들이 사람의 복잡한 마음과 그 마음의 선택들로 얽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서 피할 수 없는 결말을 마주한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를 보았습니다. 드라마 삼체에서 지구인들은 삼체인이 드러날 때 무기력과 공포를 느낍니다. 그리고 삼체인의 결정에 대해 분노합니다. 그리고 싸워 이기겠다는 희망과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현실의 사람들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기도 하지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이 생기고 마음에 어려움이 커지면 희망과 의지, 용기를 내세우는 것이 분명 어렵고 힘들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나의 마음과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하며 나눌 수 있다면 이겨내지 못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당신과 당신이야기를 듣는 심리학자가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심리상담 전문가가 여러분의 주위에 있습니다.

우리 함께 이겨내 봅시다.

당신의 삶을 특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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