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일본말이었어?
1. ‘아다리’가 맞아서 만난 거야”
‘아다리가 맞다’는 표현은 원래 ‘あたり(아타리)’라는 일본어에서 나왔다. ‘아다리가 맞다’와 같은 표현 대신 ‘예상이 적중했다’, ‘딱 맞았다’라는 표현이 훨씬 예쁘다.
2. “빡빡하게 굴지 말고 ‘유도리’ 있게 해”
‘유도리’라는 말 또한 일본어에서 유래했다. ‘유도리’는 일본어 ‘ゆとり(유토리)’로 ‘(공간이나 시간·정신·체력적인) 여유’를 뜻한다. ‘유도리 있게’라는 말보다는 ‘여유롭게’, ‘융통성 있게’ 등과 같은 표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다시 시험을 봐도 결국 ‘똔똔’이야”
어른들 사이의 대화에서 ‘똔똔’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또이또이’라고도 하는 ‘똔똔’은 ‘같다’, ‘마찬가지다’라는 뜻으로 비속어이다. 이 역시 일본어에서 온 것인데 ‘とんとん(돈돈)’은 ‘(둘이) 엇비슷함’, ‘수지가 균형 잡힘, 팽팽함’이라는 뜻을 가진다.
4. “아줌마, ‘다대기’는 따로 주세요”
해장국집 가면 이런 말 하는 사람 한두 명쯤은 봤을 것이다. ‘다대기’는 ‘たたき(다타키)’라는 일본어에서 나왔는데 ‘たたき’는 ‘두들김·두드림’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것이 마늘 생강과 고춧가루를 넣어 ‘다져서 만든 양념’을 가리키는 ‘다대기’라는 말로 변형돼 사용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다대기’라는 말은 접어두고 ‘다진 양념’이라고 주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5. “넌 ‘땡땡이’ 무늬가 잘 어울려”
요즘 패션 잡지나 TV에서는 ‘도트 무늬’라고 순화해서 말하지만 여전히 일상생활 속에서는 ‘땡땡이’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땡땡도 언뜻 보면 순우리말 같지만 ‘点点(てんてん)’이라는 일본어이다. ‘도트 무늬’도 외래어이니 가능하면 ‘물방울 무늬’라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6. “길거리에 ‘찌라시’ 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를 걷다 보면 꼭 하나씩은 받는 ‘찌라시’. 증권가에서 나도는 소문도 흔히 ‘찌라시’라고 한다.‘찌라시’는 ‘ちらし(지라시)’에서 나온 말로, ‘어지름, 흩뜨려 놓음’, ‘광고로 뿌리는 종이, 즉 전단’이라는 뜻을 가진다. 앞으로는 ‘광고 전단지’라고 말하는 버릇을 들여보자.
7. “감히 신병이 ‘고참’한테 대들어?”
자신보다 먼저 들어 온 사람, 혹은 선배를 군대에서는 ‘고참’이라고 한다. 그러나 ‘고참’은 ‘古參(こさん、고산)’이라는 일본 한자를 우리 식으로 읽은 것이다. ‘선임자’가 바른 표현.
8. “우리 학교 ‘축제’ 때 소녀시대 온대”
‘축제’라는 뜻을 가진 ‘まつり(마쓰리)’는 한자로 ‘祝祭’라고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 방식으로 한자를 읽으면 축제다. 그런데 이 축제의 ‘제’에는 ‘제사’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의미대로 위의 문장을 해석하면 ‘우리 학교 제사 때 소녀시대가 온다’는 뜻이 된다. ‘축제’보다는 ‘축전’, ‘잔치’라는 말을 쓰는 것이 의미에 적합하다.
9. “‘절취선’을 따라 잘라주세요”
우유곽이나 컵라면 등 물건에 많이 보이는 ‘절취선’. 명료하게 표기하기 위해서 ‘절취선’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절취선’은 ‘切取線(きりとりせん 기리토리센)’이라는 일본 한자를 우리 식으로 읽은 것이다. 요즘은 ‘절취선’ 대신에 ‘자르는 선’으로 순화해서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10.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참 ‘애매’하다”
‘애매’도 일본 한자라는 사실! 일본어 ‘曖昧(あいまい、아이마이)’에서 왔으며 이것을 그대로 읽은 것이 ‘애매’이다. 흔히 ‘애매모호하다’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것은 ‘애매’라는 말의 뜻과 ‘모호’라는 말의 뜻이 중복되기 때문에 잘못된 표현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모호하다’라고 순화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