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에 나온 이 사람들, 모두 실존 인물일까?
조회수 1.9만2023. 10. 1. 16:50
▲ 영화 <1947 보스톤>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이슈 알려줌] <1947 보스톤> 비하인드 4편 (Road to Boston, 2023)
보스턴 현지에서 국가대표팀을 돕는 재정보증인이자, 한국 교민인 '백남현'(김상호) 역할은 실제 인물 '백남용' 씨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해 숙주나물 공장을 운영하며 자수성가한 사업가죠.
재정보증인을 맡은 백남용 씨는 기자들을 상대로 통역을 하고 숙식 해결을 돕는 등 국가대표팀의 현지 코디네이터로 활약했는데요.
보스턴으로 오기까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을 겪은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의 초라한 행색이 미국 기자들의 비웃음을 사자, 이들을 양복점으로 데리고 가 바로 새 옷을 맞췄다고 합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서윤복이 우승하자 자신을 차별하던 미국인들 사이에서 이제는 떳떳해졌다고 눈물을 흘리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고 하네요.
작품에 등장해 국가대표팀을 도와주는 '이길용'(최규환) 기자는 실존 인물입니다.
1920년 3·1 운동 1주년을 맞아 추진된 전국적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3년간 복역한 그는, 당시 만난 동아일보 사장 송진우의 권고로 입사해, 국내 최초의 체육기자로 활동했는데요.
▲ 이길용 기자
그는 1932년 LA 올림픽에 출전해 마라톤 선수 김은배, 권태하가 골인하는 사진에 가슴의 일장기를 없앴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도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를 말소한 사진으로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 1936년 <동아일보>의 일장기 사진 말소 보도.
이 사건으로 이길용은 사직당했으며, 일제 검열에 적발된 동아일보는 정간, 이길용은 또다시 투옥되고 말죠.
6·25 당시 납북되어 이후 행적은 알 수 없는 그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으며, 한국체육기자연맹은 1989년부터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제정, 스포츠 취재 기자에게 수상을 하고 있습니다.
차별적 시선 없이 국가대표팀을 도우려던 1947년 당시 미군정청의 체육과 과장인 '스매들리'(모건 브래들리)도 실존 인물입니다.
'스매들리'는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템플대학교를 졸업하고, 수영, 하키 등의 선수 생활을 거쳐 체육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부문에 노력을 기울인 체육인인데요.
국가대표팀의 보스턴 마라톤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으로 부임 온 후에 모은 전 재산 600달러를 지원한 것은 물론, 장교들에게 이들의 사정을 호소해 1,500달러를 모금하는 등 행정적, 물질적 도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