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를 질러버렸다.^^
낮에 시내 나갈 일이 있어서 외출했다가 중고난로를 덜컥 사 버렸다.
옆지기의 허락도 없이^^
이걸 차에 싣고 다니기가 뭣해서 퇴근시간에 텃밭에 들렀다.
차에서 내리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 아마 체감무게가 40kg 이상인것 같다.
원래 나 혼자서 내리려고 했는데 마침 윗댁 심형님이 와 계셔서 같이 차에서 내렸는데, 둘이서 끙끙거리며 옮겼다.
텃밭 가는 도중에 철물점에 들러서 연통을 샀다.
주물 갈탄/화목 겸용 난로는 연통 직경이 12cm 정도 되므로 125mm 직경의 연통을 사면 된다.
일자형 연통 5개, 엘보 1개 합 6개 x 3,500원 = 21,000\
연통끼리의 결합은 비교적 쉬운 일이다.
실제 설치는 30분도 채 안걸린 셈이다.
연통을 창고쪽으로 빼 내었는데, 나중에 연기의 흐름을 봐가면서 T자형 연통을 더 붙여야 할 지 생각해 봐야 하겠다.
처음에는 불을 붙여서 새로 칠한 도료 등 불순물을 태워야 하기에 불을 붙여 보았다.
불을 붙이고 좀 지나니 연통 끝부분까지 뜨끈뜨끈하다.
이로써 겨울살이 기초준비중에 하나는 마친 셈이다.
에제는 땔감을 준비하는 일이 남았다.
심형님과 같이 라면 끓여서 저녁먹으며 소주 딱 한잔만 하고 돌아서 집에 오니 9시가 조금 넘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내가 난로에 집착을 하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그 속된 '소유욕'때문인 것 같다.
어린애 들을 보면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기질이 있는데, 어른이 되고자 하는 마음의 저변에는 이런 소유욕 같은 것이 깔려 있는 게 아닌가한다.
그리고 평상시 몸에 익은 개선의식때문에 어떻게든 이번 겨울 텃밭생활을 편하게 하기 위한 마음이 간절했는지도 모른다.
하여튼 옆지기의 반대 속에서도 난로를 장만하고보니 맘 든든하다.
그리고 갑자기 10여년 전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간절해진다.
누구는 홍시를 보면 엄마생각이 난다고 하던데....
첫댓글 난로가 참하네요...
군고구마 구워먹으면 좋것다..