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리
어청도 선착장 ~ 해안 데크길 ~ 봉화대 입구 전망대 ~ 곰산 능선 ~ 어청도 마을 ~ 방파제 ~ 절개지 ~
당산 정상(봉화대) ~ 전망대 ~ 어청도 등대 ~ 어청도 마을
(약 10km, 5시간 소요/휴식 포함)
지난 2월 남쪽 바다에 있는 보길도를 다녀오고 여름이 되기전에 다시 섬을 찾아갑니다.
군산여객선 터미널도 2년전 이맘때쯤 선유도를 가기위해서 오고 참 오랜만에 찾습니다.
당초 홍도를 갈까도 생각했으나 섬은 한적한 느낌이 있어야 하기에
관광객으로 복잡한 홍도보다는 오늘은 군산 앞바다에 있는 어청도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이 배가 연도를 거쳐 어청도까지 가는 아담한 쾌속선입니다.
당초 날이 흐릴줄 알았는데 맑게 개인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네요.
싱그러운 바닷 바람을 맞으며 미지의 섬을 향해 가는 마음은
하늘에 떠있는 저 구름 마냥 가볍고 저 바라보이는 작은 섬처럼 편안합니다.
어청도는 전라북도에 있는 섬 중 가장 서쪽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섬입니다.군산에서 북서쪽으로 약 72km나 떨어져 있어 빠른 배로도 2시간 30분이 걸리는 섬이지요.
그래도 울릉도나 가거도 가는 배는 바깥으로 나올 수 없어 답답한데
이 배는 갑판으로 나올 수 있어 넉넉하고 시원한 풍경을 가득 담아봅니다.
저멀리 연도가 보이네요.
군산항에서 연도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가 됩니다.
오늘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섬이지만 언젠가 인연이 된다면 이 섬도 들려볼 때가 있겠지요.
다시 배는 어청도를 향해 뱃살을 가르며 갑니다.
연도를 지나자 주변에 작은 섬 하나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입니다.
제가 섬에 갈 떄는 늘 날이 좋은데 오늘도 역시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하늘이네요.
늘 편안한 자연과의 인연이 늘 고맙습니다.
어청도를 향해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풍경들도 이처럼 아름다운데
섬에 도착하면 또 얼마나 운치있는 풍경들을 만날지 설레이네요.
이제 오늘 거닐어야 할 어청도가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주변에 다른 섬도 없고 오직 너른 바다에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마치 신비한 보물섬을 찾아가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어청도가 한자로 '늘 푸른 섬'이라는 뜻인데 정말 그 이름처럼 똑같은 느낌입니다.
어청도는 등대가 모두 4개가 있는데
섬 입구에서 제일 먼저 가진여에 있는 등대를 만납니다.
이곳 가진여는 물이 들어오면 가진여와 미역여 둘로 나눠지며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가지 모양을 가지고 있다고합니다.
이제 가진여를 지나 휘돌아 들어가면 본섬인 어청도가 나옵니다.
이곳 등대는 군산항을 오가는 고기잡이 배뿐만 아니라
서해안 남북 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고 합니다.
어청도 항은 U자형으로 움푹 들어가 있어 태풍이 불 때 선박들의 피난처로 좋은 섬입니다.
어청항으로 들어가는 방파제 테트라포트 앞에 서있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매우 인상적이네요.
이곳은 해군 기지도 있고 바라보이는 항구 주변에만 주민들이 살고 있지요.
정확하게 2시간 30분 걸려 어청도에 도착했습니다.
육지는 이제 여름을 준비하는 장미와 찔레꽃이 한창인데 아직 이곳은 유채꽃이 화사하네요.
선착장 입구에 배 모양의 멋진 화장실도 있는데 사용하지 않는지 문이 잠겼더군요.
이제 섬을 이리저리 거닐어 봐야지요.
먼저 항구 건너편에 나무 데크길이 있어 그리 가봅니다.
정자와 소나무가 멋진 그림을 만들어 주네요.
늘 접하는 자연의 모습이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는 건 어떤 이유일까요.
바다위 나무 테크로 만들어진 다리를 지나가봅니다.
주변 소나무들이 몇년전 솔잎혹파리병으로 인해 앙상한 붉은 나목으로 서있네요.
어청도는 60~70년대 고래잡이 항구로 유명했지요.
동해에서 사는 고래가 봄에 새끼를 낳기위해 어청도 근해로 오기에 포경선도 고래를 따라 이곳으로 이동하고요.
그래서일까요. 왠지 바라보이는 작은 바위섬이 마치 고래처럼 보이네요.
그리고 어청도 지도를 보니 농배라고 지명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마치 소나무를 머리에 심은것 같은 독특하면서도 멋진 풍경입니다.
나무 데크 길은 계속 이어지지가 않아 다시 되돌아 나옵니다.
당초 계획은 항구 입구에 있는 빨간 등대까지 해안 산책로를 만든거라고 하는데 지금은 공사가 중단이 되어있더군요.
해안 산책를 되돌아 나와 마을로 다시 들어서니 치동묘가 있습니다.
이곳 치동묘는 기원전 2세기 진나라 말기에 제나라 사람 전횡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라고 합니다.
전횡은 어청도라는 이름을 지은 분으로 중국을 통일한 한고조 유방의 부름을 거절하고 이곳에서 자결을 하였다고 합니다.
하여 지금도 어청도를 비롯한 외연도, 녹도 등 서해안 섬에서는
전횡을 풍어와 해상의 안전을 지켜주는 당신으로 모시고 당제를 지낸다고 하네요.
치동묘를 빠져나와 항구 반대편에 있는 등대 방향으로 길을 이어가는데
ㅎㅎ 재미난 글을 보게됩니다.
경로당이라 하는것 보다는 노인님들의 쉼터라는 말이 더욱 정감이 가지요.
학교 대문이 멋진 나무로 장식된 어청 초등학교 앞도 지나고요.
조금전 나무 데크 다리는 준비 운동이었고 이제 본격적인 섬 걷기를 시작합니다.
언덕을 향해 길을 걷는데 하늘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멋지네요.
언덕위로 올라서니 시원한 전망대가 있더군요.
전망대 기둥 사이로 바라보이는 풍경이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다가옵니다.
저멀리 외연도를 비롯한 주변의 섬들이 아스라하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은 어찌나 시원하고 싱그럽던지..
물론 맛난 커피 한잔 만들어서 마셨네요.
외연열도는 외연도 본섬을 비롯해서 주변에 횡견도, 오도, 황도 등 여러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청도에서 북동쪽으로 약 14km 정도 떨어져 있고요.
이곳 전망대에서 잠시 쉬다가 항구 건너편 능선을 따라 길을 계속 이어갑니다.
어청도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능선 길입니다.
왼편으로는 아늑하고 멋진 바다의 풍경이 함께 하고요.
오른편으로는 넉넉한 산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해안가의 풍경도 정말 절경입니다.
항구에 도착할 때만 해도 그저 평범한 어촌의 모습이었는데 이런 멋진 풍경을 숨겨놓고 있었네요.
하늘과 구름 그리고 바다와 바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시간이며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평화로움이 가득 느껴지는 길입니다
어청도 항구와 마을이 발아래 펼쳐지네요.
U자형으로 이루어진 섬이라 그런지 다른 섬에 비해 참 독특한 풍경을 보여줍니다.
삶의 행로는 허공을 날아가는 새들의 날갯짓과 같다.
때로는 높이 비상하고 또 때로는 여유를 부리면서 천천히 날 수 있는 것은
허공이 텅 비었기 때문이다.
삶 속의 모든 행복과 불행, 만남과 이별, 생과 사 모두허공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일 뿐 실재하는 것은 아니다.
있다 없다, 옳다 그르다고 분별하는 생각들을 비우고 버리다 보면불현듯 모든 앎이 다 끊어지고 '알 수 없는 그것'이 내가 되어 버린다.그렇게 모든 앎이 끊어지고 조금의 빈틈도 없이'알 수 없는 생각'으로 꽉 차 있는 그 자리에서 보면내 마음과 허공이 둘이 아니다. - 명진 스님의 "스님은 사춘기" 중에서 발췌 - 명진 스님의 말씀처럼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버린다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새로운 자유를 찾기위한 또 다른 삶의 방법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