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하광호
신체의 감각운동을 주도하는 것은 ‘입’ ‘코’ ‘눈’ 등이다.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썹이 멋져요.’ 신아문예대학 누님 같은 회장님이 나를 놀렸다.
나는 그때마다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
나는 요즈음 여러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얼굴이 화두가 된다.
진정 멋져서 이야기하던가 아니면 놀려대느라고 한 것이다.
집에 오면 거울 앞에 서곤 했다.
내가 봐도 유달리 눈썹이 짙다.
얼마 전 큰아들의 권유가 있었다.
눈썹이 적으니 하라는 말에 솔깃했다.
그 후로 거울 앞에서 얼굴을 보는 횟수가 늘었다.
눈썹 해준 분에게 물으니 한 달 지나면 조금 옅어진다고 했다.
눈썹도 적고 앞머리도 많이 빠졌다.
세월의 흐름을 많이 느꼈다.
제2의 인생을 살면서 더 젊게 하면 좋지 않을까 여러 번 생각했었다.
나는 젊었을 때는 흰머리만 있어도 아내나 아들한테 뽑아달라고 했다.
몇 년 전부터는 이마가 벗겨지고 머리 숫자도 많이 감소했다.
시중에서 머리 나는 데 좋다는 샴푸를 많이 사용해 보았다.
주위에도 앞머리가 벗겨진 친구들이 많다.
병원장인 어느 테니스동호인은 가발을 여러 개 준비하여 분야별
활동 시 쓰고 다닌다.
얼마나 귀찮을 일인가?
또 한 친구와 목욕을 갔다.
목욕을 하다 보니 깜짝 놀랐다.
다른 사람이 되어있지 않은가.
나는 평소 가발을 쓴 지 몰랐다.
목욕시마다 벗어놓고 목욕 뒤에 다시 가발을 쓰니 얼마나 불편한가?
직장에 다닐 때 일이다. 그때 대머리회원 9명이 있었다.
직장 내에서 KBS아침마당에 출연하여 대머리의 위상을 올린 때도 있었다.
많이 웃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일이라 생각하며 신경도 안 썼다.
얼마 전 진안문예체육관에서 홍삼배 전국대회 배구시합이 있었다.
진안배구클럽에서 마이산부에 실버팀이 출전하여 2위를 했다.
시상식에서 감독과 선수 한 명이 시상대에 올랐다.
시상을 마치고 시상자와 사진을 찍었는데, 카메라맨이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주었다.
사진을 받고 보니 내 이마는 훌렁 벗겨지고 눈썹도 희미하니
나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 후 계속 고민이 되었다. 고등학교 친구는 서울에서 머리를 심었다고 했다.
지금은 머리가 많이 자라 대머리를 면했다.
볼 때마다 부러웠다.
MBC라디오에서는 홍보 맨트가 하루에 2번씩 흘러나왔다.
은연중에 들었지만 계속 듣다보니 하고 싶은 욕망이 솟았다.
‘100세 시대에 생각을 바꾸면 40년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내와 상의도 없이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에 있는 모래내피부과를 방문했다.
고민하지 말고 하라는 원장의 권유가 있었다.
원장의 자세한 설명으로 이해가 되었다. 즉시 계약을 하고 돌아왔다.
아내에게 설명하니 좋다고 하였다.
지난 4월20일 수술을 했다. 6개월 지나면 정상으로 95%는 자란다고 했다.
처음 머리를 심고 난 후 1개월 지나면 다 빠진다고 했다.
그러나 뿌리가 있어서 재생한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머리상태를 보고 머리 관리도 해주었다.
지금은 모임에 나갈 때마다 자신감이 생긴다.
젊어졌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니 잘한 것 같다. 동호인들이 눈썹을 보더니 연애중이냐고 물었다.
엄청 젊어졌다는 후문이다.
엊그제 전남 신안군 증도에 있는 엘도라도에 다녀왔다.
함께한 회원들이 나를 향해 많이 젊어졌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얼굴에 피는 가장 아름다운 꽃은 미소요, 행복의 상징이다’.라는
명언이 생각났다.
얼굴에 자신이 있을 때 베풀기도 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선사도 한다.
내 스스로가 위축되어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얼굴은 아주 중요한 신체부위 중 하나다.
링컨은 '사람 나이 40이면 자신의 얼굴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사람의 얼굴은 자신의 삶의 내용에 따라 만들어진다.
사람은 부모가 준 얼굴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지만 그 후 40년 동안
자신이 살아간 삶의 내용에 따라 얼굴이 새로 만들어진다.
얼굴은 마음의 창이다.
오늘도 나는 자신감을 갖고 행복을 나르는 행복전도사를 꿈꾼다.
첫댓글 얼굴에 대한 수필글
잘 보고 갑니다
수필가님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