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13. 영성일기
새벽에 좀 일찍 일어났습니다. 새벽설교를 준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처음에는 원고없이 하려고 했었는데, 제가 잘 해보지 않은 통역 설교이다 보니 아무래도 좀 어려울 것 같아서 원고를 손으로 써서 작성을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게 대지들을 정리해서 그것으로 설교를 무리하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야곱이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가 되는 “이스라엘”이 되는 얍복 강가에서의 씨름과 브니엘의 지명이 만들어지는 배경에 대해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미얀마는 이번 주간이 새 해를 맞이하는 기간입니다. 대략 두 주 가까이를 쉬는 명절이고, 상점들도 거의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이번 주중에 하는 대규모의 축제가 있습니다. 바로 물축제입니다. 서로 물을 뿌려주면서 상대방의 더러운 것을 씻어준다는 의식을 갖는 축제입니다. 말로만 들었던 축제에 참여를 했습니다. 이동현 선생과 홍민기 선생과 더불어 트럭 뒤에 타고 미얀마 수도인 양곤의 시내를 나갔습니다. 상상 이상의 거대한 물축제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물을 뿌리며 즐거워했습니다. 물을 뿌려주는 이들이나, 물을 맞는 이들이나 웃고 떠들며 즐거워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대기업들의 협찬을 받아 시내에 커다란 부스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가수등의 노래와 춤이 이어지고, 물을 뿌려대는 행사가 도심 곳곳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가장 번화한 곳을 다녀왔는데, 그곳에서는 거의 홍수가 난 것처럼 물이 바닥을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군중이 춤을 추며 물을 뿌리는 일에 광기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이렇게 거대한 축제의 마당에 참여하게 된 것은 처음이었고, 이들이 일년 중 이 때를 기다리며 이 축제를 행하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흘려들었는데,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좀 사행성이 짙은 행사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을 뿌리는 사람들 중에는 바가지, 물총, 세차장의 고압분사기, 소방호스 등등 모든 것들을 다 동원해서 물을 뿌리며 즐거워했습니다. 심지어는 얼음을 띄워 차가워진 물을 뿌려대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인파가 너무 많아서 차량에서 내려서 걸어서 이동을 해야만 했습니다. 물에 젖기 때문에 핸드폰을 차 안에 두고 내리는 바람에 기사와 통화가 되지 않아서 간신히 택시를 타고 돌아와 저녁 집회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홍민기 선생의 메시지는 직설적이고, 대중들과 호흡을 잘 가져가는 장점이 있습니다. 배워야 할 영역입니다.
미얀마의 물 축제에 참여하게 해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들이 불교적인 세계관 속에서 그런 행사를 하는 것인데, 주님의 보혈의 은혜로 참된 죄사함의 은혜를 누리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