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3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나’의 친구 유재필은 깔끔한 심성, 걸쭉한 입담, 넉살 좋은 성격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이름을 날린다. 중학교 졸업 후에는 야당 위원장 밑에 있기도 하고, 입영 열차 안에서 우연히 읽은 점술 서적 덕분에 군대에서 도사라고 불리며 편안한 생활을 하기도 한다. 제대 후에는 군대에서 배운 운전 기술 덕에 대기업 총수의 운전사가 된다. 그런 그가 잡지에서 봤다며 무명 소설가가 된 ‘나’를 십 수 년 만에 찾아오고, 이후 종종 ‘나’에게 책을 얻어 간다. 하루는 어디로 어디로 해서 어디로 좀 와 보라고 하기에 물어 물어 찾아갔더니, 귀꿈맞게도✽ 붕어니 메기니 하고 민물고기로만 술상을 보는 후미진 대폿집이었다. 나는 한내를 떠난 이래 처음 대하는 민물고기 요리여서 새삼스럽게도 해감내✽가 역하고 싫었으나, 그는 흙탕내도 아니고 시궁내도 아닌 그 해감내가 문득 그리워져서 부득이 그 집으로 불러냈다는 것이었다. “허울 좋은 하눌타리지, 수챗구녕 내가 나서 워디 먹겄나, 이까짓 냄새가 뭐시 그리워서 이걸 다 돈 주구 사 먹어. 나 원 참, 취미두 별 움둑가지✽ 같은 취미가 다 있구먼.” 내가 사뭇 마뜩찮아 했더니, “그래두 좀 구적구적헌 디서 사는 고기가 하꾸라이✽버덤은 맛이 낫어.” 하면서 그날사말고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가 자기주장에 완강할 때는 반드시 경험론적인 설득 논리로써 무장이 되어 있는 경우였다. “무슨 얘기가 있는 모양이구먼.” “있다면 있구 웂다면 웂는디, 들어 볼라남?” 그는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총수의 자택에 연못이 생긴 것은 그 며칠 전의 일이었다. ㉠뜰 안에다 벽이고 바닥이고 시멘트를 들어부어 만들었으니 연못이라기보다는 수족관이라고 하는 편이 알맞은 시설이었다. 시멘트가 굳어지자 물을 채우고 울긋불긋한 비단잉어들을 풀어 놓았다. ㉡비단잉어들은 화려하고 귀티 나는 맵시로 보는 사람마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으나, 그는 처음부터 흘기눈✽을 떴다. 비행기를 타고 온 수입 고기라서가 아니었다. 그 회사 직원의 몇 사람치 월급을 합쳐도 못 미치는 상식 밖의 몸값 때문이었다. “대관절 월매짜리 고기간디그려?” 내가 물어보았다. “마리당 팔십만 원쓱 주구 가져왔댜.” 그 회사 직원들의 봉급 수준을 모르기에 내 월급으로 계산을 해 보니, 자그마치 3년 4개월 동안이나 봉투째로 쌓아야 겨우 한 마리 만져 볼까 말까 한 값이었다. “웬늠으 잉어가 사람버덤 비싸다나?” 내가 기가 막혀 두런거렸더니, ㉢“보통 것은 아닐러먼그려. 뱉어낸벤또(베토벤)라나 뭬라나를 틀어 주면 또 그 가락대루 따라서 허구, 차에코풀구싶어(차 이콥스키)라나 뭬라나를 틀어 주면 또 그 가락대루 따라서 허구, 좌우간 곡을 틀어 주는 대루 못 추는 춤이 웂는 순전 딴따 라✽ 고기닝께. 물고기두 꼬랑지 흔들어서 먹구사는 물고기가 있다는 건 이번에 그 집에서 츰 봤구먼.” 그런데 이 비단잉어들이 어제 새벽에 떼죽음을 한 거였다. 자고 일어나 보니 죄다 허옇게 뒤집어진 채로 떠 있는 것이었다. 총수가 실내화를 꿴 발로 뛰어나왔지만 아무 소용없는 일이 었다. “어떻게 된 거야?” 한동안 넋 나간 듯이 서 있던 총수가 하고많은 사람 중에 하필이면 유자를 겨냥하며 물은 말이었다. “글쎄유, 아마 밤새에 고뿔이 들었던 개비네유.” 유자는 부러 딴청을 하였다. “뭐야? 물고기가 물에서 감기 들어 죽는 물고기두 봤어?” 총수는 그가 마치 혐의자나 되는 것처럼 화풀이를 하려 드는 것이었다. 그는 비위가 상해서, ㉣“그야 팔자가 사나서 이런 후진국에 시집와 살라니께 여러 가지루다 객고가 쌯여서 조시두 안 좋았을 테구…… 그런디다가 부룻쓰구 지루박이구 가락을 트는 대루 디립다 춰댔으니께 과로해서 몸살끼두 다소 있었을 테구…… 본래 받들어서 키우는 새끼덜일수록이 다다 탈이 많은 법이니께…….” 그는 시멘트의 독성을 충분히 우려내지 않고 고기를 넣은 것이 탈이었으려니 하면서도 부러 배참✽으로 의뭉✽을 떨었다. “하는 말마다 저 말 같잖은 소리…… 시끄러 이 사람아.” 총수는 말 가운데 어디가 어떻게 듣기 싫었는지 자기 성질을 못 이기며 돌아섰다. 그는 총수가 그랬다고 속상해할 만큼 속이 옹색한 편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에 들은 말만은 쉽사리 삭일 수가 없었다. 총수는 연못이 텅 빈 것이 못내 아쉬운지 식전마다 하던 정원 산책도 그만두고 연못가로만 맴돌더니, “유 기사, 어제 그 고기들은 다 어떡했나?” 또 그를 지명하며 묻는 것이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한 마리가 황소 네댓 마리 값이나 나간다는디, 아까워서 그냥 내뻔지기두 거시기 허구, 비싼 고기는 맛두 괜찮겄다 싶기두 허구…… 게 비눌을 대강 긁어서 된장끼 좀 허구, 꼬치장두 좀 풀구, 마늘두 서너 통 다져 늫구, 멀국✽두 좀 있게 지져서 한 고뿌덜씩 했지유.” “뭣이 어쩌구 어째?” “왜유?” “왜애유? 이런 잔인무도한 것들 같으니…….” 총수는 분기탱천하여 부쩌지를 못하였다.✽ 보아하니 아는 문자는 다 동원하여 호통을 쳤으면 하나 혈압을 생각하여 참는 눈치였다. “달리 처리헐 방법두 웂잖은감유.” 총수의 성깔을 덧들이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그 방법 말고는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뒷동을 단 거였다. ㉤총수는 우악스럽고 무식하기 짝이 없는 아랫것들하고 따따 부따해 봤자 공연히 위신이나 흠이 가고 득 될 것이 없다고 판단 했는지, 숨결이 웬만큼 고루잡힌 어조로, “그 불쌍한 것들을 저쪽 잔디밭에다 고이 묻어 주지 않고, 그래 그걸 술안주 해서 처먹어 버려? 에이…… 에이…… 피두 눈물두 없는 독종들…….” 하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면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중략> 찬비를 맞으며 돌아섰던 그의 무덤을 나는 그 뒤로 한 번도 찾아보지 않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그를 찾아갈 수가 없다. 내가 가면 그 다정한 음성으로, “야, 너두 그 고생 구만허구 나랑 하냥✽ 있자야. 덥두 않구 춥두 않구, 여기두 있을 만혀…….” 하며 내 손을 꼭 붙들 것만 같아서. 이제 찬한다. 유명✽이 갈렸건만 아직도 그대를 찾음이여 오롯이 더불어 살은 진한 삶이었음이네. 수필이 되고 소설이 되고 시가 되어 남음이여 그 정신 아름답고 향기로웠음이네. 아아 사십 중반에 만년이 되었음이여 남보다 앞서 살고 앞서 떠났음이로다. 붓을 놓으며 다시금 눈물 젖음이여 그립고 기리는 마음 가이없어라. - 이문구, 「유자소전」 - ✽귀꿈맞게도: 전혀 어울리지 아니하고 촌스럽게도. ✽의뭉: 겉으로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면서 속으로는 엉큼함. ✽멀국: ‘국물’의 방언. ✽부쩌지 못하다: ‘안절부절못하다’의 방언. ✽하냥: ‘함께’의 방언. ✽유명(幽明): 저승과 이승을 아울러 이르는 말. ✽해감내: 해감의 냄새. 물에서 흙과 유기물이 썩어서 생긴 찌꺼기의 냄새. ✽움둑가지: 괴상한 말. ✽하꾸라이: 해외에서 수입된 것을 뜻하는 일본말. ✽흘기눈: 눈동자를 한쪽으로 쏠리게 하여 흘겨보는 눈. ✽딴따라: 연예인을 낮잡아 부르는 말. ✽배참: 꾸지람을 듣고 그 화풀이를 다른 데다 함. 34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의식의 흐름을 통해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묘사하고 있다. ②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 비극적인 분위기를 심화하고 있다. ③ 사투리와 비속어를 사용하여 인물을 생동감 있게 형상화하고 있다. ④ 과거와 현재의 대비를 통해 중심 사건을 입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⑤ 동시에 벌어진 사건을 나란히 배치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지연시키고 있다. 35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유자’가 생각하는 ‘비단잉어 떼죽음’의 진짜 원인과 관련이 있다. ② ㉡: 외적인 것에 현혹된 사람들과 달리, 상식에서 벗어난 과시욕을 마땅찮게 보는 ‘유자’의 태도가 드러나 있다. ③ ㉢: ‘유자’가 익살스러운 표현을 통해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④ ㉣: ‘총수’의 화를 누그러뜨리고 싶어 하는 ‘유자’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⑤ ㉤: ‘총수’의 행동에 깔려 있는 심리에 대한 추측이 드러나 있다. 36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보기> 「유자소전」은 우리 문학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소설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전(傳)’의 형식을 빌려 왔다. ‘전’은 어떤 인물의 생애를 시간 순서에 따라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고전 산문 양식으로, 대표적인 몇 가지 일화를 통해 인물의 특징이나 공과(功過), 즉 공로와 과실을 드러내며, 끝에는 인물에 대한 서술자의 평가도 곁들인다. 또한 「유자소전」은 해학과 풍자의 전통도 잇고 있다. 인물의 익살스러운 언행을 통해 발생하는 해학이나, 민중이 상류층의 부정적 면모를 조롱할 때 쓰인 풍자는 가면극을 비롯한 고전 문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 중 하나이다. ① ‘유자’가 던지는 의뭉스러운 말들은 작품의 해학성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는군. ② ‘총수’의 사치와 허영심 그리고 오만불손한 태도 등이 풍자의 대상이 되고 있군. ③ ‘이제 찬한다.’ 이하 부분에서 ‘유자’의 생애와 정신에 대한 ‘나’의 평가를 제시하고 있군. ④ ‘민물고기 요리’에 관한 대화 내용을 통해 ‘나’는 ‘유자’의 공과(功過)를 모두 드러내고 있군. ⑤ ‘비단잉어’의 죽음을 둘러싸고 ‘총수’와 갈등하는 사건은 ‘유자’의 특징을 잘 드러내 주는 일화에 해당하겠군.
34 ③ 35 ④ 36 ④
현대 소설 [34 ~36 ]이문구, 「유자소전」
해제
이 작품은 인물의 일대기를 기록하는 고전 산문 양식인 전(傳)의 형식을 차용하여 유재필이라는 실존 인물의 비범한 삶을 다룬 소설이다. ‘나’의 친구였던 유자는 왕성한 호기심, 재치 있는 입담, 따뜻한 인간애를 갖춘 인물이었다. 작가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덕성을 지닌 유자의 삶을 통해, 몰인정하고 물질 만능주의에 젖어 있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시도하고 있다. 제시된 대목에서 작가는 특유의 걸쭉한 입담과 해학적 문체, 짙은 사투리 구사 등을 통해, 비상식적으로 비싼 비단잉어는 귀하게 여기지만 주변 사람들은 우습게 아는 대기업 총수의 사치와 허영심, 오만한 태도 등을 풍자하고, 유자의 아름다웠던 삶을 기리며 찬하고 있다.
주제 현대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과 인간미를 갖추었던 유자의 삶에 대한 예찬
충남 보령 출신의 유재필이란 친구는 심성이 깔끔하고 매사에 생각이 깊으며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일 줄 알아 ‘나’는 그를 ‘유자’라 부른다. 유자는 보령 사투리 구사에 뛰어나 ‘나’에게 ‘말하는 방언사전’ 역할을 해 주었으며 문인들과도 교유를 했다.
그는 대남국민학교에 전학 온 후 특유의 붙임성과 눈썰미로 학교의 명물이 되었으며, 중학교 졸업 후 자유당 말기 야당 위원장의 눈에 띄어 그 밑에서 지내다가 낙향하여 군에 입대한다. 입대하는 열차에서 우연히 대충 훑어본 점술 서적 덕에 군대에서 도사로 불리며 편하게 생활한다.
제대 후 군대에서 배운 운전 실력으로 택시를 몰다가 서울로 와 재벌 총수의 운전사가 된 유자는 잡지에서 봤다며 무명 소설가인 ‘나’를 불쑥 찾아오고, 그 후로 종종 들러 책을 얻어 간다. 비단잉어의 죽음과 관련한 사건을 겪으며 총수의 위선에 실망한 유자는 그 자리를 떠나고 싶어 한다. 결국 총수의 불상(佛像)에 묻은 파리똥을 침으로 닦으려다가 좌천되어 운수 회사 노선 상무가 된 유자는 그곳에서 사고 처리를 하는 험한 일을 하면서도 남을 먼저 생각하고 도와주며 지낸다.
유자는 말년에 개인 종합 병원 원무실장으로 근무하다가 암에 걸려 죽음을 직감한다. 민주화 시위가 한창일 때 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위 중에 부상당한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사표를 낸다. 이후 유자는 간암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그를 아는 문인들과 ‘나’는 그의 죽음에 대해 애도하고 그의 생애를 기린다.
34 _ 서술상 특징 파악 답 ③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③ 사투리와 비속어
‘나’와 유자가 나누는 대화는 진한 충청도 사투리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딴따라’ 같은 비속어도 사용되고 있다. 이는 인물을 보다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그려 내는 데 도움이 된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의식의 흐름
소설에서 의식의 흐름은 인물의 내적 독백을 중심으로 자유로운 연상 작용을 그대로 포착하는 기법이다. 이 글에서는 의식의 흐름 기법이 사용되지 않았다.
② 비극적인 분위기
이 글의 분위기는 비극적이 아니라 풍자적, 해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④ 과거와 현재의 대비, 입체적으로 서술
중심 사건인 비단잉어의 떼죽음이 입체적으로 서술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과거와 현재의 대비를 통해 서술된 것도 아니다.
⑤ 동시에 벌어진 사건을 나란히 배치
‘나’와 유자가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일과 비단잉어의 떼죽음에 관한 일은 동시에 벌어진 사건이 아니다.
35 _ 구절의 의미 파악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화를 누그러뜨리고 싶어 하는
㉣은 자신을 마치 혐의자처럼 취급하며 화풀이를 하려 드는 ‘총수’에게 비위가 상해서 ‘유자’가 일부러 의뭉을 떠는 말이며, 비단잉어를 받들어서 키우는 ‘총수’의 사치와 허영심을 비꼬기 위한 의도에서 한 말이다. 그러므로 ㉣에서 ‘총수’의 화를 누그러뜨리고 싶어 하는 ‘유자’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적절한 설명이 아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진짜 원인
뒷부분에 보면 ‘시멘트의 독성을 충분히 우려내지 않고 고기를 넣은 것이 탈이었으려니 하면서도’라는 말이 나온다. ‘유자’는 비단잉어의 죽음이 연못의 시멘트 독성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② 외적인 것에 현혹된 사람들, 상식에서 벗어난 과시욕
비단잉어들의 ‘화려하고 귀티 나는 맵시’에도 불구하고 ‘유자’는 다른 사람들처럼 탄성을 지르기는커녕 이를 고깝게 바라보고 있다. 이것은 외적인 화려함에 현혹된 사람들과 달리 ‘유자’가 ‘총수’의 비상식적 과시욕을 마땅찮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③ 익살스러운 표현, 불편한 심기
‘총수’에 대해 삐딱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유자’는 음악에 맞춰 춤까지 춘다는 비단잉어를 ‘딴따라 고기’, ‘꼬랑지 흔들어서 먹구사는 물고기’라고 비하하고 있다. 또 ‘베토벤’과 ‘차이콥스키’를 각각 ‘뱉어낸벤또’, ‘차에코풀구싶어’라고 익살스럽게 표현하는데, 이는 발음의 유사성을 활용한 언어유희(말장난)이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유자’는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⑤ 행동에 깔려 있는 심리
‘총수’는 혼잣말처럼 몇 마디 중얼거리고 들어가 버리는데, ㉤은 이런 행동에 깔린 심리에 대한 추측이다.
36 _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답 ④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유자’의 공과(功過)
제시된 대목의 첫 부분에서 ‘민물고기 요리’에 대해 ‘나’와 ‘유자’가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총수’와의 갈등을 통해 ‘유자’의 ‘경험론적인 설득 논리’가 마련되었음을 드러내기 위해 제시된 것일 뿐, ‘나’가 ‘유자’의 공로와 과실을 모두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의뭉스러운 말들
‘유자’는 화가 잔뜩 난 ‘총수’의 말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의뭉을 떨고 있는데, 이런 익살스러운 말과 행동은 <보기>가 설명하고 있는 해학성 발생의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② 사치와 허영심, 오만불손한 태도
이 글에서 ‘총수’는 상식 밖의 비싼 값을 주고 비단잉어를 수입해다가 풀어 놓는 허영심 많은 인물이자, 비단잉어들의 떼죽음 사태를 보면서 ‘유자’를 비롯한 자기네 일꾼들에 대해 막말을 내뱉는 오만불손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이는 <보기>가 설명한 상류층의 부정적 면모이며, ‘유자’가 일부러 당당하고 삐딱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풍자하고자 하는 대상인 것이다.
③ ‘유자’의 생애와 정신에 대한 ‘나’의 평가
‘이제 찬한다.’ 이하 부분, 즉 ‘유명이 갈렸건만 ~ 가이없어라.’에서 ‘나’는 ‘오롯이 더불어 살은 진한 삶’이었던 ‘유자’의 생애와, ‘아름답고 향기로웠’던 ‘유자’의 정신을 예찬하고 있다. 이는 <보기>에서 설명한 대로, 끝에 인물에 대한 서술자의 평가를 덧붙이는 ‘전’의 형식을 빌린 것이다.
⑤ ‘유자’의 특징을 잘 드러내 주는 일화
이 작품은 <보기>의 설명처럼 ‘전’의 양식을 차용하고 있으므로 ‘비단잉어’를 둘러싼 ‘총수’와의 갈등은 ‘유자’의 특성을 잘 보여 줄 수 있기에 선택된 일화일 것이라고 추론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