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은 의붓자식 같은 달이다. 시월과 십이월 사이에 엉거주춤 껴서 심란하고 어수선한 달이다. 난방도 안 들어오고 선뜻 내복 입기도 애매해서 일 년 중 가장 추운 달이다. 더러 가다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메인은 시월이나 십이월에 다 빼앗기고 그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허드레 행사나 치르게 되는 달이다. 괄호 같은 부록 같은 본문의 각주 같은 산과 강에 깊게 쇄골이 드러나는 달이다. 저녁 땅거미 혹은 어스름과 잘 어울리는 십일월을 내 영혼의 별실로 삼으리라
첫댓글 내의 입읍시다. 팍팍. 입읍시;다.
추우면 나만 고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