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함양에 위치한 오봉산이다.
태조릿지를 거느리고 있는 오봉산은 남원시 등지에서 보면 이름 그대로 봉우리가 다섯 개라 하여 오봉산이라 불려진다고 한다. 태조릿지는 암벽등반 전문산악인들이 찾는 곳이지만, 릿지 옆 능선의 암릉을 타는 것만으로 자그마한 쓰릴을 느낄 수 있는 제법 매력이 있는 산이라 할 수 있겠다.
날씨가 맑으면 멀리 지리산과 주위의 유명한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도 있고...
가재골 농원을 들머리로 산행이 시작된다.
좌측에 보이는 제법 큰 사방댐을 지나면,
오봉산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바로 가면 헬기장을 지나 오봉산으로 오르는 길이고 태조릿지는 좌측 금줄을 넘어가야 한다.
초입부터 시작되는 험한 등로를 잠시 진행하면 우측에 태조릿지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보이지만 그 쪽은 장비를 필요로 하는 길이라 우리는 그냥 직진한다.
경사가 점점 심해지는 가운데 우측 숲 사이로 태조릿지의 웅장한 암릉이 모습을 보이고,
거친 등로가 무척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다 낙옆이 깔려있어 미끄럽기 짝이 없다.
문자 그대로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급경사.
제 모습을 드러낸 태조릿지.
아무 특징 없는 1봉을 내려서니 급경사의 암릉이 앞을 가로막는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암벽을 올라가는데 조심하면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로프도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고...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눈에 덮인 삼봉산이...
오봉산 정상 쪽을 바라보니 먼저 오른 산객이 보이고 그 왼쪽 아래 올라가는 일행도 보인다.
뒤돌아 보니 건너편의 좌측의 삼봉산과 중앙 뒤로 반야봉, 그리고 우측으로 만복대, 바래봉과 덕두산도 보인다.
반야봉을 당겨보고,
3봉.
2봉 정상. 뒤는 옥녀봉.
로프를 잡고 2봉에서 내려선 후,
3봉으로 오르는 로프 구간.
하지만 2봉 보다는 훨씬 오르기가 수월하다.
오봉산 정상이 보인다.
삼봉 능선 뒤로 법화산과 왕산도 보이고...
진행할 옥녀봉도...
지나온 2봉 뒤로 눈에 덮인 삼봉산과 법화산, 그리고 한 일자 형태로 보이는 왕산도...
오불사 방면에서 올라오다 만나는 875봉.
봉화산, 월경산으로 이어지는 대간 능선과 그 뒤 멀리 팔공산 등도 보인다.
오봉산(879m) 정상에 올랐다.
맑은 날씨였으면 멋진 조망을 즐길 수가 있을 텐데 좀 아쉽다.
항상 서리가 내린다고 하여 서리산 또는 상산(霜山) 이라고 하며 남원시 등지에서 보면 봉우리가 다섯이라 오봉산이라 불린다.
1380년 고려 우왕6년 이성계장군이 황산벌 대첩에 앞서 5천명의 장병을 매복시켰던 큰골이 있고 바위능선 중간에 왜구를 대파한 곳으로 장군대좌라는 지명이 남아있으며 옛날에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전북도계에는 신라와 백제의 경계를 이루었던 경상남도 기념물 제172호인 팔령산성이 있다.
서기 500년 신라 지증왕 즉위 후 중국에서 귀화한 오첨을 천령(속함군)백으로 임명하고 우리 고장을 다스리게 하였더니 이곳에 갓을 벗어 걸어두고 소로 밭을 가는 우경법을 개척하였다하는 우리나라 오씨의 발상지 관동(갓거리)마을로 하산이 가능하고 응곡리, 죽곡리, 구룡리 방향으로도 하산이 가능하다.
멀리 대봉산도 보이고,
다시 만복대와 바래봉, 덕두산을 돌아보고,
옥녀봉으로 향한다.
오봉산을 돌아보고,
올라온 능선도 돌아다 본다.
제법 가파른 경사를 내려서서,
가재골 갈림길을 지난다.
가재골에서 태조릿지 방향으로 가지 않고 바로 올라오면 만나는 곳이다.
여기서부터는 제법 편안한 육산의 등로로 바뀐다.
좌측에 숲으로 가려진 헬기장이 보인다. 저기서 식사를 하기로 한다.
날등도 지나고,
옥녀봉 갈림길을 지나 헬기장으로 향한다.
헬기장에서 바라 본 오봉산 태조릿지.
헬기장.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옥녀봉을 향한다.
제법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면,
멋진 조망처를 지나고,
이어 옥녀봉에 올라선다.
고추봉(玉女峯)이라고도 하며 높이는 793m이며 주산은 상산이다.
고추는 남자를 지칭하며, 아래 옥녀봉과 남여를 연상시키는 봉우리로 구룡리 조동마을 앞 활래대의 거울바위를 내려다 보며 옥녀가 머리를 빗었다고 전한다.
이곳의 정남향은 지리산 천왕봉이며 정면에 보이는 S자형 도로는 건설교통부와 도로교통협회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산길" 지안재로 지리산제일문으로 통하는 오도재로 가는 길이며 관광객들의 시선을 끈다.
옛날 남해안 하동지방과 함양을 연결했던 물물교환의 교역로였으며, 지안마을은 조선시대 사근도찰방에 소속된 지안역이 있었는데, 1896년 폐지되었다.
산 밑 관동마을은 서기 503년 신라 지증왕이 즉위 후 중국에서 귀화한 오첨을 천령(속함군)백으로 임명하여, 이곳에 와서 갓을 나무에 걸어놓고 마을을 개척하였다하여 갓걸이마을이라고도 하며, 신라 중기 관청이 이곳에 있었다하여 마을 이름을 관동(冠洞)이라 하였다 하나 확실한 기록은 없다고 하네.
천령봉으로의 등로는 거의 내리막길이다.
관동마을로 이어지는 임도를 지나니,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멀리 구름에 가려있는 천왕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당겨 보니 제석봉과 연화봉 등 지리산 주능선이 선명하다.
정상의 모습을 보기 위해 구름이 벗어나기를 잠시 기다려보지만 바램에 그치고,
멀쩡한 산을 황무지로 바꿔 놓았다.
뇌산마을 갈림길을 지나,
채화대가 있는 천령봉에 도착했다.
함양의 영산 또는 진산으로 알려진 천령봉은 높이 556m이며 주산은 상산이다.
천령은 함양군의 옛 지명이며 하늘에서 처음 내려오는 땅과, 땅에서 하늘로 오르는 마지막지점의 뜻으로 해마다 개최되는 함양군민의 물레방아축제(옛천령문화재)시 성화를 채화하며, 옛날 봉화를 올렸던 봉화대가 있었다.
이 산봉우리에서는 함양읍 시가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읍의 진산이라 할 수 있으며, 산 아래 관동마을은 서기 503년 신라 지증왕이 즉위 후 중국에서 귀화한 오첨을 천령백으로 임명했다고 전하며, 옥터, 뒤주터 등 옛날의 지명이 남아있다.
소로 밭을 가는 우경법을 개척하였고, 고려 중엽에는 오첨의 후손인 오광휘를 부원군으로 책봉하여 함양오씨 시조가 되었다.
산 밑 삼휴마을에는 함양군의 토성인 여씨, 오씨, 박씨 3동서가 한자리에 모여 시국을 논했다는 삼휴대가 있다.
채화대 뒷쪽에도 표지석이 있다.
함양읍이 내려다보인다.
이제부터는 하산길.
제법 가파르게 떨어지며 20여분 내려서면,
마을로 이어지는 포장도로에 도착하고,
대나무숲을 지나면 잠시 후,
삼휴마을 회관 앞에 도착하여 산행이 끝난다.
도상거리 10.4km, 4시간 30분 소요.
암릉과 조망을 겸비한 멋진 산행이 될 수 있었지만 흐린 날씨가 기대를 조금 벗어나게 했다.
하지만 그런대로 조망도 좋았고, 날씨도 포근하여 꽤 괜찮은 산행이라 할 수 있겠다.
삼휴마을에서는 식당도 없고 이방인을 반기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좀 섭섭하기는 했지만 이놈의 코로나 탓이라 생각하니 이해가 가기는 했다.
언제 이놈의 역병이 물러설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